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으로 이끄는 투자노하우] 경매 투자, 먹을 게 없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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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특수물건 분석해 2억 수익
전문가와 일반인을 막론하고 최근의 법원 경매 부동산에 대해 물으면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 및 신도시 아파트의 감정가 대비 평균 낙찰가율이 70% 중반에서 80% 대를 보이고 중개업소에 나온 초급매물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이를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할 수도 없다.
매년 30만 명이 입찰에 참여하고 한 물건에 평균 경쟁률 3대 1을 보일 정도로 많은 사람이 입찰에 참여한 사실도 남는 게 없는 장사라는 말이 들리는 이유다. 부동산 침체기인 요즘에도 2~3회 유찰 물건의 경우 한 물건에 10~20명씩 입찰에 참여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경매에 참여한다. 이제 ‘비수기’라는 말도 유명무실해질 정도로 법원경매가 대중화했고 실제 그 참여가 크게 늘어난 게 사실이다.
갈수록 경매 인구는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급매물 공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경매 대중화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소식은 아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과열경쟁으로 실제 낙찰 후 소유자 및 임차인을 내 보내는 명도비용, 법률적 절차에 따른 정신적인 부담, 소요시간 및 경비 등을 감안하고 나면 결과적으로 일반 매매가보다 조금 낮거나 거의 비슷한 금액에 낙찰을 받는 사례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섣불리 포기하기는 이르다. 법원 경매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발로 뛰는 노력이 더욱 절실해졌을 뿐이다. 아직까지 경매시장에는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남아 있으며, 열쇠는 그러한 물건을 먼저 찾아내 실타래처럼 얽힌 권리를 잘 풀고, 물건분석을 철저하게 해서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데 있다.
서울 길음동에 사는 장 모 씨(43) 사례는 경매부동산 시장에 아직도 고수익 틈새가 존재함을 증명해주고 있다. 장 씨는 경매에 관심을 갖고 도전 한 지 3년이 넘었으나 그 동안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환금성이 높은 아파트나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가나 다가구 등을 주로 노렸는데 1등은 고사하고 3등 안에 들었던 것도 손에 꼽을 정도로 높은 금액에 속속 낙찰됐기 때문이다. 그 어렵다는 대학입시에도 한 번에 척 붙은 장 씨는 한두 번도 아닌 쓴 경험이 반복되자 점차 자신감을 잃어 아예 경매를 포기하려 했다가 전문가 조언으로 대 역전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장 씨가 낙찰 받은 물건은 경기도 안산시 대부북동에 소재한 잡종지로 1억2000여만 원에 감정 평가됐으나 4차례나 유찰을 거듭했다. 중간에 한차 례 낙찰됐으나 최고가매수인이 대금납부를 포기해 다시 경매 진행되고 있는 물건이었다. 최저경매가격은 감정가의 40% 수준인 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원인을 분석한 결과 이 물건 등기부상에는 선순위 가처분이 설정돼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가처분’이란 소유물 반환청구권, 임차물 인도청구권 등과 같이 특정물에 대한 각종 청구권을 갖는 채권자가 장차 집행보전을 위해 현재 상태대로 현상을 고정·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 채무자의 재산은닉, 제3자에게 양도 등 처분을 금지시키고 보관에 필요한 조치를 해두는 보전처분이다.
다툼이 있는 부동산에 대해 분쟁이 끝날 때까지 다른 사람에게 처분하지 못하도록 권리를 일시 제한한다는 얘기다. 선순위로 가처분이 설정돼 있으면 경락 후 소멸되지 않고 낙찰자에게 인수된다. 향후 가처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승소할 때 낙찰자는 소유권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함정이 있기 때문에 통상 경매인들의 기피대상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이 응찰을 꺼리게 돼 이전에 낙찰을 받았던 사람도 이를 모르고 입찰에 참여했다가 대금납부를 포기해 입찰 보증금만 몰수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 물건의 경우는 가처분권자가 다름 아닌 현재 소유자라는 사실이 중요한 단서가 됐다.
이 가처분은 경락으로는 자동소멸하지 않지만 소유권이전 후 비교적 간단한 소송을 통해 말소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현장을 찾은 장 씨를 더욱 흥분케 한 것은 감정평가 금액이 시세에 비해 상당히 저평가됐다는 사실. 3.3㎡당 80여만 원에 감정됐지만 시세는 3.3㎡당 200만원을 웃돌았다. 감정가격 그대로 낙찰을 받는다 해도 2배 수익이 보장되는 셈이다.
더욱이 이 땅은 지상에 아무 것도 없는 깨끗한 나대지 상태로 왕복 2차 선 포장도로에 접하고 버스정류장도 가까이 있어 교통여건도 좋았다. 주변에 주유소, 가든, 횟집 등이 산재, 개발에 따른 발전 가능성이 컸으며 매매도 활발해 환금성도 보장됐다.
특히 도시계획상 현재의 도로가 4차선으로 확장될 예정이어서 향후 큰 폭의 지가상승이 기대되는 물건이었다. 장 씨는 다른 사람이 입찰에 참여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에 입찰일 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입찰 당일 고민하던 응찰가격을 시세와 환금성을 고려해 최저가보다 3500만 원 이상 올려 쓰기로 결정하고 입찰봉투를 작성해 제출했다. 결국 5명이 입찰경쟁을 벌인 끝에 장 씨는 당당히 1등을 했다. 2등과는 1,800만원이나 차이가 났으나 전혀 아깝지 않았다.
장 씨는 무사히 잔금을 납부하고 소유권이전까지 마쳤다. 현지 부동산을 통해 시세를 알아본 결과 2억8000만 원 이상 받을 수 있다는 답변에 꿈인지 확인하기 위해 자신을 몇 번이나 꼬집어봤다. 단돈 9000만원 투자에 2억 원 상당의 수익을 올린 성공 재테크의 주인공이 된 장 씨는 이 일을 경험으로 경매물건을 보는 투자안목이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경매에 대한 자신감도 되찾았다. 장 씨 사례는 부동산경매를 통해 큰 수익을 올리려면 경매물건의 권리관계를 심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지식과 현장을 발로 뛰는 노력이 필요함을 웅변해준다. 결국 경매 시장은 발로 얼마나 뛰어 물건에 대해 철저하고 꼼꼼하게 분석하고 조사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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