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MZ세대에 어필…非알코올 '카스 0.0' 누적 판매량 400만캔 돌파
코로나19를 계기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집에서 가볍게 주류를 즐기는 홈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것)·혼술(혼자서 술을 마시는 것)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음주 습관이 바뀌자 비(非)알코올 음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주류업체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오비맥주는 비알코올 제품 ‘카스 0.0’으로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스마트 분리 공법’ 적용

오비맥주는 2020년 10월 첫 비알코올 제품 카스 0.0을 출시했다. 국내 제조사 중 최초로 맥주에서 알코올만 추출하는 스마트 분리 공법을 적용했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약 1년 만에 온라인 채널에서 누적 판매량 400만 캔을 돌파했다. 쿠팡에 입점한 뒤 비알코올 음료 부문에서 꾸준히 판매량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카스 0.0은 비알코올 제품인데도 맥주 고유의 짜릿하고 청량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발효 과정 없이 맥아 엑기스에 홉과 향을 첨가하는 기존 제조 방식과 달리 카스 0.0은 일반 맥주와 같은 원료를 사용하고 동일한 발효 및 숙성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마지막 여과 단계에서 스마트 분리 공법을 적용해 알코올만 추출한다. 도수는 0.05% 미만이다.

오비맥주는 지속해서 비알코올 음료를 내놓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호가든 제로’를 선보였다. 카스 0.0과 마찬가지로 여과 단계에서 알코올만 빼낸 제품이다. 오비맥주의 모회사 AB인베브도 2025년까지 비알코올 혹은 저알코올 맥주 생산량을 전체의 20%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새로운 소비층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라이브커머스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카스 0.0은 비알코올 제품이기 때문에 라이브커머스를 통해서도 손쉽게 주문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작년 10월에 진행한 첫 라이브커머스 방송에서는 한 시간 만에 1500건 이상의 주문이 쏟아졌다.

지난 3월에는 11번가와 손잡고 봄맞이 캠프닉(캠핑+피크닉) 콘셉트에 맞춰 카스 0.0 패키지를 판매했다. 카스 0.0은 도수가 낮고 칼로리도 낮아 근교 여행에 알맞은 주류다.

○국민 맥주 ‘카스’의 진화

1994년 세상에 나온 카스는 출시 이후 ‘국민 맥주’ 지위를 지켜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카스는 올 1분기 가정 시장의 40.4%(판매량 기준)를 점유했다.

편의점, 대형마트 등 모든 가정용 맥주 유통 채널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나타냈다. 카스는 지난해에도 가정용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였다. 제조사별 순위에서도 오비맥주는 53%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개별 맥주 브랜드 중에서는 1위 카스 프레시가 2위 제품과의 점유율 격차를 두 배 이상 벌렸다.

이는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소비자들을 만족시킨 결과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카스는 광고와 마케팅 활동을 통해 당대의 젊은 세대와 시대정신을 공유해왔다”며 “트렌드에 맞춰 제품 라벨과 맛을 끊임없이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카스는 ‘내가 살아 있는 소리’, ‘부딪쳐라. 짜릿하게’ 등의 슬로건을 통해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오비맥주는 카스를 새로 단장한 ‘올 뉴 카스’를 선보였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단순함’과 ‘투명함’을 표현하기 위해 갈색 병에서 투명 병으로 교체했다.

병이 어두울수록 빛을 차단하기가 쉽고 맥주의 맛을 유지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에 주류업계는 그간 유색 병을 사용해왔다. 오비맥주는 투명 병을 통해 소비자가 맥주의 신선함과 청량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3월 말에는 젊은 층을 겨냥한 밀맥주 ‘카스 화이트’를 내놨다. 고수 향이 가미된 부드러운 맛과 카스 특유의 상쾌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하이브리드 밀맥주다. 도수는 4.5%이며 330mL와 473mL 두 가지 종류로 출시됐다. 이외에도 국내 대표 라이트 맥주 ‘카스 라이트’, 비알코올 음료 카스 0.0까지 총 네 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