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한일정상회담과 관련해 강제징용 문제 등 여러 현안에 대한 자세를 판별해 대응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고 11일 공영 NHK 방송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차 방문 중인 싱가포르에서 기자단에 "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현시점에선 예정돼 있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구축해 온 한일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구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를 비롯한 한일간의 현안 해결이 급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일본으로선 지금까지의 일관된 입장에 근거해 신(新)정권과 의사소통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 측이 지금까지의 정권이 한 여러가지 일을 근거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잘 확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 등 과거사 문제가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과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위안부 합의로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이에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유효하다고 인정한 2018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등 한국 사법부 판단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달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행사에 기시다 총리도 참석하면서 한일정상회담 가능성이 점쳐진다.

기시다 총리는 샹그릴라대화 기조연설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위해 일본, 미국, 한국이 지역의 안전보장, 유엔 내 논의, 외교적 대응 등에서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대북 공조 방침을 표명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