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타겟'의 실적 경고는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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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는 7일(미 동부 시간) 기분 좋게 상승했습니다. 다우는 0.8%, S&P500 지수는 0.95%, 나스닥도 0.94% 올랐습니다.
장 초반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호주 중앙은행(RBA)이 예상보다 높은 '빅스텝' 인상을 단행하고 유통업체 타겟이 다시 한번 가이던스를 낮추면서 S&P 500은 장 초반 1%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4월 무역적자가 개선되고 공급망 혼란이 조금씩 가라앉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상승세로 전환했습니다. 또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 밑으로 떨어진 게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전날 세계개발자대회(WWDC)를 열었던 애플의 주가는 1.7% 상승해 기술주를 이끌었고,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안팎까지 오르자 엑슨모빌은 4.57% 급등해 103.37달러에 달하면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① 호주 중앙은행 50bp 인상
호주 중앙은행(RBA)은 기준금리를 0.35%에서 0.85%로 50bp 인상했습니다. 지난달 3일 기준금리를 25bp 올린 데 이어 5주 만에 더 큰 폭으로 인상한 것입니다. 50bp 인상은 2000년 이후 처음입니다. 시장은 25bp나 40bp 올릴 것으로 봤지만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예측을 한 29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단 3명만이 50bp 인상을 예측했었죠. 게다가 매파적 성명을 통해 향후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호주의 1분기 인플레이션은 5.1%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높은 물가에 캐나다, 뉴질랜드, 멕시코 등처럼 '빅스텝' 인상 대열에 합류한 것입니다. 시장 관심은 오는 10일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발표하는 유럽중앙은행(ECB)에 쏠리고 있습니다. ECB도 오는 7월과 9월 25bp 인상 가능성을 밝힌 상황입니다. 이달 인상을 시작하지 않는 건 아직 양적 완화(QE)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ECB 내부에서도 50bp 인상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클라스 크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에 이어 로베르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 마르틴스 카작스 라트비아 중앙은행 총재도 50bp 인상 필요성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유로존 내의 약한 고리 국가에서는 벌써 국채 금리가 치솟고 있습니다. ING는 "이번 주 ECB가 금리를 올린다면 ECB의 신뢰성과 가이던스를 훼손할 것"이라며 "이달 금리 인상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다른 매파적 놀라움을 배제할 수는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② 타겟, 5주 만에 또 가이던스 하향
타겟은 개장 전 2분기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3주 전에 발표했던 5.3%에서 약 2%로 대폭 낮췄습니다. 타겟은 그동안 장기 목표로 최소 8%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제시했었는데 지난 1분기 5.3%로 떨어져 주가가 폭락했었습니다. 그런데 3주 만에 그런 영업이익률이 추가로 더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한 것입니다. 이는 급증한 재고 탓입니다. 4월 말 기준 전년 동기보다 43% 늘어난 151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데요. 이런 재고를 이번 분기에 빨리 털어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려면 할인 판매할 수밖에 없고 마진은 줄어들게 됩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인플레이션입니다. 타겟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물류와 연료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월가는 처음에 깜짝 놀랐습니다. 개장 전 시간 외에서 최대 10%까지 떨어졌습니다. 3주 만에 다시 큰 폭으로 가이던스를 조정한 데다, 최근 뉴욕 증시의 관심이 인플레이션에서 기업 이익 감소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어느 정도 정점을 지났다는 게 컨센서스지만, 기업 이익 감소는 이제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시장은 타겟 발 충격을 이겨냈습니다. 전체 기업 실적 전반이 아니라 타겟 혹은 일부 유통업계만의 문제라는 것이죠. 소파이의 리즈 영 전략가는 "타겟의 가이던스 하향은 상품 소비가 감소하고 서비스 소비로 옮겨가고 있다는 사실에 영향받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타겟의 문제도 2분기 한 개 분기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었습니다. 타겟의 브라이언 코넬 CEO는 할인판매와 주문 취소 등을 통해서 재고를 조절하겠다고 밝혔고, 올해 하반기에는 다시 6%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타겟은 2.4% 내림세로 마감했고, 장 초반 동반 급락했던 월마트(-1.2%)와 코스트코(-0.15%) 등도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미국에서는 소매판매, 개인소비지출, 신용카드 사용 정보 등을 보면 여전히 소비자들이 돈을 쓰고 있습니다. 단지 상품이 아니라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스테파니 핑크 하이타워 최고시장전략가는 "소비자가 여전히 지출하고 있으며 2조 달러의 초과 저축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타겟의 실적 부진은 한 개 분기에 그칠 것이고 그것으로 정리될 이벤트"라고 말했습니다.
