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암호화폐 ‘루나 폭락 사태’를 계기로 스테이블코인이 주목받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1달러에 가치가 고정돼 있어 코인 투자수익을 지급할 때나 거래 시 활용되는 암호화폐를 말한다. 업계에선 투자자들이 코인 투자에 앞서 스테이블코인의 운영 주체와 담보자산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암호화폐거래소 코빗의 리서치센터는 9일 펴낸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블록체인의 기본 개념인 ‘탈중앙화’와 ‘효율성’을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2위인 USDC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를 관계사로 둔 서클재단이 전면에 나서 발행량과 담보를 관리하고 있다. 1달러 가치가 붕괴되지 않도록 발행량 이상의 현금과 3개월 미만 국채를 담보로 준비해놨다. 서클재단이 관리하는 만큼 ‘탈중앙화’도 포기한 구조다.

보고서는 코인에 투자하기 전에 해당 코인과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외부 충격에도 얼마나 가치를 방어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담보가 없는 스테이블코인은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담보가 있더라도 담보의 규모와 자산 구성 비율, 건전성을 뜯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담보의 유동성이나 환금성이 낮거나 장부상 가치에 비해 실제 회수 가치가 손상될 여지가 있다면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의 활용도가 다양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예치뿐 아니라 결제, 송금 등 여러 분야에서 쓰여야 급격하게 인출될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한편 테라USD와의 연동이 깨진 루나 2.0은 연일 가치가 폭락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해외 거래소에 17.8달러에 상장된 지 열흘 만에 3달러까지 내려앉았다. 루나 발행업체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는 투자자들 항의에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