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원·달러 환율 1% 오르면 물가 상승률 0.06%p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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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9%는 환율 탓
"2월 이후 환율상승 속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빨라"
"기대인플레도 임금·제품가격 통해 물가에 압력…더 커질수도" 한국은행은 최근 원/달러 환율과 기대인플레이션의 가파른 상승이 물가 오름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9일 진단했다.
원/달러 환율이 1% 오를 때마다 물가 상승률은 0.06%포인트(p) 높아지고,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3∼4분기의 시차를 두고 물가를 다시 끌어올린다는 분석도 소개했다. ◇ 원/달러 환율, 2월 이후 하루 1.15원↑
한은이 이날 공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환율 상승기(2020년 12월∼2022년 5월)의 원/달러 환율 상승 폭은 183원, 상승 속도는 하루 0.51원으로 조사됐다.
과거 상승기(3개월 이상 환율이 오르고 원화 절하율이 10% 이상인 기간)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게, 완만히 올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하지만 2월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후로만 보면, 환율 상승 속도가 하루 1.15원에 이르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승기 가운데 가장 빨랐다.
오른 환율이 수입품 가격 등을 통해 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환율의 물가 전가율(원/달러 환율 또는 명목실효환율 1% 변동 시 물가상승률의 변동)은 금융위기 이후 추세적으로 낮아져 2020년 '제로(0)'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다시 높아져 올해 1분기 현재 0.06에 이르렀다.
원/달러 환율이 1% 오르면 물가 상승률도 0.06%포인트(p) 높아진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위기 회복 과정에서 공급 병목과 전반적 물가 오름세 확대가 겹쳐 기업이 가격을 전가하려는 경향이 과거 저물가 시기보다 강해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3.8%) 가운데 약 9%(0.34%포인트)는 물가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환율의 물가 전가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향후 환율 상승이 국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에 미치는 영향에 보다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기대인플레 급등 3분기 후 급여에 가장 큰 영향"
경제주체들의 미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도 또 다른 물가 상승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은은 "최근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경제 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이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일부 작용하고 있고, 앞으로 그 압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의 VAR(벡터 자기회귀 모형) 분석 결과 현재의 단기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 전망치) 수준은 1∼4분기 전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받고, 3∼4분기 후 물가에 다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최근처럼 물가 상승 속도가 빠른 시기에는 경제 주체들이 새로운 물가 정보를 자신의 기대에 빨리 반영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과 물가 사이 상호작용이 더 강해진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물가 상승기에 언론 기사 등을 통해 물가 관련 정보가 더 많이 제공되는 데다, 실질소득 감소로 경제주체의 물가 정보에 대한 민감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기업의 임금과 제품가격의 인상 압력도 키운다.
한은은 "기대인플레이션 충격(급등)은 정액 급여에 3분기 후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임금 경로를 통한 물가상승 압력이 앞으로 점차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최근 판매가격 전망 BSI(기업경기 실사 지수)가 이미 큰 폭 오른 가운데, 생산자물가의 인상 품목 비중도 늘어나고 인상 폭도 예년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인플레이션 충격의 영향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
"2월 이후 환율상승 속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빨라"
"기대인플레도 임금·제품가격 통해 물가에 압력…더 커질수도" 한국은행은 최근 원/달러 환율과 기대인플레이션의 가파른 상승이 물가 오름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9일 진단했다.
원/달러 환율이 1% 오를 때마다 물가 상승률은 0.06%포인트(p) 높아지고,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3∼4분기의 시차를 두고 물가를 다시 끌어올린다는 분석도 소개했다. ◇ 원/달러 환율, 2월 이후 하루 1.15원↑
한은이 이날 공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환율 상승기(2020년 12월∼2022년 5월)의 원/달러 환율 상승 폭은 183원, 상승 속도는 하루 0.51원으로 조사됐다.
과거 상승기(3개월 이상 환율이 오르고 원화 절하율이 10% 이상인 기간)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게, 완만히 올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하지만 2월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후로만 보면, 환율 상승 속도가 하루 1.15원에 이르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승기 가운데 가장 빨랐다.
오른 환율이 수입품 가격 등을 통해 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환율의 물가 전가율(원/달러 환율 또는 명목실효환율 1% 변동 시 물가상승률의 변동)은 금융위기 이후 추세적으로 낮아져 2020년 '제로(0)'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다시 높아져 올해 1분기 현재 0.06에 이르렀다.
원/달러 환율이 1% 오르면 물가 상승률도 0.06%포인트(p) 높아진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위기 회복 과정에서 공급 병목과 전반적 물가 오름세 확대가 겹쳐 기업이 가격을 전가하려는 경향이 과거 저물가 시기보다 강해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3.8%) 가운데 약 9%(0.34%포인트)는 물가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환율의 물가 전가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향후 환율 상승이 국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에 미치는 영향에 보다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기대인플레 급등 3분기 후 급여에 가장 큰 영향"
경제주체들의 미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도 또 다른 물가 상승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은은 "최근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경제 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이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일부 작용하고 있고, 앞으로 그 압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의 VAR(벡터 자기회귀 모형) 분석 결과 현재의 단기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 전망치) 수준은 1∼4분기 전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받고, 3∼4분기 후 물가에 다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최근처럼 물가 상승 속도가 빠른 시기에는 경제 주체들이 새로운 물가 정보를 자신의 기대에 빨리 반영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과 물가 사이 상호작용이 더 강해진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물가 상승기에 언론 기사 등을 통해 물가 관련 정보가 더 많이 제공되는 데다, 실질소득 감소로 경제주체의 물가 정보에 대한 민감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기업의 임금과 제품가격의 인상 압력도 키운다.
한은은 "기대인플레이션 충격(급등)은 정액 급여에 3분기 후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임금 경로를 통한 물가상승 압력이 앞으로 점차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최근 판매가격 전망 BSI(기업경기 실사 지수)가 이미 큰 폭 오른 가운데, 생산자물가의 인상 품목 비중도 늘어나고 인상 폭도 예년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인플레이션 충격의 영향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