③ 인플레이션 완화 세 가지 신호
블룸버그는 이날 아침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주도해온 세 가지 핵심 공급 요인은 이미 반전되었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인플레이션 완화될 것이란 내용입니다.
-첫 번째, 전자제품의 가격 바로미터인 반도체 가격은 현재 2018년 7월 고점의 절반이며 작년 중반보다 14% 하락했다.
-두 번째, 일반 상품의 비용 증가 요인이던 컨테이너 요금이 2021년 9월 사상 최고치 이후 26% 하락했다.
-세 번째, 세계 식량 인플레이션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북미의 비료 가격은 3월의 최고치보다 24% 낮아졌다. 블룸버그는 "단기간에 팬데믹 이전 가격으로 돌아가리라 예측하는 이코노미스트는 거의 없지만 월마트, 타겟 같은 대형 유통업체는 벌써 급증한 재고를 판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공급 압력이 완화되면 결국 중앙은행도 긴축 수위를 낮출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이날 타겟의 실적 경고는 시간이 갈수록 전반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타겟, 월마트 등이 엄청난 재고를 정리하기 위해 할인판매를 하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월마트도 전년 대비 33%가량 재고가 늘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코먼웰스 파이낸셜의 피터 에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유통 재고가 많이 증가하고 수요가 감소하면 하반기에 대부분의 소비재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라며 "이는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에 좋은 일이고,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하면 시장을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④ 4월 무역적자 감소 미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4월 무역수지 적자는 871억 달러 전월보다 19.1% 감소했습니다. 1000억 달러를 돌파했던 3월(1077억 달러)보다 206억 달러 급감했습니다. 금액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폭 감소입니다. 월가 예상치 895억 달러보다도 적었습니다. 수입은 전월보다 3.4% 줄었고, 수출은 3.5%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1분기 무역 요인으로 인해 마이너스 성장(-1.5%)을 했던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 상당 폭 개선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수출이 늘고 수입이 줄어든 것은 미국 국내 생산이 늘어났다는 뜻이니까요. 이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입니다. 라스무센의 조셉 브루셀라스 이코노미스트는 "4월 무역수지는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3%에 가까울 것이라는 뜻"이라며 "미국은 경기 침체와는 거리가 멀다"라고 말했습니다. WSJ은 "타겟과 같은 대형 유통업자가 초과 재고로 인해 주문을 축소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수입이 감소하고 무역적자가 앞으로 몇 개월 동안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⑤ 3% 밑으로 다시 떨어진 10년물 금리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5bp 이상 하락한 2.986%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3%는 투자자들에게 심리적으로 중요한 수준입니다. 바클레이스 프라이빗뱅크의 줄리안 라파그 수석 시장 전략가는 "수익률이 3%라는 점은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가 나타날지 결정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당신이 경기 침체를 예상한다면 채권을 사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수익률은 이틀째 3% 안팎을 오르내렸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오는 10일 중요한 5월 소비자물가(CPI) 발표를 앞두고 있어 매수하기도 매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4월보다 낮게 나온다면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확신을 좀 더 굳힐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시장은 다시 흔들릴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크리스 허시 전략가는 "미 중앙은행, Fed의 많은 긴축 정책이 이미 시장에 반영되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시장의 다음 방향성을 찾기 위해 다음 큰 데이터인 5월 CPI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증시는 타겟의 실적 부진을 긍정적 평가하는 목소리가 전반적으로 많았습니다. 하지만 뭔가 확실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전쟁이 계속되면서 유가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나 기업 실적 모두 혼재된 신호가 잡힐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이날도 여러 가지 부정적 뉴스도 많았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국제 유가(브렌트유) 전망치를 3분기 배럴당 125달러에서 140달러로, 4분기에는 125달러에서 130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소비 증가, 각국의 전략 비축유 방출로 석유 재고가 지속가능한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와 관련 데이터트랙리서치는 서부텍사스원유(WTI) 배럴당 140달러는 경기 침체를 부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여름 배럴당 70달러의 두 배 수준인데, 과거 유가가 1년 안에 두 배로 상승한 경우 항상 침체가 뒤따랐다"라는 겁니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1%에서 2.9%로 낮추고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상당하다"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성장 전망치도 기존 3.7%에서 2.5%로 떨어뜨렸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가 집계한 2분기 성장률 추정치도 지난주 1.3%에서 이날 0.9%로 감소했습니다. △Fed가 집계한 4월 소비자 신용은 381억 달러나 증가해 지난 3월(473억 달러)에 이어 또다시 기록적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월가 예측 350억 달러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지금의 지출이 신용에 기반한 것이라면, 지속성 측면에서 우려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440억 규모의 3년물 국채 입찰도 낙찰 금리가 2.927%로 발행 당시 시장금리(2.917%)보다 1bp 높았습니다. 