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 금리 인상 하나…강한 '매파 본색' 드러낸 한은 총재 [조미현의 외환·금융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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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취임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매파(통화 긴축 선호)인지 비둘기파(완화 선호)인지' 묻는 말에 "매파, 비둘기파로 나누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경제 상황의) 데이터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으며, 그 상황에서 정부와 어떻게 정책 조합을 잘 조율할지 봐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는 데이터가 변하는 것에 따라 어떤 때는 매파, 어떤 때는 비둘기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가 취임한 지 한 달 반이 지난 지금, 그가 매파 본색을 숨기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으로 처음 의사봉을 잡은 이 총재는 "현재까지 성장보다는 물가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크게 예상된다"며 "이번 금통위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지난 10일 한은 창립 72주년 기념식에서는 이 총재의 보다 더 강한 매파적 발언이 나왔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돌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정상화 속도와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더 이상 우리가 선제적으로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한국은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해 왔다"는 이 총재의 기존 입장보다 매파적 색채가 짙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5차례 인상해 왔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연 0.5%에서 연 1.75%로, 9개월 만에 1.25%포인트가 인상됐다.
올해 들어와서야 기준금리 인상에 시동을 건 미국 등에 비춰보면 한은이 선제적으로 대응한 건 사실이다. 미국은 3월 연 0.25%에서 연 0.50%로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5월에는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단 두차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0%로 끌어올렸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이달과 다음 달에도 빅스텝을 예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불과 4개월 만에 기준금리는 연 2%로 치솟게 된다. 한국이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선제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했다는 호평이 나온 이유다. 이 총재는 기념사에서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2~3% 수준의 오름세를 나타내었을 당시 우리가 다른 나라 중앙은행보다 더 먼저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먼저 출발한 이점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실기하지 않도록 정교하게 정책을 운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금리 인상에 더욱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 총재는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취약계층의 고통이 수반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도 "금리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더욱 확산한다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성장과 물가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정책 운용의 민첩성을 유지하면서도 경제 상황 변화에 따른 유연성도 함께 높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현재의 한은의 역할과 관련, "인플레이션 파이터(inflation fighter)로서의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이 다시금 중요해지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지난 4, 5월 15년 만에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데 이어 다음 달에도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이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를 올리면, 사상 처음으로 3연속 금리 인상을 기록하게 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이 총재가 취임한 지 한 달 반이 지난 지금, 그가 매파 본색을 숨기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으로 처음 의사봉을 잡은 이 총재는 "현재까지 성장보다는 물가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크게 예상된다"며 "이번 금통위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지난 10일 한은 창립 72주년 기념식에서는 이 총재의 보다 더 강한 매파적 발언이 나왔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돌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정상화 속도와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더 이상 우리가 선제적으로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한국은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해 왔다"는 이 총재의 기존 입장보다 매파적 색채가 짙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5차례 인상해 왔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연 0.5%에서 연 1.75%로, 9개월 만에 1.25%포인트가 인상됐다.
올해 들어와서야 기준금리 인상에 시동을 건 미국 등에 비춰보면 한은이 선제적으로 대응한 건 사실이다. 미국은 3월 연 0.25%에서 연 0.50%로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5월에는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단 두차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0%로 끌어올렸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이달과 다음 달에도 빅스텝을 예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불과 4개월 만에 기준금리는 연 2%로 치솟게 된다. 한국이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선제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했다는 호평이 나온 이유다. 이 총재는 기념사에서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2~3% 수준의 오름세를 나타내었을 당시 우리가 다른 나라 중앙은행보다 더 먼저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먼저 출발한 이점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실기하지 않도록 정교하게 정책을 운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금리 인상에 더욱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 총재는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취약계층의 고통이 수반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도 "금리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더욱 확산한다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성장과 물가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정책 운용의 민첩성을 유지하면서도 경제 상황 변화에 따른 유연성도 함께 높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현재의 한은의 역할과 관련, "인플레이션 파이터(inflation fighter)로서의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이 다시금 중요해지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지난 4, 5월 15년 만에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데 이어 다음 달에도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이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를 올리면, 사상 처음으로 3연속 금리 인상을 기록하게 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