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공무원 합격하자 여친에 이별통보 받은 전직 은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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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7·9급 경쟁률 갈수록 추락]
10년전 113대1이었던 7급 공채 올해 42대1로 '뚝'
9급 공채도 29대1...11년전의 3분의1 수준 하락세
민간기업보다 낮은 임금,공무원 연금개혁 등 영향
10년전 113대1이었던 7급 공채 올해 42대1로 '뚝'
9급 공채도 29대1...11년전의 3분의1 수준 하락세
민간기업보다 낮은 임금,공무원 연금개혁 등 영향
올해 경기도 한 지방법원으로 발령받은 9급 공무원 A씨는 최근 사귀던 여자친구로부터 이별을 통보 받았다. A씨는 직전 국내 시중은행을 다니면서 여자친구를 사귀었지만, 영업실적 압박을 견디다 못해 사표를 쓰고 공무원으로 진로를 전환했다. A씨는 "9급 월급만으로는 결혼을 할 수 없다는게 이유였다"고 울먹였다. 참고로 시중은행의 대졸 첫해 연봉은 6000만원(수당 포함)에 육박하지만, 9급 공무원 올해 1호봉 월급은 168만6500원이다.
민간기업에 비해 낮은 공무원 월급과 공무원 연금개혁 등으로 인해 공무원 경쟁률이 해마다 추락하고 있다. 여기에 청년 인구의 급감도 경쟁률 하락에 한몫하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6월 8일 2022년도 7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경쟁률이 42.7대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0년전인 2013년 113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던 7급 국가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42.7대1로 뚝 떨어진 것이다. 심지어 1979년(23.5대1) 이후 43년 만에 최저 경쟁률이다. 7급 뿐아니라 9급 공무원시험의 경쟁률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2011년 93.3대1이었던 9급 공채경쟁률은 2017년 46.5대1로 줄어들었고, 급기야 올해는 29.2대1로 30대1 밑으로 추락했다.
◆7·9급 국가공무원 경쟁률 하락세
올해 7급 국가공무원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하락한 42.7대1로 집계됐다. 인사처는 지난달 24~26일 응시원서 접수 결과 785명 선발에 모두 3만3527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접수인원은 지난해보다 5420명 줄었다.
직군별 경쟁률은 행정직군 579명 선발에 2만7693명이 지원해 47.8대1을 보였고, 기술직군은 206명 선발에 5834명이 지원해 28.3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행정직의 가장 높은 경쟁률은 교육행정직으로 3명 모집에 614명이 지원해 204.7대1이었다. 기술직 최고 경쟁률은 일반농업 5명 모집에 390명이 지원해 78.0대1이었다.
지원자 평균 연령은 29.7세로 지난해(29.4세)보다 약간 높았다. 20대 지원자가 1만9824명으로 전체 59.1%를 차지했다. 여성 지원자비율은 증가세다. 2018년 47.2%였던 여성 지원자비율은 49.2%(2019년), 52.1%(2020년), 52.5%(2021년)으로 늘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든 50.8%다.
올해 7급 국가공무원 1차 필기시험은 7월23일 전국 5개 지역(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에서 치러진다. 시험장소는 7월15일에 공고된다. 필기시험 합격자는 8월31일 발표한다. ◆공무원 중도 포기자 지원책 필요
공무원시험 응시자가 줄고 있지만, 여전히 취업준비생 가운데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이에 대한 국가적 낭비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지난 10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고용패널조사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무원 시험 실패의 중단기 노동시장 성과' 논문을 발표했다. 공시생은 2015년 21만8천명에서 지난해 27만9천명으로 6년 사이 6만1천명 증가했다.
이 기간 연평균 공시생은 23만7천명으로, 전체 취업시험 준비자의 33.7%다. 공시 열풍이 사회·경제적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 소재지별로 살펴보면 수도권과 비교해 지역 일자리 상황이 좋지 않은 호남·영남 대학 출신의 공시생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다른 일자리 기회가 많고 서열이 높은 대학이 있어 취업의 문이 상대적으로 넓기 때문이다.
박 위원은 "대졸자의 20% 안팎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며 "공시 열풍을 억제하고 중도 포기자들을 돕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 구조상 좋은 일자리부터 인재가 채워진다"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가 노동시장에 진입하면 그만큼 질이 떨어지는 일자리를 얻을 확률이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민간기업에 비해 낮은 공무원 월급과 공무원 연금개혁 등으로 인해 공무원 경쟁률이 해마다 추락하고 있다. 여기에 청년 인구의 급감도 경쟁률 하락에 한몫하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6월 8일 2022년도 7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경쟁률이 42.7대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0년전인 2013년 113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던 7급 국가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42.7대1로 뚝 떨어진 것이다. 심지어 1979년(23.5대1) 이후 43년 만에 최저 경쟁률이다. 7급 뿐아니라 9급 공무원시험의 경쟁률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2011년 93.3대1이었던 9급 공채경쟁률은 2017년 46.5대1로 줄어들었고, 급기야 올해는 29.2대1로 30대1 밑으로 추락했다.
◆7·9급 국가공무원 경쟁률 하락세
올해 7급 국가공무원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하락한 42.7대1로 집계됐다. 인사처는 지난달 24~26일 응시원서 접수 결과 785명 선발에 모두 3만3527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접수인원은 지난해보다 5420명 줄었다.
직군별 경쟁률은 행정직군 579명 선발에 2만7693명이 지원해 47.8대1을 보였고, 기술직군은 206명 선발에 5834명이 지원해 28.3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행정직의 가장 높은 경쟁률은 교육행정직으로 3명 모집에 614명이 지원해 204.7대1이었다. 기술직 최고 경쟁률은 일반농업 5명 모집에 390명이 지원해 78.0대1이었다.
지원자 평균 연령은 29.7세로 지난해(29.4세)보다 약간 높았다. 20대 지원자가 1만9824명으로 전체 59.1%를 차지했다. 여성 지원자비율은 증가세다. 2018년 47.2%였던 여성 지원자비율은 49.2%(2019년), 52.1%(2020년), 52.5%(2021년)으로 늘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든 50.8%다.
올해 7급 국가공무원 1차 필기시험은 7월23일 전국 5개 지역(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에서 치러진다. 시험장소는 7월15일에 공고된다. 필기시험 합격자는 8월31일 발표한다. ◆공무원 중도 포기자 지원책 필요
공무원시험 응시자가 줄고 있지만, 여전히 취업준비생 가운데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이에 대한 국가적 낭비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지난 10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고용패널조사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무원 시험 실패의 중단기 노동시장 성과' 논문을 발표했다. 공시생은 2015년 21만8천명에서 지난해 27만9천명으로 6년 사이 6만1천명 증가했다.
이 기간 연평균 공시생은 23만7천명으로, 전체 취업시험 준비자의 33.7%다. 공시 열풍이 사회·경제적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 소재지별로 살펴보면 수도권과 비교해 지역 일자리 상황이 좋지 않은 호남·영남 대학 출신의 공시생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다른 일자리 기회가 많고 서열이 높은 대학이 있어 취업의 문이 상대적으로 넓기 때문이다.
박 위원은 "대졸자의 20% 안팎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며 "공시 열풍을 억제하고 중도 포기자들을 돕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 구조상 좋은 일자리부터 인재가 채워진다"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가 노동시장에 진입하면 그만큼 질이 떨어지는 일자리를 얻을 확률이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