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세상얻기] 임차인의 자기 임차주택 매수하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전세시장 불안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름철 비수기 동안 약간 주춤했던 전세가 상승세가 9월을 들어서면서부터 다시 가팔라졌기 때문이다.
강남권은 물론이고, 서울을 비롯해 경기, 인천 등 수도권지역 대부분 전세가가 상승했다. 입주물량이 예년에 비해 상당히 부족한데다 주택거래시장이 좀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탓이다.
게다가 한해 최대 이사철이라 할 수 있는 가을의 길목이고 가을 전세시장이 불안할 것이라는 얘기가 이미 나돌고 있던 터라 미리미리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까지 가세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매매가와 전세가 격차가 줄어 일부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갈아타면서 거래가 활성화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수도권의 경우 아무리 전세가가 오르고 매매가가 하락해도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아직은 50% 수준에 머물고 있어 전세수요의 매매수요 전환이 그리 여의치가 않다. 전세가 비율이 60%를 넘어선 서울 일부지역과 경기 일부지역에 한해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을 뿐이다.
대개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는 모티브가 될 수 있는 전세가 비율을 60%로 보고 있다. 이는 전세자금 60%외 주택구입 시 추가로 소요되는 나머지 비용을 대출로 충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대출 금액을 최소화할 수 있는 범위이다.
그 기준은 또한 전세수요자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세보증금을 재차, 삼차 인상해주면서까지 버티고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기도 하다. 임차인이 대출을 통해서나 비축자금을 통해 전셋값을 올려줄 수 있는 한계점 내지 매매수요를 유발할 수 있는 임계점이 되는 전세가 비율을 60%라고 보는 것이다. 그 한계점 내지 임계점을 벗어나 매매가와 전세가 격차가 현저히 줄었을 때 구매력 있는 임차인의 주택매매 수요가 발동하게 되는 것이다.
주택구매 동기가 무엇이든 임차인의 주택구입은 통상 다른 주택의 매매나 분양 등의 방식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신규주택을 취득하는 것만 고집하지 말고 임차인 자신이 살고 있는 임차주택을 취득하는 것은 어떨까?
임차인이 자신의 임차주택을 취득하는 방법으로는 일반매매나 경매가 있다. 일반매매의 경우 건물주와 협의해서 매수하기로 계약하고 매매대금에서 보증금을 제외한 나머지 잔금만 지불하면 된다. 주택에 남아 있는 등기부상 권리관계는 채권자, 매도인, 매수인 삼자가 협의해 인수 또는 말소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그러나 자신의 임차주택을 경매를 통해 취득하는 경우에는 다소 복잡해진다. 임차주택이 경매 진행됐을 때 임차인(대항요건을 갖추었고, 선순위 임차인임을 전제)은 우선 법원이 배당요구를 하라고 통지한 기일 이내에 전세보증금에 대한 배당요구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배당요구를 하는 경우 임차인은 경매 매각대금에서 전세보증금을 배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제3의 입찰자들이 선순위 임차인에 대한 인수부담이 없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로 인해 다수의 입찰자들이 경쟁적으로 몰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임차인은 자신의 임차주택을 낙찰받기가 쉽지 않다.
물론 임차인은 입찰에서 떨어지더라도 배당요구를 했기 때문에 낙찰대금에서 전세보증금을 우선 배당받을 수 있어 손해는 없다. 다행히 무수한 경쟁을 물리치고 임차인이 낙찰 받았다면 낙찰대금에서 나중에 배당받을 전세보증금을 뺀 차액만 납부하면 된다. 이를 상계(相計)신청에 의한 대금납부 방법이라고 한다.
반면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하지 않은 경우 해당 주택의 경매 참여자들은 임차인의 보증금을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입찰할 수가 없다. 이로 인해 경매가 유찰을 거듭하게 되고 경매가격이 임차인의 보증금을 인수해도 될 정도까지 떨어졌다고 판단할 때에야 입찰을 고려하게 된다. 그 이전까지는 입찰자들이 없어 그만큼 임차인이 낙찰받기 쉬워지는 셈이다.
