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연합뉴스는 호주 퀸즐랜드대학 화학·분자생물과학과 크리스 린케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아메리카왕저거리(Zophobas morio)'의 애벌레인 '슈퍼웜'이 폴리스타이렌을 먹어 치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생물학회'가 발행하는 저널 '미생물 유전체학'(Microbial Genomics)에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아메리카왕저거리'는 딱정벌레목 거저리과의 한 종으로 흔하게 볼 수 있고, 그 애벌레인 '슈퍼웜'이 폴리스타이렌을 먹어 치울 수 있는 이유는 장내 박테리아 효소 덕분이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슈퍼웜을 3개 그룹으로 나눠 두 그룹에는 폴리스타이렌 폼과 곡식 알곡의 껍데기인 겨를 각각 주고, 나머지 한 그룹에는 먹이를 아예 주지 않은 채 3주간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폴리스타이렌 폼을 준 그룹의 슈퍼웜이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몸무게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슈퍼웜이 폴리스타이렌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의 도움으로 가능했던 것"이라면서 "장내 여러 종의 유전체를 한꺼번에 연구하는 '메타게놈 분석법'을 활용해 폴리스타이렌과 스타이렌을 분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여러 호소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에서 기계를 이용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잘게 자른 뒤 효소를 이용해 분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는 설명이다.
린케 박사는 "슈퍼웜은 폴리스타이렌을 입으로 잘게 잘라 장내 박테리아로 소화하는 '미니 재활용 공장'과 같다"면서 "이런 과정을 거쳐 분해된 물질은 다른 미생물을 이용해 바이오플라스틱과 같은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바이오 재활용 기술이 플라스틱 재활용의 이점을 늘려 매립되는 폐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장내 박테리아를 배양해 폴리스타이렌 분해 능력을 추가 실험한 뒤 재활용 공장에서 필요로 하는 수준까지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