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에 대해 “노사가 자율적으로 풀어가야 할 사안”이라며 “정부가 여론에 따라 노사 문제에 깊이 개입하면 노사가 원만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역량이 축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출근길에 나흘째 파업을 벌이는 화물연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기업 피해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노사 어느 한쪽을 지원하기 위해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받아들여졌다.

윤 대통령은 “그간 정부의 입장이라든가 개입이 결국은 노사 관계와 그 문화를 형성하는 데 과연 바람직했는지 의문이 많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이 노동계에 적대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노동에 대해 적대적인 사람은 정치인이 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사용자나 노동자 모두 불법행위를 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날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정부는 당사자 간 원만한 조정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할 뿐 운임을 결정하는 교섭 당사자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안전운임제 개편에 대해 정부가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안전운임제 개편은) 국회가 결론을 내고 조정해야 할 문제”라며 “(노동계 요구대로) 일몰 자체를 없애고 영원히 적용할 순 없다”고 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생산·물류 차질 등 관련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 범정부적 대응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를 지원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 장관은 오히려 화물연대와 관련해 ‘파업’ 대신 ‘운송 거부’라는 표현을 썼다. 화물 차주는 노동자가 아니고 화물연대도 노동조합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화물연대의 이번 행동은 노동법이 보장하는 ‘파업’이 아니라는 의미다.

좌동욱/이혜인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