아파트로 대변되는 주택시장이 위축될수록 뜨는 상품이 임대수익형 부동산이라는 것쯤은 이미 상식선이 되었다.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은 매매, 분양시장이고를 불문하고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오피스텔이나 원룸, 다가구, 도시형 생활주택 등 임대수익이 발생하는 부동산 거래는 매우 활성화돼 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그러나 임대수익형 부동산이면서도 한동안 외면을 받아왔던 상품이 있다. 바로 상가다. 상가 역시 임대수익이 안정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상품이지만 그간 주택시장 강세, 최근의 오피스텔 강세를 비롯해 실물경기 위축, 저성장 지속으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았던 상품이다.

부동산 투자 상품을 크게 주택, 토지, 상가, 오피스텔 4가지로 나누어 볼 때 주택과 오피스텔은 시장 흐름과 부동산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 상품이다. 반면 상가는 시장 흐름이나 정책보다는 실물경기 영향을 크게 받고, 토지는 어느 요인에 아랑곳없이 꾸준히 수요가 뒷받침되는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부연하면 토지는 지난 10여년 동안 이어져온 전국 단위의 개발호재, 토지보상에 의한 대토수요, 토지규제 완화, 개발부지 감소 등 영향으로 큰 부침 없이 나름의 투자시장을 형성해왔다. 반면 상가는 정책적 요인보다는 실물경기 위축, 공급과잉 논란, 지분제(구좌형) 대형 분양상가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투자자들에게 외면을 받아왔던 터다.

그러나 그간의 부동산 투자 흐름을 보면 주택에서 오피스텔로, 오피스텔에서 다시 상가로의 쏠림 현상이 반복돼왔고, 최근에는 오피스텔이 넘쳐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주택시장 침체로 인해 갈 곳 몰라 하는 잉여자금이 쌓여 있고, 2기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상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 향후 상가시장이 꽤 괜찮은 시장으로 변할 것임은 그리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상가 투자의 최대 이점은 안정적인 수익률이 보장된다는 것 외에 아직 미완성 제품으로 참으로 다양한 변화를 통한 다양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선 취득 후 경쟁력 있는 용도로의 전환을 통해 소기의 임대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리모델링을 통해 임대 또는 분양수익을 달성할 수도 있고, 역세권이거나 입지가 우수한 상가의 경우 테마형 상가 또는 제법 규모가 있는 근린상가로의 개발로 인한 시세차익을 누릴 수도 있다. 입지가 좋은 곳이면 업종을 골라 자영업에 종사할 수 있는 근간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상가는 임대수익, 개발수익, 직영 등 그 활용방안이 다양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상가가 다 수익이나 활용방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테마형 상가나 전문상가(쇼핑몰)의 경우 이미 개발이 완료된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개발수익을 바랄 수 없음은 물론이고 분양가 자체가 높아 적정 임대수익률을 달성하기도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테마상가나 전문상가에 관심이 있는 일부 투자자는 일반매물보다는 경매물건에 관심을 갖기도 한다. 정상적인 매물의 경우 임대수익률이 채 5%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경매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감정가의 30~50% 정도에 낙찰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임대수익률이 10%를 넘어가게 된다.

수도권에서 경매에 부쳐지는 상가의 경우 평균적으로 낙찰가율이 60% 내외 정도 형성돼 있지만 테마상가나 전문상가의 낙찰가율은 이보다 훨씬 낮게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모든 부동산 상품에 투자할 때에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이지만 특히나 테마상가에 투자할 때에는 더욱 고려해야 할 항목이다.

상가 전체에 대한 관리 상태나 공실률에 따라서도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관리가 엉망이거나 공실이 많은 상가는 임대료 수준이 형편없어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이런 상가는 당장의 임대수익보다는 향후 개발 가능성이나 주변 개발움직임을 보고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상가의 동선체계도 투자 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인이다. 구분상가의 경우 승강기, 에스컬레이터 또는 주출입구와 당해 상가와의 거리 및 고객 접근성을 체크해야 하고, 단독 상가의 경우 지하철역 출입구, 버스 승하차장으로부터의 고객 유동 방향이 어느 쪽으로 흐르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현장조사를 하다보면 대개 출ㆍ퇴근 동선 → 최근 동선 → 출근 동선 순으로 상권이 활성화돼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상가 주변에 학교가 있는 경우에는 학교 경계선 반경 200m이내는 상대정화구역에 포함돼 일부 업종(예컨대,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당구장, 무도장 등)은 입주가 제한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하는 사항이다.

좀 더 거시적으로 상가의 상권을 뒷받침하는 두 가지 요인은 바로 상권내 인구ㆍ가구수와 접근성이다. 주택가 상주인구는 지하철역, 쇼핑ㆍ위락ㆍ유흥시설 밀집으로 인한 유동인구가 뒷받침되는 곳이라야 상가영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 역세권이 아닌 곳이면 가급적 개방형 상권(구매력이 외부로 유출되는 곳)보다는 폐쇄형 상권(분지형 상권구조로 기본적인 구매수요가 상가 소재 지역내에서 발생하는 곳)이 낫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접근성은 규모가 있는 상가면 지하철, 차량, 버스 등 광역적인 도로ㆍ교통망을 말하는 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단지상가나 근린상가 등은 대로, 철로, 하천 등에 의한 이격거리의 심리적인 멀고 가까움을 일컫는다. 더불어 오르막길에 있는 상가보다는 내리막길 또는 평지에 있는 상가가 더 영업이 활성화돼 있다는 정도쯤은 기억해두자.

기술한 바와 같이 신도시 입주 및 공급이 늘어날 때를 같이 하여 상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것이 분명하지만 상가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위와 같은 미시적, 거시적 투자결정요인들을 한번쯤 체크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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