수요가 탄탄한 건 아니었지요. 내일은 10년물 경매가 실시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장 초반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호주 중앙은행(RBA)이 예상보다 높은 '빅스텝' 인상을 단행하고 유통업체 타겟이 다시 한번 가이던스를 낮추면서 S&P 500은 장 초반 1%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4월 무역적자가 개선되고 공급망 혼란이 조금씩 가라앉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상승세로 전환했습니다. 또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 밑으로 떨어진 게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전날 세계개발자대회(WWDC)를 열었던 애플의 주가는 1.7% 상승해 기술주를 이끌었고,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안팎까지 오르자 엑슨모빌은 4.57% 급등해 103.37달러에 달하면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① 호주 중앙은행 50bp 인상
호주 중앙은행(RBA)은 기준금리를 0.35%에서 0.85%로 50bp 인상했습니다. 지난달 3일 기준금리를 25bp 올린 데 이어 5주 만에 더 큰 폭으로 인상한 것입니다. 50bp 인상은 2000년 이후 처음입니다. 시장은 25bp나 40bp 올릴 것으로 봤지만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예측을 한 29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단 3명만이 50bp 인상을 예측했었죠. 게다가 매파적 성명을 통해 향후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호주의 1분기 인플레이션은 5.1%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높은 물가에 캐나다, 뉴질랜드, 멕시코 등처럼 '빅스텝' 인상 대열에 합류한 것입니다. 시장 관심은 오는 10일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발표하는 유럽중앙은행(ECB)에 쏠리고 있습니다. ECB도 오는 7월과 9월 25bp 인상 가능성을 밝힌 상황입니다. 이달 인상을 시작하지 않는 건 아직 양적 완화(QE)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ECB 내부에서도 50bp 인상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클라스 크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에 이어 로베르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 마르틴스 카작스 라트비아 중앙은행 총재도 50bp 인상 필요성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유로존 내의 약한 고리 국가에서는 벌써 국채 금리가 치솟고 있습니다. ING는 "이번 주 ECB가 금리를 올린다면 ECB의 신뢰성과 가이던스를 훼손할 것"이라며 "이달 금리 인상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다른 매파적 놀라움을 배제할 수는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② 타겟, 5주 만에 또 가이던스 하향
타겟은 개장 전 2분기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3주 전에 발표했던 5.3%에서 약 2%로 대폭 낮췄습니다. 타겟은 그동안 장기 목표로 최소 8%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제시했었는데 지난 1분기 5.3%로 떨어져 주가가 폭락했었습니다. 그런데 3주 만에 그런 영업이익률이 추가로 더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한 것입니다. 이는 급증한 재고 탓입니다. 4월 말 기준 전년 동기보다 43% 늘어난 151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데요. 이런 재고를 이번 분기에 빨리 털어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려면 할인 판매할 수밖에 없고 마진은 줄어들게 됩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인플레이션입니다. 타겟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물류와 연료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월가는 처음에 깜짝 놀랐습니다. 개장 전 시간 외에서 최대 10%까지 떨어졌습니다. 3주 만에 다시 큰 폭으로 가이던스를 조정한 데다, 최근 뉴욕 증시의 관심이 인플레이션에서 기업 이익 감소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어느 정도 정점을 지났다는 게 컨센서스지만, 기업 이익 감소는 이제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시장은 타겟 발 충격을 이겨냈습니다. 전체 기업 실적 전반이 아니라 타겟 혹은 일부 유통업계만의 문제라는 것이죠. 소파이의 리즈 영 전략가는 "타겟의 가이던스 하향은 상품 소비가 감소하고 서비스 소비로 옮겨가고 있다는 사실에 영향받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타겟의 문제도 2분기 한 개 분기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었습니다. 타겟의 브라이언 코넬 CEO는 할인판매와 주문 취소 등을 통해서 재고를 조절하겠다고 밝혔고, 올해 하반기에는 다시 6%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타겟은 2.4% 내림세로 마감했고, 장 초반 동반 급락했던 월마트(-1.2%)와 코스트코(-0.15%) 등도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미국에서는 소매판매, 개인소비지출, 신용카드 사용 정보 등을 보면 여전히 소비자들이 돈을 쓰고 있습니다. 단지 상품이 아니라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스테파니 핑크 하이타워 최고시장전략가는 "소비자가 여전히 지출하고 있으며 2조 달러의 초과 저축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타겟의 실적 부진은 한 개 분기에 그칠 것이고 그것으로 정리될 이벤트"라고 말했습니다.
③ 인플레이션 완화 세 가지 신호
블룸버그는 이날 아침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주도해온 세 가지 핵심 공급 요인은 이미 반전되었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인플레이션 완화될 것이란 내용입니다.
