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진이 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ESG 경영포럼 자문회의’에서 ESG 경영 수준을 끌어올릴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서 자문위원장을 맡은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진이 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ESG 경영포럼 자문회의’에서 ESG 경영 수준을 끌어올릴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서 자문위원장을 맡은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안착시키려면 대기업의 힘만으론 부족하다.”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ESG 경영포럼 자문회의’에서 꺼낸 얘기다.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지원 중심으로 ESG 정책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발언이다. 잘하는 대기업에는 인센티브가, 방향을 잡지 못하는 중견·중소기업엔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CEO들의 공통된 주문이었다.

자문위원장을 맡은 이형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은 “기업 입장에서 탄소중립은 분명히 가야 할 길이지만 정말 갈 수 있을지, 비용은 괜찮을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며 “기업이 ESG 경영을 수행할 수단이 충분히 제공되고 있는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ESG 규제에 철저한 유럽의 궁극적인 목표도 역내 산업계가 경쟁력을 가지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적극적인 산업정책으로 기업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제조와 금융, 식품, 인터넷, 유통 등 각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진 21명이 참석했다. 제조업체 소속 최고경영진은 대기업과 협력 관계인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강현 현대자동차 기획재경본부장은 “협력사 수천 개에 ESG 경영 동참을 요구하고 있지만 기준을 세우는 일이 만만찮고, 지나치게 개입하면 경영 간섭으로 비치기도 한다”며 “정부의 정책적인 가이드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김창수 GS칼텍스 지속경영실장은 “정부가 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맞춰가는 것을 기조로 삼고 중견·중소기업과 적극 소통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SG 자문위원회는 한경미디어그룹 ESG 플랫폼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조언하는 기구로, 주요 기업 최고경영진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지난해 4월부터 반기에 한 번 자문회의를 열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