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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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을 위해 반드시 치러야 하는 리트(LEET·법학적성시험)에 1만4620명의 응시자가 몰렸다. 지난해 지원자 수를 뛰어넘으며 1년 만에 사상 최다기록을 갈아치웠다.

8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된 2023학년도 리트 원서 접수에 1만4620명이 몰려들었다. 사상 최다였던 지난해(1만3955명)보다 4.7% 증가하며 최다 지원자 기록을 새로 썼다. 2016학년도 원서 접수에 8246명이 지원한 이후 7년 연속 응시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리트 응시자가 늘고 있는 데엔 취업난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 넘게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인 여파로 취업 경쟁이 심화되자 로스쿨에 들어가 스펙을 더 쌓기로 한 학생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청년 실업자는 32만2000명(실업률 7.4%)으로 지난해 11월(22만8000명) 이후 5개월 연속 늘었다.

로스쿨 진학을 준비 중인 대학 졸업예정자 홍지환씨(24세)는 “대기업 공채가 이전보다 많이 줄어들자 취업을 준비하다가 로스쿨 입학을 플랜B로 삼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며 “고시와 다르게 오랫동안 시험을 준비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쉽게 리트 응시를 결정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수년째 반복되는 로스쿨 반수 추세도 리트 응시 열풍에 기여하고 있다. 적잖은 로스쿨 학생들이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로스쿨에 들어가기 위해 리트 응시를 비롯한 로스쿨 입시에 다시 뛰어들고 있다. 상위권 로스쿨일수록 대형 로펌 입사 등 취업에 유리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로스쿨 진학을 일찌감치 결정한 대학 2~3학년 학생들이 연습 삼아 시험을 보는 이른바 ‘관광 리트’를 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기에 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들까지 가세하면서 리트 응시자가 갈수록 불어나는 형국이다. 갈수록 로스쿨 입시가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로스쿨 진학과는 상관없이 리트 응시에 나서는 사람들도 있다. 삼성그룹 등 대기업들이 공채 과정에서 진행하는 직무적성검사와 시험 유형이 비슷하기 때문에 리트로 실전 연습을 하려는 취업 준비생들이 대표적이다. 리트는 ‘언어이해’와 ‘추리논증’, ‘논술’ 과목으로 나눠져있다. 언어, 수리, 추리 등으로 구성된 대기업 적성검사와 겹치는 영역이 적지 않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