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텔레그래프 인터뷰…핵무기 개발시 자동으로 더 제재하는 '인계철선' 제안
이스라엘 총리 "이란, 곧 핵무기 완성…서방이 계속 압박해야"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가 서방이 저지하지 않으면 이란이 머지않아 핵무기를 손에 쥐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네트 총리는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이란이 전례 없는 속도로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으며 곧 핵무기를 손에 넣는 단계에 접근하고 있다"며 영국 등 서방이 이란 정부를 계속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부인하고 있지만, 실제 핵폭탄 제조에 필요한 순도 60% 이상의 우라늄을 농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독일 등 6개국과 이란은 2015년 이란 핵 프로그램 동결·축소를 대가로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핵 합의(JCPOA)를 맺었다.

그러나 이란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새로운 제재를 가하자 핵무기 개발을 재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작년 4월부터 당사국들이 이란과 합의 복원을 협상했지만, 지난 3월 최종 조율 단계에서 교착됐다.

그러는 동안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계속하면서 핵비축 능력을 높여 '브레이크 아웃 타임'(특정 국가가 핵무기 제조를 결심한 시점부터 핵무기를 확보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수개월에서 수주로 단축됐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스라엘은 영국에 이란이 계속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핵 합의를 복원하고도 나중에 핵무기 개발을 재개하면 자동으로 더욱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하는 일종의 '인계철선' 대응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트 총리는 "서방이 압박하지 않으면 이란 정권은 곧 핵폭탄을 확보할 수 있다.

세계는 이란에 핵무기가 없어야 제재도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서방 외교관들도 이란이 비밀리에 핵무기를 제조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핵 합의 복원에 대한 기대를 접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서방 당국자들은 이란이 핵무기 완성을 제재해제를 압박할 최고의 지렛대로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평화적 용도로 핵에너지를 개발한다는 이란의 주장을 더는 믿지 않는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란은 9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핵시설을 감시하는 IAEA 카메라를 제거하겠다고 통보하며 자국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사찰을 거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