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전원주·이순재·이미자·신동엽·태진아 등 빈소 찾아
유족 지켜보는 가운데 입관식…"평생 대중문화에 헌신하신 분"
'사람 부자' 송해 빈소에 스타들 조문행렬…"쫓아갈 수 없는 분"(종합)
원조 '국민 MC' 송해(본명 송복희·95)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9일에도 연예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송해가 생전에 자신을 '사람 부자'라고 칭했던 것처럼 이날 빈소에는 오전부터 배우 최불암, 이순재, 전원주, 방송인 전현무, 임성훈, 코미디언 김숙, 가수 이미자, 이찬원 등 후배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오후에도 코미디언 문세윤, 김민경, 유민상, 홍윤화, 김수영, 이승윤, 박나래, 김국진, 이홍렬, 가수 태진아, 송대관, 인순이, 장윤정, 팝핀현준, 조명섭, 문희옥, 김국환, 박상철, 박진도, 이박사, 배우 조춘, 방송인 이상용 등이 줄줄이 빈소를 찾았다.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 손담비 노래를 불러 '할담비'로 유명해진 지병수씨, 국악인 신영희, 박애리,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 김문오 대구 달성군수,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조원진 전 국회의원 등도 발걸음을 했다.

송해를 따랐던 후배들과 지인들은 그를 '아버지', '큰형님'이라고 부르며 생전의 따뜻하고 인자했던 고인을 추모했다.

송대관은 "우리 아버지 같은 분이 세상을 떠났다.

몇십 년을 같이 지낸 사이라 눈물을 많이 흘렸다"며 슬퍼했다.

태진아 역시 "우리 연예계에 큰 별이 졌다"며 "아버님(송해)이 무거운 짐 내려놓으시고 편안하게 잘 계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975년 민속백일장에서 송해를 처음 만나 인연을 이어왔다는 신영희는 "한국의 아름다운 대중의 아버지가 가셨다"며 "백 살까지만 사셨으면 (아쉬움이) 덜할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팝핀현준도 아내 박애리와 함께 빈소를 찾아 "선생님이 덕담하시면, (사람들이) 그 덕담을 가슴에 새기는 분위기여서 큰 사람이고 큰어른이라고 생각했다"며 "'전국노래자랑'(이 현장 녹화를) 다시 시작하면 선생님께 춤추러 가자고 하려고 했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람 부자' 송해 빈소에 스타들 조문행렬…"쫓아갈 수 없는 분"(종합)
송해를 친형님처럼 모셨다는 조춘은 "엊그제만 해도 건강히 지내시라고 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갑자기 이렇게 가셨다"며 "코미디계의 별이 졌다"고 했다.

지병수씨도 "형님이 연세가 있으시니, 호상이라고 생각한다"며 "(먼저 떠난) 아들도, 사모님도 볼 수 있는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고 작별 인사를 했다.

MC로 활동 중인 후배들은 송해의 능수능란한 진행 실력을 따라갈 수 없다며 '최고의 MC'라고 극찬했다.

전현무는 조문을 마치고 나오며 "평생 해도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며 "어떤 영역에 있든, 어떤 나이대든 (출연자들을) 편안하게 해주셨다.

그 모두를 똑같이 진행하는 게(대하는 게) MC로서는 쉽게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임성훈 역시 "쫓아가고 싶어도 쫓아갈 수 없는 선배님이셨다"며 "100세가 되셨을 때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축하드리고 싶었는데 마음이 안 좋다"고 안타까워했다.

송해를 알고 지낸 이들은 그가 무명의 후배부터 오래된 인연까지 살뜰하게 챙겼다고 전했다.

송해와 젊은 시절 지방 공연을 여러 차례 다녔다는 가수 이미자는 "1960년대 지방의 낙후된 곳에서 추울 때나 더울 때나 같이 공연하면서 고생스러운 시간을 함께 지냈다"고 회고했다.

이어 "얼마 전에 전화하셔서 식사를 같이하자고 하셨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더 아쉽다"며 "아이나 어른이나, 지성인이나 보통 사람이나 가림(차별) 없이 대해주셨고 그렇게 살아오셨다"고 전했다.

'사람 부자' 송해 빈소에 스타들 조문행렬…"쫓아갈 수 없는 분"(종합)
방송을 함께 한 적은 없지만, 오래전부터 송해와 친분을 맺어온 이순재는 "희극뿐만 아니라 MC로도 상징적인 분으로 대중문화의 핵"이라고 고인을 평가했다.

이어 그는 "송해 선생님이야말로 입체적으로 당신의 역할을 다하셨다"며 "평생 이 분야를 위해 헌신하시고 마무리하셨다"고 말했다.

송해가 각별히 아끼던 후배 '뽀빠이' 이상용은 "국보를 도둑맞은 기분이다.

영안실을 수십 년간 가봤는데 오늘처럼 허망한 건 처음"이라고 했다.

박나래는 한참 말을 잇지 못하다 "제가 무명도 길었고 일도 많지 않았는데 송해 선생님 분장을 하고 함께 무대에 선 적이 있다"며 "선생님이 굉장히 많이 웃어주시고,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북돋아 주셔서 그때 큰 힘을 얻었고, 아직도 감사한 마음이 있다"고 울먹였다.

이날 오후 3시 30분께 고인의 두 딸과 손녀 등 유족과 스님, 목사가 참석한 가운데 입관식이 치러졌다.

유족들은 안경을 벗고 삼베옷을 입은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봤다.

95세의 나이에 '현역 MC'로 활동해 온 송해는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쓰러져 타계했다.

장례는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葬)으로 3일간 치러지며 영결식은 10일 오전 4시 30분에 진행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