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美 상징성 있는 뤼옌쑹, 신화통신 편집책임자 맡게 돼
나토 中대사관 오폭 생존기자, 中관영매체 총편집장 돼
1999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에 의한 유고슬라비아 주재 중국대사관 오폭때 현장에서 구사일생으로 생존했던 인사가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이하 신화통신)의 보도 총책임자가 됐다.

8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뤼옌쑹(55) 중앙선전부 부부장을 신화통신 총편집장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신화통신은 당과 정부의 통제를 받는 중국 미디어 보도의 '기준' 역할을 하는 중국의 대표 매체다.

뤼 신임 총편집장은 베이징대 졸업후 1989년 인민일보에 입사해 코소보 분쟁 당시 현지에 종군기자로 파견됐으며, 1996년부터 2000년까지 인민일보의 주 유고슬라비아 특파원으로 재직했다.

코소보 분쟁이 한창이던 1999년 5월 7일 미국이 이끄는 나토군에 의한 유고슬라비아 주재 중국대사관 폭격으로 중국 기자 3명 포함 17명이 숨졌을 때 대사관에 체류중이었던 그는 현장에서 중국인 기자로는 유일한 생존자였다고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가 전했다.

대사관이 폭격 당한지 약 15분후 뤼 총편집장은 관련 소식을 국내로 타전하는 직업 정신을 보였고, 이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다.

당시 미국은 오폭이라고 해명했으나, 중국은 고의적인 조준 폭격이라며 원인 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주장해 양국 관계가 크게 긴장됐다.

중국은 한동안 반미 감정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피폭 사건에 대해 사실상 침묵 모드를 유지했으나 미국과의 갈등이 깊어진 수년 전부터 이례적으로 사건을 재조명하고 있다.

따라서 미중 갈등 심화 속에 뤼 총편집장이 갖는 대미 상징성이 이번 인선에 하나의 고려 요인으로 작용했을지 관심을 모은다.

대사관 피폭 사건 이후 뤼 총편집장은 인민일보 부총편집장, 산시(山西)성 선전부 부장, 중앙선전부 부부장 등을 역임하며 승승장구했고 이번에 중국 관영 미디어의 핵심 자리에 올랐다.

뤼 신임 총편집장의 전임자인 푸화(58)는 신화통신 사장으로 영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