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은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80~90%에 달하지만, 미국은 50~60%선, 일본은 60~70%선이라고 한다. 그만큼 우리나라 국민들의 부동산에 대한 사랑은 여타 선진국보다 절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십수년 전부터 지금까지 부동산 포트폴리오에는 관심이 없었고 필요성도 그다지 느끼질 못했다. 이는 부동산 불패신화로 인해 시류에 편승한 부동산 투자가 최고의 해답이 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2012년 4분기 현재시점이라면 어떨까?

적어도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소유자(또는 투자자)라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부동산시장 침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방법 즉 부동산 포트폴리오 플랜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

돌이켜보건데, 2008년 하반기 유럽발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기불황은 2007년 이후 하락기에 접어든 국내 부동산시장의 침체를 가속화시킨 도화선이 되었지만 그때까지 부동산을 단순한 투자(또는 투기)의 대상으로만 여겼던 매수자(투자자), 금융기관(대출자) 등 시장참여자들의 오판 역시 한몫했던 게 사실이다.

장기간의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동산시장를 바라보는 패러다임마저 바뀐 지금, 복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새로운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먼저 부동산 포트폴리오 플랜을 설계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사실 부동산 포트폴리오는 부동산을 매입(또는 투자)할 때 다양한 유형에 분산투자함으로써 하나에 유형에 집중하는 투자로 인한 위험을 제거(또는 감소)하여 보다 안전한 수익을 추구하자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가령 실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1채를 소유하고 있는 정년퇴직자가 노후대비용으로 월세가 나오는 소형 오피스텔이 대세라는 분양현장의 묻지마식 투자 분위기에 휩쓸려 퇴직금 모두를 수개의 오피스텔을 신규 분양받는데 사용했다면 지금 당장은 커다란 이득으로 보일지몰라도 분산투자라는 포트폴리오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분명코 잘못된 투자일 것이다.

또 재건축단지가 돈 된다는 생각에 이자를 감당하기가 버거울 만큼 무리한 대출을 받아 재건축 아파트를 매입(투자)했다면 이 역시 부동산 포트폴리오가 잘못된 경우라고 볼 수 있겠다.

덧붙여 경기가 호황일 때와 경기가 불황일 때, 부동산시장이 침체되었을 때와 부동산시장이 활황 중일 때는 부동산 포트폴리오가 달라져야한다.

부동산시장이 장기적 침체 속에 빠져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부동산에 대한 투자관점도 대출을 이용한 레버리지투자보다는 순수한 현금투자, 외형(규모)보다는 내실(수익)을 중시하는 투자, 양도차익보다는 임대수익을 중시하는 투자로 부동산 포트폴리오가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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