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세상얻기] 9월에게 부동산시장의 향배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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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향후 부동산시장의 향배를 알려거든 9월에게 물어라!
근래 몇 년간 9월은 특별한 달이 되어왔다. 3/4분기 마지막 달이면서 4/4분기를 시작하는 처음 달이기도 하지만 유독 9월이면 부동산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형 변수들이 등장해 한해 부동산시장을 가름하는 분수령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2008년 9월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국내 상륙으로 부동산값이 두 자릿수 이상 하락했고, 2009년 9월은 금융위기 이후 반짝 소생했던 부동산시장이 대출규제(DTI)의 수도권 확대 및 보금자리주택 첫 사전예약이 실시되면서 다시 장기침체에 접어드는 빌미를 제공했던 달이다.
2010년 9월도 마찬가지다. 그해 9월 길목에 들어서기 직전 발표됐던 8.29대책 주요 내용 중 하나였던 9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하는 무주택자 또는 1가구 1주택자(2년내 기존주택 처분 조건)의 주택구입에 대한 DTI 규제가 강남권 투기지역을 제외하고 9월 2일부터 2010년 3월말까지 한시적으로 금융권 자율규제로 전환됐다.
더불어 생애최초 구입자금 지원, 신규주택 분양자의 기존주택 구입자에 대한 지원 등 주택기금 지원이 9월 13일부터 실시되는 등 거래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내지 정책지원이 본격화됐던 시점이기도 하다. 이 대책은 당장의 효과는 없었지만 시한 도래 전에 반짝 거래가 이루어지면서 일시적이지만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
올해 9월도 그간의 9월과 같이 부동산시장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많아졌다. 우선 제도적으로 9월초에 분양권 전매제한이 완화된다.
지난 6월 30일 발표했던 하반기 경제정책 후속조치로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투기과열지구 제외) 전매제한을 현행 1년~5년에서 1년~3년으로 단축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7월 21일~8월 10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9월초 시행 예정이다.
주택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수도권 내 공공택지 중 지구면적의 50%이상이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여 개발된 택지 내 85㎡ 이하 주택의 전매제한기간도 현행 7∼10년에서 5∼7년으로 완화(보금자리주택 제외)된다.
전매제한이 완화되면 그 수혜를 받는 아파트가 수도권에서 총 4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그 수혜 지역이 판교, 광교, 삼송신도시를 비롯해 별내, 관양, 포일2지구 등 택지지구, 의정부 민락, 인천 가정, 인천 서창, 고양 향동지구 등 국민임대지구에서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전환된 4개 지구 등 그간 주택수요자들에게 나름 인기가 있었던 곳이 대거 포함돼 분양권 거래 활성화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취득세(등록세 포함) 감면도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이루어진다는 데에서도 9월은 의미심장한 달이다. 당초 지난해 말 종료 예정됐던 취득세 인하(4% → 2%)는 3.22 주택거래활성화대책을 통해 9억원 초과 주택의 경우 4% → 2%로, 9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2% → 1%로 추가 인하돼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올해가 지나면 9억원 초과 여부를 불문하고 취득세 4%가 부과된다. 결코 만만치 않은 혜택이다.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로 취득세 인하 조치가 추가 연장될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올해 말 시한내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으려는 수요자들의 주택 매입이 9월을 기점으로 가을에 집중될 여지가 있다. 이르면 휴가철이 끝나는 8월 말부터 주택을 매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9, 10월부터 그 움직임이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가지 더 추가한다면 수도권 전세가 상승세가 지속돼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이 수도권에서도 평균 50%를 넘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말 기준 서울 전세가 비중은 49.6%까지 올라와 있는 상태다.
비록 계절적 비수기를 맞아 5월 49.7%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거래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는 9월부터 전세가는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할 여지가 있다. 가을철 전세가 비중이 50%를 돌파하면 국지적으로는 전세수요의 매매수요 전환 기준점이라 할 수 있는 60%를 넘는 지역이 그만큼 많아진다는 얘기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www.drapt.com)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둘째 주 기준 수도권 전세가 비중 60%를 넘는 아파트 가구수가 51만4천여 가구로 불과 1년 전 16만3천여 가구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 가을이 넘어가기 전 거의 70만 가구에 이를지도 모를 일이다. 전세가 급등에 염증을 느낀 수요자들이 매매로 갈아탈 가능이 없지 않다는 얘기다. 물론 전세가 비중이 높은 비강남권, 서울 외곽지역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말이다.
사실 3/4분기 마지막인 9월을 포함해 4/4분기는 주택시장 최대 성수기로 일컫는다. 본격적인 이사철을 맞아 전세 및 매매거래가 한해 중 최대치에 이르고 분양물량도 가장 많이 쏟아내는 시점이기도 하다.
예컨대, 국토부에서 발표한 최근 5년간 월별 주택(아파트) 거래량 자료를 분석해보면 금융위기가 도래한 2008년을 제외하고 아파트 거래가 9월부터 움직이면서 대부분 10~12월에 집중됐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처럼 한해의 9월(또는 9월을 전후한 시점)은 시장에서 부여되는 의미가 컸다. 그 만큼 그 효과를 배가시키는 차원에서라도 부동산 규제 또는 완화를 위한 정책이 9월을 전후한 시점에 집중돼왔다. 올해 9월도 예년처럼 정책적 호재와 시장 흐름이 맞물려 그 나름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바라 마지않는다. 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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