임차인이 의도한 바대로 자신이 낙찰을 받았다면 임차인은 낙찰대금 전액을 납부해야 하는 부담은 있다. 배당요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계 신청을 할 수도 없고, 자신이 낙찰 받았기 때문에 어느 누구한테도 자신의 보증금을 부담하라고 주장할 수도 없다. 물론 입찰경쟁에서 떨어져 임차인이 낙찰 받지 못한 경우에는 보증금 전액을 낙찰자가 부담하므로 임차인이 손해 볼 것은 없다.
또한 제3의 낙찰자 입장에서도 임차인의 보증금 인수 부담을 고려해 그만큼 입찰가를 낮게 써내 낙찰 받았으므로 역시 손해는 없다. 그래서 배당요구하지 않은 선순위 임차인이 있는 주택 경매에 있어서는 자신의 임차주택을 낙찰 받고자 하는 임차인이나 제3의 입찰자 모두 가급적 낙찰가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경매 취득의 경우에는 임차인이 자신의 임차주택을 취득할 때 고도의 전략 내지 전술이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임차인이 낙찰 받지 못해 주택구입을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일반매매나 경매나 자신의 임차주택을 취득하면 이사를 하지 않아도 되고, 중개수수료를 부담할 필요도 없다. 또한 매입할 주택을 찾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학군이나 새로운 생활환경에 대한 적응을 염려할 필요가 없는 등 이점이 적지 않다.
자꾸만 높아만 가는 전셋값. 그러나 언제까지 전셋값을 올려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주택시장 침체로 거래도 안 되는 상황에서 임차인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을 매입한다고 하면 건물주나 임차인 모두 win-win하는 선택이 아닐까? 특히 경매는 임차인 자신이 취득하는 것이기 때문에 명도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시세보다 저렴하게 취득한다는 점에서도 적극 권장할 만하다고 하겠다. 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강남권은 물론이고, 서울을 비롯해 경기, 인천 등 수도권지역 대부분 전세가가 상승했다. 입주물량이 예년에 비해 상당히 부족한데다 주택거래시장이 좀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탓이다.
게다가 한해 최대 이사철이라 할 수 있는 가을의 길목이고 가을 전세시장이 불안할 것이라는 얘기가 이미 나돌고 있던 터라 미리미리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까지 가세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매매가와 전세가 격차가 줄어 일부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갈아타면서 거래가 활성화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수도권의 경우 아무리 전세가가 오르고 매매가가 하락해도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아직은 50% 수준에 머물고 있어 전세수요의 매매수요 전환이 그리 여의치가 않다. 전세가 비율이 60%를 넘어선 서울 일부지역과 경기 일부지역에 한해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을 뿐이다.
대개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는 모티브가 될 수 있는 전세가 비율을 60%로 보고 있다. 이는 전세자금 60%외 주택구입 시 추가로 소요되는 나머지 비용을 대출로 충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대출 금액을 최소화할 수 있는 범위이다.
그 기준은 또한 전세수요자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세보증금을 재차, 삼차 인상해주면서까지 버티고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기도 하다. 임차인이 대출을 통해서나 비축자금을 통해 전셋값을 올려줄 수 있는 한계점 내지 매매수요를 유발할 수 있는 임계점이 되는 전세가 비율을 60%라고 보는 것이다. 그 한계점 내지 임계점을 벗어나 매매가와 전세가 격차가 현저히 줄었을 때 구매력 있는 임차인의 주택매매 수요가 발동하게 되는 것이다.
주택구매 동기가 무엇이든 임차인의 주택구입은 통상 다른 주택의 매매나 분양 등의 방식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신규주택을 취득하는 것만 고집하지 말고 임차인 자신이 살고 있는 임차주택을 취득하는 것은 어떨까?