-첫 번째, 전자제품의 가격 바로미터인 반도체 가격은 현재 2018년 7월 고점의 절반이며 작년 중반보다 14% 하락했다.
-두 번째, 일반 상품의 비용 증가 요인이던 컨테이너 요금이 2021년 9월 사상 최고치 이후 26% 하락했다.
-세 번째, 세계 식량 인플레이션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북미의 비료 가격은 3월의 최고치보다 24% 낮아졌다. 블룸버그는 "단기간에 팬데믹 이전 가격으로 돌아가리라 예측하는 이코노미스트는 거의 없지만 월마트, 타겟 같은 대형 유통업체는 벌써 급증한 재고를 판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공급 압력이 완화되면 결국 중앙은행도 긴축 수위를 낮출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이날 타겟의 실적 경고는 시간이 갈수록 전반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타겟, 월마트 등이 엄청난 재고를 정리하기 위해 할인판매를 하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월마트도 전년 대비 33%가량 재고가 늘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코먼웰스 파이낸셜의 피터 에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유통 재고가 많이 증가하고 수요가 감소하면 하반기에 대부분의 소비재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라며 "이는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에 좋은 일이고,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하면 시장을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④ 4월 무역적자 감소 미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4월 무역수지 적자는 871억 달러 전월보다 19.1% 감소했습니다. 1000억 달러를 돌파했던 3월(1077억 달러)보다 206억 달러 급감했습니다. 금액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폭 감소입니다. 월가 예상치 895억 달러보다도 적었습니다. 수입은 전월보다 3.4% 줄었고, 수출은 3.5%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1분기 무역 요인으로 인해 마이너스 성장(-1.5%)을 했던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 상당 폭 개선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수출이 늘고 수입이 줄어든 것은 미국 국내 생산이 늘어났다는 뜻이니까요. 이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입니다. 라스무센의 조셉 브루셀라스 이코노미스트는 "4월 무역수지는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3%에 가까울 것이라는 뜻"이라며 "미국은 경기 침체와는 거리가 멀다"라고 말했습니다. WSJ은 "타겟과 같은 대형 유통업자가 초과 재고로 인해 주문을 축소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수입이 감소하고 무역적자가 앞으로 몇 개월 동안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⑤ 3% 밑으로 다시 떨어진 10년물 금리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5bp 이상 하락한 2.986%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3%는 투자자들에게 심리적으로 중요한 수준입니다. 바클레이스 프라이빗뱅크의 줄리안 라파그 수석 시장 전략가는 "수익률이 3%라는 점은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가 나타날지 결정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당신이 경기 침체를 예상한다면 채권을 사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수익률은 이틀째 3% 안팎을 오르내렸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오는 10일 중요한 5월 소비자물가(CPI) 발표를 앞두고 있어 매수하기도 매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4월보다 낮게 나온다면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확신을 좀 더 굳힐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시장은 다시 흔들릴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크리스 허시 전략가는 "미 중앙은행, Fed의 많은 긴축 정책이 이미 시장에 반영되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시장의 다음 방향성을 찾기 위해 다음 큰 데이터인 5월 CPI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증시는 타겟의 실적 부진을 긍정적 평가하는 목소리가 전반적으로 많았습니다. 하지만 뭔가 확실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전쟁이 계속되면서 유가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나 기업 실적 모두 혼재된 신호가 잡힐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이날도 여러 가지 부정적 뉴스도 많았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국제 유가(브렌트유) 전망치를 3분기 배럴당 125달러에서 140달러로, 4분기에는 125달러에서 130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소비 증가, 각국의 전략 비축유 방출로 석유 재고가 지속가능한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와 관련 데이터트랙리서치는 서부텍사스원유(WTI) 배럴당 140달러는 경기 침체를 부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여름 배럴당 70달러의 두 배 수준인데, 과거 유가가 1년 안에 두 배로 상승한 경우 항상 침체가 뒤따랐다"라는 겁니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1%에서 2.9%로 낮추고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상당하다"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성장 전망치도 기존 3.7%에서 2.5%로 떨어뜨렸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가 집계한 2분기 성장률 추정치도 지난주 1.3%에서 이날 0.9%로 감소했습니다. △Fed가 집계한 4월 소비자 신용은 381억 달러나 증가해 지난 3월(473억 달러)에 이어 또다시 기록적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월가 예측 350억 달러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지금의 지출이 신용에 기반한 것이라면, 지속성 측면에서 우려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440억 규모의 3년물 국채 입찰도 낙찰 금리가 2.927%로 발행 당시 시장금리(2.917%)보다 1bp 높았습니다. 수요가 탄탄한 건 아니었지요. 내일은 10년물 경매가 실시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