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푸어(House Poor)’에 이어서 ‘빌딩 푸어(Building Poor)’라는 신조어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공실율이 높아서 빌딩에서 발생하는 현재의 임대료 수입으로는 대출금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빌딩, 즉 소위 말하는 ‘문제빌딩’의 소유자들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S증권의 최우수 고객 초청 세미나에서 ‘효율적인 부동산자산관리’에 대해 발표를 하면서 빌딩 푸어의 전형적인 사례와 해결책을 제시하였는데, 이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60대 후반의 P씨는 2년 전에 임대사업을 목적으로 양재동 이면도로에 지하1층, 지상 7층 중소형빌딩(연면적: 1,750㎡)을 신축했으나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총 8개 층 중에서 1층을 포함한 3개 층만 임대가 되었을 뿐 나머지 5개 층은 공실로 남아있었다. 월간 임대료 수입은 850만원 정도인데 반해 약 20억 원의 대출금에 대한 대출이자로 매월 900만원을 지출하였다. 매월 50만원의 적자가 지속되다 보니 건물관리도 신경을 쓰지 못했고 임대마케팅 활동도 적극적으로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정상적인 빌딩이 문제빌딩(Troubled Building)으로 전락하는 이유는 현재의 임대료 단가 또는 임대율이 매입 또는 신축 당시에 예상했던 수치에 비해 현격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사실, 문제빌딩은 빌딩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해당 빌딩의 소유주에게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불리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소유주가 빌딩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적자가 발생하였고 적자가 지속되다 보니 해당 빌딩이 문제빌딩이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빌딩의 정상화를 위한 솔루션을 찾기 위하여 먼저 빌딩의 물리적 상태와 임대마케팅 정책 그리고 임대마케팅 활동 등을 조사한 후에 주변 경쟁빌딩의 임대료를 조사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해당빌딩의 임대료가 경쟁빌딩 대비 약 50%나 높게 책정되어 있음을 발견하였다. 빌딩 소유주는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하여 시장의 경쟁임대료를 무시하고 임대료를 높게 책정하였기 때문에 임대마케팅 단가와 시장임대료 간에 많은 차이가 발생한 것이었다. 임대마케팅 활동도 빌딩 출입구에 작은 현수막 하나 부착해놓은 게 전부였다. 이러다 보니 주변 중개업소에서는 해당빌딩의 임대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공실이 발생하는 이유는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시장상황의 악화, 즉 시장에서 과도한 공급과 경기 침체
둘째, 주변 경쟁빌딩 대비 열악한 빌딩설비
셋째, 시장가격 보다 높게 책정된 임대료
넷째, 관리상의 문제, 즉, 임차인 서비스와 시설관리 소홀
다섯째, 부정확한 타겟 마케팅 또는 소극적인 임대마케팅 활동
P씨의 사례에서 문제의 근본원인은 높게 책정된 임대료였다.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서 임대마케팅 활동을 강화한다든지 또는 뛰어난 임대마케팅 전문가에 임대대행을 위탁한다고 해서 공실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더더욱 관리서비스의 품질을 높인다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P씨의 문제는 높게 책정된 임대료를 시장 임대료 수준으로 하향 조정한 후 적극적인 임대마케팅 활동을 통해 신규 임차인을 빠른 시일 내에 유치하고 관리서비스도 제공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문제빌딩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첫째, 문제 정의(명확화), 둘째, 원인분석, 셋째, 해결안(솔루션) 파악, 넷째, 해결안 선택, 다섯째, 실행계획 작성, 여섯째, 실행 및 평가 단계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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