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진아 워시스왓 공동대표
남궁진아 워시스왓 공동대표
“우리만의 관점, 우리만의 해석을 가지고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남궁진아 워시스왓 공동대표는 “마케팅 하다 보면, ‘경쟁사가 이번에 유명한 인플루언서랑 PPL 하던데, 대기업이랑 제휴하던데’ 같은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듣게 된다”며 “그럴수록 조급해하지 말고 중심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궁 대표는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지, 우리 서비스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하고 있는지 같은 일의 본질을 알 수 있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자기만의 정의를 내리고 그것을 동료들과 공유하면서 생각을 단단하게 만드는 연습이 꾸준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같은 가치라도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마케팅 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궁 대표는 나인플라바 기획팀장을 거쳐 2015년 워시스왓을 공동 창업해 공동대표로서 고객 경험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Q: 회사를 소개하면

A: 설립 8년차 대한민국 넘버원 모바일 세탁소다. 고객이 자기 전에 주문하고 모레 새벽에 배송받는 언택트 세탁 서비스인 세탁특공대를 운영한다.

지난해말 기준 누적 주문 100만 건을 돌파했고 연 매출 170억 원을 기록했다. 연 평균 성장률이 175%에 달한다. 대면 서비스가 필수적인 로컬 세탁소와 밀폐된 공간에 여러 사람이 모이는 빨래방과 달리 언택트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Q: 브랜드 캠페인은

A: 첫 브랜드 캠페인은 2019년 3월 대홍기획과 함께 한 ‘2회용 세탁비닐’ 업사이클링 캠페인이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세탁비닐을 새로운 용도로 다시 한 번 쓰게 하는 취지였다.

세탁비닐은 그 자체를 없애면 좋겠지만 세탁 후 고객에게 배송되기 전까지 먼지나 각종 오염물질에서 세탁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 그래서 세탁특공대에서는 처음부터 다음 세탁물을 담을 가방으로 활용해 달라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대홍기획과 함께 하면서 재활용 쓰레기 봉투로 용도를 확장해 ‘벗기는 순간 재활용봉투’라는 카피를 포장지에 담게 됐다. 특별히 마케팅적 성과를 기대하고 한 일은 아니고 고객들이 좋아할만한 일을 재미있게 해보자고 한건데 자연스럽게 PR이 되고 여러 광고제 수상까지 이어지면서 브랜드 인지도에 영향을 줬다. 당분기 CPA가 전년 대비 평균 20% 가량 줄었다.

Q: 옥외광고 채널을 활용하는데

A: 첫 브랜드 캠페인 이후로 고객을 선발해 한 달 동안 세탁노동에서 해방시키고 그 체험기를 공유하는 ‘세탁없이 한 달 살기’, 가장 오래된 옷을 제보하는 ‘최장수씨를 찾습니다’ 같은 캠페인을 벌이면서 ‘세특스러운’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효과적으로 노출할 채널을 찾다가 저희 타깃과 가장 가까운 매체인 엘리베이터 TV나 버스정류장, 지하철보드같은 옥외광고 채널을 집행하게 됐다.

스타트업에서 성과 측정이 안 되는 매체에 예산을 편성하는 게 사실은 정말 정말 어려운 결정이다. 성과 측정을 위해서 광고에 쿠폰 코드를 넣어 트래킹해보기도 했지만 결과가 기대이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탁이 필요한 순간’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야 한다고 생각해 장기간 집행을 결심했다.

실제로 집중적으로 OOH 편성했을 때 브랜드 키워드 검색량이 늘어나고, 페이드채널 성과도 10~15% 개선됐다. 앱 순위나 매출 등 모든 면에서 1등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


Q: 워시스왓 마케팅의 강점은

A: 첫째는 퍼포먼스, 콘텐츠, 브랜드가 원팀으로 구성되어 마케터와 디자이너가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일한다는 점이다. 둘째는 모든 마케팅 성과를 다함께 공유하며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서 특정 크리에이티브의 성과가 좋거나 나쁘면 콘텐츠 마케터와 브랜드 마케터, 디자이너가 모두 그 내용을 참고해서 다음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아이디어를 함께 낸다거나, 리텐션이 높은 고객 그룹의 특성을 찾으면 다함께 공유하고 각자 영역에서 해당 정보를 활용해 적용한다.

마지막으로 마케팅 예산에 특별히 제한을 두지 않는다. 물론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달성해야 하는 고객획득 목표에 따라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다.

Q: ‘베팅’ 문화를 소개하면

A: 개인의 오너십을 강조하는 것이다. 분기 목표가 정해지면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하고, 방향이 잡히면 그 다음은 각자 맡은 역할에따라 자신의 ‘전술’을 정한다.

일종의 개인 프로젝트인 셈이다. 프로젝트의 목적과 목표, 방법에 대해 원페이지로 정리해서 팀에 ‘베팅’을 하는데, 피드백을 최대한 많이 받기 위해서다.

‘난 이 문제가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해결하려고 하는데 당신 생각은 어때?’인 것이다. 나와 팀의 리소스를 지금 여기에 쓰자는 것이라서 ‘베팅’이라는 말을 쓴다. 미팅에서 충분한 논의가 오가면 문서를 보강해서 리소스를 받고 이 프로젝트의 오너가 되어 실제 업무에 착수한다.

Q: 마케팅이 서비스 변화 주도한 사례는

A: 주문전환율을 분석해 봤더니 친구초대를 통한 그룹에서 전환율이 거의 20% 가까이 높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친구초대 혜택을 개선하고 노출되는 위치나 로직을 변경해서 친구초대를 시도하는 모수를 10배 이상 늘린 일이있었다.

이렇게 프로덕트에 영향을 주는 프로젝트라도 목적과 목표가 분명하면 Product Owner의 도움을 받아 마케팅 주도로 시도할 수 있다.

■ Interviewer 한 마디

남궁진아 공동대표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말을 회사 내에서 많이 사용한다고 했다.

남궁 대표는 “세탁특공대가 처음 나왔을 때도 그렇고, 세탁뿐만아니라 옷을 관리하는 의생활 전반을 혁신하겠다는 지금의 비전도 그렇고, 이전에는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일이라서 정답이 없고, 그런 만큼 어렵고 힘들다”며 “그래서 어떤 실패에도, 어떤 상황에도 어떻게든 이 악물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내는 정신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그는 “혹자는 극한의 오너십이라고도 하고, 그릿(Grit)이라고도 하는데 쉬운말로 집념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남궁 대표처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느라 고군분투하는 도전자들을 응원한다.

장경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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