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사태’를 계기로 암호화폐거래소들이 투자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에서 코인 발행사의 의무 공시 사항을 담은 초당적 법안이 발의돼 관심을 끈다.

신시아 루미스 미 공화당 상원의원과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난 8일 암호화폐 규제 법안인 ‘책임 있는 금융혁신법’을 공개했다. 법안에 따르면 암호화폐 발행자의 이전 암호화폐 개발 경험, 과거 발행 암호화폐의 가격 추이, 예상 비용, 암호화폐 발행 경영진의 면면, 발행자의 부채 등을 의무 공시사항으로 규정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도 루나에 앞서 테라와 같은 구조의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인 ‘베이시스 캐시’를 개발했다가 루나와 똑같은 이유로 실패한 바 있다. 과거 암호화폐 개발 경험과 가격 추이를 공시할 것을 요구한 이유로 해석된다. 파산에 따른 투자자 자산 처분, 손실 위험 등도 공시하도록 요구했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지급준비금을 100% 갖추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법안은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틀을 마련하기 위한 최초의 초당적 시도다. 눈에 띄는 점은 암호화폐를 증권이 아니라 상품(commodity)으로 분류해 미 상품거래위원회(CFTC)의 관할로 뒀다는 점이다. 미 회계기준원에 은퇴 자산의 암호화폐 투자에 따른 기회 및 위험 요인을 분석해 의회와 재무부, 노동부 등에 제출하도록 한 조항도 담았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