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시장이 급성장하자 좋은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 제작자가 뭉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적 스토리와 재미, 작품성을 버무린 영화가 쏟아져나온 겁니다. 개방 이전에도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 없지 않지만, 2006년 이후 1000만 관객과 수백만 관객을 끈 영화가 엄청 많아졌습니다. 시장 개방으로 한국 영화가 죽기는커녕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가 말한 대로 ‘도전과 응전’이 나타난 것이죠. 한국 영화 시장이 커지자 할리우드 배우들이 작품을 들고 홍보하러 방한(訪韓)하기도 했습니다.

1000만 관객이 든 최초의 작품은 2003년 개봉한 ‘실미도’입니다. 1100만 명이 봤습니다.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는 관객 117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2005년 ‘왕의 남자’는 1200만 명을 돌파했죠. 2006년 ‘괴물’은 1300만 명이었습니다. 이후 ‘해운대’ ‘도둑들’ ‘국가대표’ ‘과속스캔들’ ‘써니’ ‘최종병기 활’ ‘아저씨’ ‘명량’ ‘국제시장’ ‘베테랑’ ‘극한직업’ ‘광해-왕이 된 남자’ ‘7번방의 선물’ ‘암살’ ‘신과 함께-죄와 벌’ 등이 최소 수백만 명, 대부분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들였습니다. 이 중 이순신 장군 일대기를 그린 ‘명량’은 1700만 명 이상이, 6·25전쟁 피난민의 삶을 다룬 ‘국제시장’은 1400만 명 이상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