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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매로 세상얻기] 부동산정보업체 보도자료 좀 더 신중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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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수도권 주택시장이 쥐죽은 듯 고요하다. 거래도 없고 분양하는 족족 미분양투성이다. 재건축도 지지부진하고 리모델링은 더더욱 힘겨운 상황이다. 전세가만 날로 치솟고 있다.
    거래가 되는 곳이라곤 경매시장뿐이다. 자칫하다간 경매 낙찰가가 거래가로 고착화될 우려마저도 없지 않다. 요즘의 수도권 부동산시장 모습이다. 이처럼 심각한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한 주문이 정부에서나 업계 곳곳에서 아우성처럼 쏟아지고 있다. 그만큼 주택시장이 힘겨운 고개를 넘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런데 이처럼 힘든 시장을 더욱 힘들게 하는 맥 빠진 보도자료가 하나 올라왔다. 지난 7월 17일자 온라인에 게재된 한국일보의 ‘수도권 집값 바닥 멀었다. 2006년 이후 43% 올랐지만 금융위기 이후엔 7%만 하락’이라는 제하의 온라인 기사가 그것이다.
    이 자료는 부동산정보업체 ‘S사’가 보도자료를 작성해 언론에 뿌린 내용을 언론사가 받아쓴 기사 중 하나이다.
    내용인 즉 최근 수도권 집값이 바닥이라고 할 정도로 많이 떨어졌다고 하는데 실상은 2006년 1월 ~ 2008년 9월 최고점 대비 7%만 하락했다는 것이다. 강남권은 10%, 버블세븐은 12% 하락에 그쳤다는 것이 주요 포인트이다.
    이 내용으로만 보면 사실 집값은 고점 대비 얼마 빠지지 않았으며, 아직도 한참 더 빠질 소지가 있기 때문에 주택을 구입하지 말고 더 기다려야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간 집값이 수십 주간 동안 빠졌다는 내용만을 접하고 이젠 집 살 타이밍을 조율하고 있었던 실수요자에게 있어서는 관망세를 더욱 부추기는 내용이요, 지금이 바닥이니 이제 가격 오를 일만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던 주택 보유자들에게 있어서는 실망 매물만 더 쏟아낼 수밖에 없게 하는 내용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렇지만 지금의 주택시장 현실이 어디 ‘S사’에서 낸 보도자료와 같을까? 짚어보자면 ‘S사‘가 낸 위 보도자료에는 심각한 오류가 두 가지 있다.
    먼저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의 주택시장 시황관련 보도자료는 프랜차이즈, 사이버가맹업소, 모니터업소 등으로 불리는 회원중개업소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시세DB에 의존하여 생산된다. 따라서 주택시장 호황으로 거래가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상황이라면 대부분의 주택단지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면서 시세DB가 갱신되고 이를 토대로 시황 관련 보도자료가 생산되므로 나름 시장동향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거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중개업소가 시세DB를 거의 업데이트 하지 않는다. 시세DB를 업데이트 한다고 해도 어쩌다가 한두 단지 거래가 있는 건에 한정되기 때문에 그 한두 건 업데이트된 시세를 가지고 전체 시황인양 보도자료를 낸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현장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단지 탁상에서 프로그램으로 생산된 수치만을 가지고 보도자료를 생산했다는 점이다. 시세DB가 보도자료용으로 수치화됐을 때 그 수치가 최근의 주택시장 트렌드와 전혀 다른 경향을 보인다면 한번쯤 중개업소 확인 전화나 현장 탐문을 통해 수치의 오류를 개선하거나 정확도를 제고했어야 할 일이다.
    ‘S사’의 보도자료는 그런 일련의 확인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필자는 업무 성격상 중개업소를 종종 드나든다. 위 보도자료가 언론사에 기사화되었을 때에도 필자는 송파구 관내 중개업소 몇 군데를 들렸었다. 그런데 들린 중개업소마다 이구동성으로 거래가 안돼 먹고살기 힘들다는 얘기 일색이다.
    문제의 보도자료 얘기도 나왔다. 어떻게 그런 엉터리 같은 보도자료가 나올 수 있냐고.., 거래물량이 없다면 매물로 나온 물건을 DB화해서 자료를 작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당장 ‘S사’에 항의 전화해야겠다고 난리다.
    필자가 확인해본 매물 수준은 거의 투매하다시피 던져진 것들이 많았다. 이들 매물을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최고점 대비 거의 20~40% 이상 가격이 빠졌다. 그래도 거래가 힘든 상황이다. 특히 이런 현상은 강남권 아파트나 재건축 아파트에서 더 리얼하게 드러났다.
    예컨대 송파구 오금동의 현대아파트의 경우 152㎡형이 2007년 3월 12억5천만원까지 상종가를 쳤으나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가격은 8억5천만원이다. 급급매물로는 그 이하까지 나와 있는 상황이지만 이 매물은 공개되지 않았다. 8억5천 매물을 기준으로 보면 최고점 대비 32%가 빠졌다.
    재건축 아파트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아파트 113㎡형 역시 2007년 3월에 13억5천만원까지 가는 영광을 누렸으나 이후 재건축사업 부진 및 시장 영향 탓으로 매물이 8억5천만원까지 나와 있다. 매물 기준 하락폭은 37%다. 지난 7월 19일에는 113㎡형이 경매시장에서 7억9235만원에 낙찰된 바도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 수도권 평균 7%, 강남권 평균 10% 얘기가 가당키나 할까?
    모르긴 몰라도 이 보도자료가 나간 후 ‘S사’는 중개업소 항의 전화로 꽤나 곤혹을 치렀을 것 같다. 괜히 어설픈 보도자료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을 더 관망하게 하여 부동산시장 회복을 더욱 어렵게 하는 전형적인 탁상형 보도자료의 일면이 아닌가 한다.
    부동산정보업체의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문제는 그 보도자료들이 가뜩이나 쓸 소재가 부족한 언론사의 타겟이 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좀 더 현실적이고, 좀 더 객관적이고, 좀 더 시장에 부합한 보도자료가 생산되기를 기대해마지 않는다. (주)이웰에셋(www.e-wellasset.co.kr, 문의: 02-2055-2323)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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