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개국 김치 상륙
동남아 등 해외 매출 연 10%씩 늘어
할랄푸드 인증 늘려 이슬람國 공략
대상은 현재 미국, 중국, 일본, 유럽,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21개 해외 법인을 두고 글로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국내 중심의 사업구조를 바꾸면서 지난해 대상의 글로벌 매출은 1조원을 돌파했다.
‘종가집’ 김치 뿐만 아니라 ‘청정원’ 등 식품 브랜드, 바이오와 전분당 소재도 해외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각 지역에서 식품 주류 시장에 진입해 안정적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김치·장류의 세계화 목표
종가집 김치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40여 개 국가에 진출했다. 오랜 한류 열풍에 힘입어 아시아권에서는 수출 물량의 80% 이상을 현지인이 소비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서구권에서도 김치를 찾는 현지인이 증가하고 있다. 종가집 김치 수출 금액은 2016년 2900만달러(약 354억원)에서 지난해 6700만달러(약 816억원)로 늘었다.이는 유통채널을 확대한 덕분이다. 대상은 미국 내 종가집 김치의 수요가 늘어나자 2019년 서부와 중부지역의 주요 유통채널에도 종가집 김치를 입점시켰다. 대상 관계자는 “과거에는 한국 김치를 현지 교민들이 주로 소비했지만 지금은 김치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식품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장류도 ‘K푸드’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상의 ‘청정원 순창 고추장’은 미국과 중국 등 72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향후 100개 국가까지 진출 지역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미국에서는 ‘오푸드 고추장‘이라는 이름으로 1500여개 점포에 입점했다. 장류 시식행사를 진행하거나 셰프와 협업하는 등 현지인을 공략하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상의 글로벌 매출은 2017년 7223억원에서 2019년 9114억원, 지난해 1조1681억원으로 연평균 10%씩 늘었다.
○인도네시아·베트남, 동남아 거점으로
대상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대표적이다. 1970년대에 이미 현지에 공장을 세울 만큼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했다. 이를 바탕으로 바이오, 전분당 등 소재사업을 비롯해 각종 가공식품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그 결과 인도네시아에 먼저 진출한 일본의 아지노모토와 중국 사사를 누르고 40%의 점유율로 조미료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했다.2015년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PT미원)의 전분당 사업부에 697억을 투자했다. 국내 소재부문에서 매출 정체를 겪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MSG에 집중된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현재 인도네시아 전분당 공장은 연간 약 15만t의 전분당을 생산하고 있다. 대상은 인도네시아 내 주요 수요처를 사전에 확보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한편, 생산기지를 넓히고 생산 품목도 다양화하고 있다.
베트남 법인도 동남아시아 시장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대상은 1994년 미원 베트남 현지법인을 설립해 베트남에 진출했다. MSG 등 바이오 사업을 바탕으로 전분당과 종합식품사업을 펼친 데 이어 최근에는 육가공 시장 진출을 통해 냉장·냉동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60여개 품목 할랄 인증 완료
대상은 거대 할랄 시장인 인도네시아와 연이 깊다. 현지화 전략으로 할랄 시장을 공략한다. 2010년 인도네시아 현지 종합식품브랜드 ’마마수카‘를 런칭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지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진행하는 MUI인증 위주로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의 할랄 제품 매출은 500억원에 이른다.그 외 한국이슬람중앙회, 아랍에미리트(UAE) 할랄 인증기관 ESMA 등에서도 인증을 받았다. 종가집 김치, 순창 고추장을 비롯해 스낵, 조미김, 빵가루, 대두유, 올리브유, 물엿, 당면, 미역 등 할랄 인증을 받은 품목 수는 60여개에 이른다.
인도네시아 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싱가폴, UAE 등에도 수출하면서 대상의 할랄제품 수출 금액은 2011년 약 6억원 수준에서 현재는 100억원을 넘어섰다. 대상 관계자는 “앞으로도 더 많은 인증 품목을 확보해 유럽과 미국, 중국, 중동 등 전 세계 할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