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찰 횟수보다 수익이 우선이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올 들어 처음 80% 아래로 떨어지면서 경매시장도 서서히 위축되고 있다. 집값 오름세가 수그러들고 저렴한 급매물이 등장하면서 입찰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택 낙찰가율은 2000년 초 이후 80% 이상을 줄곧 유지했지만 부동산 규제가 집중됐던 2005년 이후 총부채상환비율(DTI)과 글로벌금융 위기 등 몇 번의 정부의 부동산 규제 여파가 경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낙찰가율 80%를 밑도는 상황을 보이기도 했다.
부동산 거래가 줄고 금융규제가 강화되는 시점에는 경매 낙찰가율이 떨어지고 입찰경쟁률도 약화돼 초보자도 낙찰 받기 쉬운 게 경매시장이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응찰자수도 서서히 줄게 마련이다. 입찰 경쟁자 수가 적어 경쟁이 덜하거니와 2회 이상 유찰된 물건도 많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낙찰 받을 수 있어서다. 침체기에는 입찰 초보자도 낙찰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의 시장이다.
그러나 침체기에도 낙찰의 기쁨을 안기에 2% 부족한 초보자들이 의외로 많다. “남들은 잘만 낙찰되는 데 내가 입찰하면 경쟁자가 수 십 명씩 줄을 선다.”며 푸념을 늘어놓는다. 낙찰가율이 오르지 않는 종목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입찰하면 최고 입찰 경쟁률을 보여 5번 이상 입찰해도 만년 꼴등(?) 패찰의 슬픔을 안는 불운한 투자자들이 있다. 물론 낙찰은 실력과 운이 함께 작용하지만 나름대로 낙찰의 확률을 높이는 전략을 짜두는 게 바람직하다.
경매시장이 위축되면서 2회 이상 유찰물건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부동산 거래가 침체하면서 경매 참여자들도 확실한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수 회 유찰한 물건에 관심을 갖다 보니 자연스레 첫 입찰 물건이나 1회 유찰물건이 계속 유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2회 유찰 물건이라고 해서 반드시 싸게 낙찰되는 것은 아니다. 2회 유찰 물건의 경우 응찰자들은 최대 30~40% 값싸게 낙찰 받으려는 기대감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된다.
2회 이상 유찰해 최저가가 크게 낮아진 경매물건은 입찰 경쟁이 치열해 낙찰금액은 직전 가격을 넘겨 고가에 낙찰되는 일이 많다. 2회 이상 유찰된 물건이 오히려 1회 유찰 물건에 비해 낮은 수익을 내기도 한다. 따라서 낙찰가율 90%를 넘는 경매 과열기 때는 1회 유찰 물건을 철저하게 분석해 입찰하는 것이 낫고 70~80%선에 낙찰되는 침체기에는 2회 유찰 후 입찰해야 낙찰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입찰 전략이다.
감정가를 이용해 남보다 먼저 낙찰 받는 시간차 공격도 괜찮다. 3~4회 유찰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감정가가 시세를 반영하지 못해 턱 없이 저평가된 물건을 값싸게 낙찰 받는 방법을 이용하면 낙찰확률을 두 배 높일 수 있다. 특히 개발지 첫 입찰 물건 중 감정가가 아주 싸게 나오는 물건을 고르면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있다. 장기 호재지역의 경우 감정가가 미쳐 개발바람을 타지 못해 저평가되기 일쑤여서 ‘진주′ 물건을 찾는 게 어렵지 않다.
경매 사건번호를 잘 살펴도 남보다 한발 앞서 저가 낙찰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통상 경매 물건의 사건번호 앞 번호는 경매에 부쳐진 연도를 나타낸다. 현재 시점에 2008타경 경매물건이라면 부동산 급락기에 감정된 물건이므로 신건에 낙찰 받아도 수 천 만원 싼값에 낙찰 받을 수 있다. 시세보다 낮게 잡힌 감정가를 이용해 남보다 한발 앞서 입찰에 참여하면 치열한 입찰 경쟁을 뚫지 않고 수월하게 낙찰 받을 수 있다.
경매 물건이 경매장에 나오려면 짧게는 3개월, 길게는 몇 년씩 걸린다. 채무자 같은 이해관계자들 간의 복잡한 법적 문제들을 해소한 다음 경매에 부쳐진다. 이때 주변 시세보다 턱없이 저평가돼 경매에 부쳐진 물건은 감정가가 10%에서 많게는 30% 이상 낮게 나오기도 한다. 이 때 첫 경매에서 바로 입찰해야 ‘시간차 공격’으로 값싸게 낙찰에 성공할 수 있다. 이런 매물에 유찰되기를 기다렸다가 입찰한다면 한마디로 ‘꽉 막힌’ 투자자인 셈이다.
• 서울 2회 유찰 아파트 추천 경매물건 (단위:㎡,만원)















































































사건번호

소 재 지

면적
(㎡)

건축
연월

감정가
(최저가)

입찰장소
(입찰일)

11-1690

강남구 청담동 23 현대 201동 1301호

84

88.8

75,000(48,000)

중앙5계 (9.14)

10-12443

광진구 구의동 199-18 구의삼성쉐르빌 101동 505호

132

01.12

75,000 (48,000)

동부6계 (9.9)

11-3777

양천구 신정동 1278 목동삼성 101동 202호

114

96.12

76,000 (48,640)

남부9계 (9.19)

10-8031

강동구 명일동 56 현대아파트 11동 1503호

131

86.2

83,000 (53,120)

동부6계 (9.19)

11-7063

서초구 서초동 1338 현대ESA 804호

163

02.2

83,000 (53,120)

중앙11계 (9.7)

10-16551

성동구 옥수동 250 옥수삼성 108동 1202호

114

99.10

86,000 (55,040)

동부6계 (9.9)

10-29202

동작구 상도동 521 상도더샾아파트 102동 1303호

132

07.10

92,000 (58,880)

중앙8계 (9.8)

11-383

강남구 개포동 649 경남아파트 6동 1202호

96

84.3

100,000 (64,000)

중앙5계 (9.14)

10-22337

양천구 목동 911 목동신시가지아파트 609동 1103호

142

86.11

180,000 (115,200)

남부10계 (9.6)

10-37920

서초구 서초동 1487-145 래미안서초3차 101동 1001호

247

05.4

195,000 (124,800)

중앙8계 (9.8)
※ 자료 : 메트로컨설팅(www.metro21c.co.kr)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