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어 잘했다면…" 2조에 회사 판 한국인 대표의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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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르 신화' 쓴 안상일 대표 "영어 죽어라 공부하길"
IPO 대신 매각한 이유? …"살아남고 싶었다"
IPO 대신 매각한 이유? …"살아남고 싶었다"
"투자자로부터 '샘(안상일 대표의 영어 이름)이 영어를 잘했다면 회사가 훨씬 더 컸을 텐데…'라는 말까지 들었어요."
영상 채팅 앱 '아자르'로 미국 매치그룹에 2조원에 인수된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의 안상일 대표는 10일 "글로벌 사업을 하면서 가장 후회됐던 게 영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른바 '아자르 신화'를 쓰면서 유명해진 인물이다. 지난해 매치그룹이 아자르 개발사인 하이퍼커넥트의 지분 100%를 17억2500만달러에 사들이면서 '잭팟'을 터뜨렸다. 지금은 매치그룹 내에서 아자르 사업을 이끌고 있는 그가 글로벌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창업자들에게 해줄 조언은 무엇일까.
그는 10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로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에서 "하이퍼커넥트 창업팀은 모두 비유학파, 엔지니어 출신으로 글로벌 경험도 없고 영어도 못했다"며 "만약 글로벌 시장에 관심이 있는 창업자라면 영어는 죽어라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창업자가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잘 못한다는 건 참 힘든 일"이라며 "투자자들로부터 샘(자신의 영어 이름)이 영어를 잘했다면 회사가 훨씬 더 커졌을 것이란 얘기까지 들었다"고 했다.
그는 회사 운영 과정에서 겪었던 두 번째 후회를 '글로벌 관점이 부족했던 점'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남성에겐 여성을, 여성에겐 남성을 매칭해주는 방식의 '프리미엄'이라는 유료화 모델을 도입했는데 글로벌 성평등에 어긋나더라"라며 "글로벌 관점에선 다양한 성 정체성이 있고, 문화마다 차이가 크다. 이 부분을 간과하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문제를 뒤늦게 인식하고 서비스 내용을 바꾸고 서비스 명칭도 수정했다. 안 대표는 "한국에서 영업했던 관점을 글로벌 시장에 적용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세 번째 조언으로는 서비스가 '간편한 해외 로컬라이징'이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아자르 서비스는 (다른 국가들에) 이식하기 쉬웠다. 다른 문화권이라고 해도 언어만 바꾸면 크게 바꿀 게 없었다"며 "작은 스타트업이 전 세계에 서비스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컨대 이커머스의 경우 나라마다 상황도 다르고 선호하는 스타일도 다르다"며 "국가마다 다른 기능을 넣어서 앱이 무거워지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사업은 실패해도 경영에 실패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이어 "많은 창업자들이 한 아이템에 꽂히고 해당 서비스에 몰입하다 보면 자신은 꼭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지만 실패할 확률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패를 염두에 두고 경영 계획을 짜는 걸 추천한다"며 "하이퍼커넥트가 자금이 급하지 않은데도 알토스벤처스와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펀딩을 받았던 건 24개월간 비상금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했다.
기업공개(IPO) 대신 회사를 매각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그는 "상장그룹 대표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보다 더 강했던 게 바로 살아남고 싶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매각 당시 회사 인원이 300명이었는데 글로벌 사업을 하기엔 사람과 자본, 경험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그때 매치그룹이 '우리와 손잡으면 문제를 풀어줄 수 있다'고 설득했다"며 "개인적으로 직상장을 못해본 건 창업자 커리어로서는 살짝 아쉽지만 지금 봐도 (매각은)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이퍼커넥트를 인수한 매치그룹의 시가총액은 약 230억달러(29조원)다.
