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제 어려움을 인정하고 방역과 경제 사이의 균형을 강조했다고 중국 관영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10일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8일 쓰촨성 시찰에서 '전염병 방역과 경제사회 발전의 통일적 계획'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난 1일 지진이 발생해 4명이 사망한 쓰촨성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방문했다.

시 주석은 지방 관리들을 만난 자리에서 "현재 경제 발전이 직면한 약간의 어려움을 단호히 극복하고 취업과 사회보장, 빈곤층 지원에 총력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제로 코로나' 방역 성과를 고수해야 한다고도 지시했다. 관영매체들의 이런 보도는 '제로 코로나'를 강조해온 그동안의 기조와는 차이가 있다.

시 주석은 그동안 최근까지 국정 운영에서 경제보다는 방역에 힘을 실어 왔다. 지난달 5일 중국공산당 최고위급 회의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도 그는 '제로 코로나' 방침을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화통신은 당시 회의 결과 보도의 대부분을 방역 정책에 할애했으며 마지막 한 줄에 '회의에선 다른 사항도 논의했다'고 언급해 시 주석이 방역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쓰촨 시찰 보도에선 경제 문제에 대한 시 주석의 관심을 대거 보도했다. 시 주석은 "중국인의 밥그릇은 자신의 손안에 있어야 한다"며 식량안보를 언급했다. 또 이빈대학교를 방문해선 대졸자 취업 안정을, 지역 강소기업 지미광전에서는 과학기술 혁신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빈대에서 "지금은 대졸자 취업이 중요한 단계"라며 "학교와 기업을 비롯한 해당 부서는 일자리를 더 많이 발굴하고 취업 지도를 세심하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미광전에서는 "경제가 직면한 어려움을 단호히 극복해 취업·사회보장·빈곤가정 지원 등의 업무와 사회 안정을 유지하는 각종 업무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여파로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경제와 방역의 균형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상하이 봉쇄 등 여파로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5.5%)를 달성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는 와중에 다음 달이면 사회에 진출하는 대학 졸업생이 지난해보다 167만명이나 많은 1076만명에 달한다.

중국 취업사이트 즈롄자오핀에 따르면 가을에 새 학년을 시작하는 중국은 올해 취업 시즌(3∼4월)에서 대졸자 취업률이 46.7%로 작년의 62.8%보다 16.1%포인트 줄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