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튼튼한데 지나친 우려로 하이일드 채권 저평가
"지금 담아 수익 노리고 중장기 자산배분 고려해야"
배인수 베어링자산운용 한국법인 대표(사진)은 지난 3일 서울 을지로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베어링운용은 지난 3월 말 기준 전세계 수탁고가 3716억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운용사다. 한국에선 하이일드 펀드 등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고 있으나 국내에 생소한 상품을 소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배 대표는 지금이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에 투자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하이일드 펀드는 신용등급이 BB+ 이하로 낮은 회사채(정크본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배 대표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을 방어하기 위해 현금을 많이 끌어모은 상태로 기초체력(펀더멘털)이 튼튼하다"며 "그런데도 경기둔화 우려에 채권 가격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사태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 대표는 "하이일드 채권이 현재 상당히 저평가된 상태이기 때문에 매력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기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일드펀드를 둘러싼 투자자의 가장 큰 우려는 부도위험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가 발행한 채권을 샀다가 그 회사가 부도나면 손해가 나지 않느냔 것이다. 배 대표는 "베어링운용 펀드가 담은 하이일드채권 중 부도가 난 비율은 이제까지 전체의 1%도 되지 않는다"며 "아주 낮은 가능성으로 부도가 나더라도 상당부분은 선순위담보채를 투자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부도회사 자산을 회수할 수 있어 안전하다"고 말했다.
베어링운용의 글로벌 하이일드펀드는 전체 글로벌 하이일드펀드 중에서도 가장 수익률이 높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글로벌하이일드펀드는 최근 1년 평균 -8.57%의 수익률을 내고 있지만, 베어링운용의 글로벌선순위담보채권펀드와 글로벌하이일드펀드는 같은 기간 각각 8.41%, 7.62%의 수익률을 내며 글로벌하이일드펀드 내 수익률 1·2위를 기록 중이다. 베어링운용이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를 십분 이용해 전세계 기업들의 펀더멘털을 철저히 조사해가며 투자하는 게 이같은 수익률을 만들어냈다는 게 배 대표의 설명이다.
배 대표는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는 그만큼 이자를 많이 주기 때문에 부도만 나지 않는다면 최고의 자산"이라며 "베어링운용은 20년 이상 하이일드 시장에 투자한 회사로 90명 이상의 하이일드 투자전문가가 팀을 구성해 튼튼한 기업을 선별하고 있기에 성과가 좋다"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자산배분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하이일드펀드는 꼭 편입할 것을 조언했다. 하이일드펀드가 포트폴리오를 방어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 꾸준히 투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공격적인 투자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배 대표는 "상당수의 주식은 당장 손실이 나도 오래 갖고 있으면 결국 이익을 볼 수 있다. 문제는 손실 난 구간에서 고통스러워서 주식을 정리한다는 점"이라며 "하이일드펀드는 연평균 8~9%의 수익을 올리는 상품으로 담아놓고 있으면 주식이 손실 나더라도 그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여유를 주고, 또 하이일드펀드에서 수익이 나면 그 수익을 믿고 주식을 더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슬기/성상훈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