전 세계 새로운 사람과 만난다는 '소셜 디스커버리' 개념을 앞세워 시장을 개척해온 하이퍼커넥트의 아자르는 현재 230개국 19개 언어로 서비스 되고 있다. 아자르 누적 다운로드 건수만 5억4000만회를 넘어섰다. 아자르는 국가·문화·언어·성별 등과 관계없이 유사한 관심사를 지닌 사람들과 영상으로 대화할 수 있는 게 특징으로 특히 중동 지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영상 채팅 앱 '아자르'로 미국 매치그룹에 2조원에 인수된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의 안상일 대표는 10일 "글로벌 사업을 하면서 가장 후회됐던 게 영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른바 '아자르 신화'를 쓰면서 유명해진 인물이다. 지난해 매치그룹이 아자르 개발사인 하이퍼커넥트의 지분 100%를 17억2500만달러에 사들이면서 '잭팟'을 터뜨렸다. 지금은 매치그룹 내에서 아자르 사업을 이끌고 있는 그가 글로벌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창업자들에게 해줄 조언은 무엇일까.
그는 10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로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에서 "하이퍼커넥트 창업팀은 모두 비유학파, 엔지니어 출신으로 글로벌 경험도 없고 영어도 못했다"며 "만약 글로벌 시장에 관심이 있는 창업자라면 영어는 죽어라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창업자가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잘 못한다는 건 참 힘든 일"이라며 "투자자들로부터 샘(자신의 영어 이름)이 영어를 잘했다면 회사가 훨씬 더 커졌을 것이란 얘기까지 들었다"고 했다.
그는 회사 운영 과정에서 겪었던 두 번째 후회를 '글로벌 관점이 부족했던 점'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남성에겐 여성을, 여성에겐 남성을 매칭해주는 방식의 '프리미엄'이라는 유료화 모델을 도입했는데 글로벌 성평등에 어긋나더라"라며 "글로벌 관점에선 다양한 성 정체성이 있고, 문화마다 차이가 크다. 이 부분을 간과하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문제를 뒤늦게 인식하고 서비스 내용을 바꾸고 서비스 명칭도 수정했다. 안 대표는 "한국에서 영업했던 관점을 글로벌 시장에 적용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세 번째 조언으로는 서비스가 '간편한 해외 로컬라이징'이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아자르 서비스는 (다른 국가들에) 이식하기 쉬웠다. 다른 문화권이라고 해도 언어만 바꾸면 크게 바꿀 게 없었다"며 "작은 스타트업이 전 세계에 서비스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컨대 이커머스의 경우 나라마다 상황도 다르고 선호하는 스타일도 다르다"며 "국가마다 다른 기능을 넣어서 앱이 무거워지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사업은 실패해도 경영에 실패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이어 "많은 창업자들이 한 아이템에 꽂히고 해당 서비스에 몰입하다 보면 자신은 꼭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지만 실패할 확률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패를 염두에 두고 경영 계획을 짜는 걸 추천한다"며 "하이퍼커넥트가 자금이 급하지 않은데도 알토스벤처스와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펀딩을 받았던 건 24개월간 비상금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했다.
기업공개(IPO) 대신 회사를 매각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그는 "상장그룹 대표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보다 더 강했던 게 바로 살아남고 싶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매각 당시 회사 인원이 300명이었는데 글로벌 사업을 하기엔 사람과 자본, 경험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그때 매치그룹이 '우리와 손잡으면 문제를 풀어줄 수 있다'고 설득했다"며 "개인적으로 직상장을 못해본 건 창업자 커리어로서는 살짝 아쉽지만 지금 봐도 (매각은)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이퍼커넥트를 인수한 매치그룹의 시가총액은 약 230억달러(29조원)다.
전 세계 새로운 사람과 만난다는 '소셜 디스커버리' 개념을 앞세워 시장을 개척해온 하이퍼커넥트의 아자르는 현재 230개국 19개 언어로 서비스 되고 있다. 아자르 누적 다운로드 건수만 5억4000만회를 넘어섰다. 아자르는 국가·문화·언어·성별 등과 관계없이 유사한 관심사를 지닌 사람들과 영상으로 대화할 수 있는 게 특징으로 특히 중동 지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