임차인이 자신의 임차주택을 취득하는 방법으로는 일반매매나 경매가 있다. 일반매매의 경우 건물주와 협의해서 매수하기로 계약하고 매매대금에서 보증금을 제외한 나머지 잔금만 지불하면 된다. 주택에 남아 있는 등기부상 권리관계는 채권자, 매도인, 매수인 삼자가 협의해 인수 또는 말소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그러나 자신의 임차주택을 경매를 통해 취득하는 경우에는 다소 복잡해진다. 임차주택이 경매 진행됐을 때 임차인(대항요건을 갖추었고, 선순위 임차인임을 전제)은 우선 법원이 배당요구를 하라고 통지한 기일 이내에 전세보증금에 대한 배당요구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배당요구를 하는 경우 임차인은 경매 매각대금에서 전세보증금을 배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제3의 입찰자들이 선순위 임차인에 대한 인수부담이 없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로 인해 다수의 입찰자들이 경쟁적으로 몰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임차인은 자신의 임차주택을 낙찰받기가 쉽지 않다.
물론 임차인은 입찰에서 떨어지더라도 배당요구를 했기 때문에 낙찰대금에서 전세보증금을 우선 배당받을 수 있어 손해는 없다. 다행히 무수한 경쟁을 물리치고 임차인이 낙찰 받았다면 낙찰대금에서 나중에 배당받을 전세보증금을 뺀 차액만 납부하면 된다. 이를 상계(相計)신청에 의한 대금납부 방법이라고 한다.
반면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하지 않은 경우 해당 주택의 경매 참여자들은 임차인의 보증금을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입찰할 수가 없다. 이로 인해 경매가 유찰을 거듭하게 되고 경매가격이 임차인의 보증금을 인수해도 될 정도까지 떨어졌다고 판단할 때에야 입찰을 고려하게 된다. 그 이전까지는 입찰자들이 없어 그만큼 임차인이 낙찰받기 쉬워지는 셈이다.
임차인이 의도한 바대로 자신이 낙찰을 받았다면 임차인은 낙찰대금 전액을 납부해야 하는 부담은 있다. 배당요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계 신청을 할 수도 없고, 자신이 낙찰 받았기 때문에 어느 누구한테도 자신의 보증금을 부담하라고 주장할 수도 없다. 물론 입찰경쟁에서 떨어져 임차인이 낙찰 받지 못한 경우에는 보증금 전액을 낙찰자가 부담하므로 임차인이 손해 볼 것은 없다.
또한 제3의 낙찰자 입장에서도 임차인의 보증금 인수 부담을 고려해 그만큼 입찰가를 낮게 써내 낙찰 받았으므로 역시 손해는 없다. 그래서 배당요구하지 않은 선순위 임차인이 있는 주택 경매에 있어서는 자신의 임차주택을 낙찰 받고자 하는 임차인이나 제3의 입찰자 모두 가급적 낙찰가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경매 취득의 경우에는 임차인이 자신의 임차주택을 취득할 때 고도의 전략 내지 전술이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임차인이 낙찰 받지 못해 주택구입을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일반매매나 경매나 자신의 임차주택을 취득하면 이사를 하지 않아도 되고, 중개수수료를 부담할 필요도 없다. 또한 매입할 주택을 찾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학군이나 새로운 생활환경에 대한 적응을 염려할 필요가 없는 등 이점이 적지 않다.
자꾸만 높아만 가는 전셋값. 그러나 언제까지 전셋값을 올려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주택시장 침체로 거래도 안 되는 상황에서 임차인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을 매입한다고 하면 건물주나 임차인 모두 win-win하는 선택이 아닐까? 특히 경매는 임차인 자신이 취득하는 것이기 때문에 명도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시세보다 저렴하게 취득한다는 점에서도 적극 권장할 만하다고 하겠다. 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