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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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국방부 장관(사진)이 12일 북한 비핵화와 관련, 일본과도 안보협력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본회의에서 ‘아·태 지역 및 유럽에서 공통의 국방 도전’을 주제로 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 비핵화 필요성을 역설하며 “이 모든 계획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북한 핵·미사일 위협 억제를 위한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고 한국군의 대응 능력을 획기적으로 증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한·미·일 3국 간 안보 협력도 강화하고자 한다”며 “한·일 간에는 여러 현안이 남았지만, 양국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현안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아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일 안보협력 정상화는 물론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 강화를 위해 일본과 진지한 대화를 할 의향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의 발언은 한·미 동맹이라는 확고한 안보 토대 위에서 한·미·일 3국의 협력을 통한 대북 공조를 추진하는 동시에 일본과도 협력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2018년 저공 비행하는 일본 초계기에 대한 한국 군함의 레이더 조사 논란으로 한·일 국방당국 간 깊어진 감정의 골이 일시에 해소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많다.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서 이 장관과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은 한·미·일 장관 회담을 제외하고는 일체의 접촉이 없었다. 일본 언론들이 “관계 개선의 시계가 맑아졌다고는 할 수 없다”(아사히) 등의 보도를 내보낸 이유다.

이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성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정과 불가분의 관계라고도 했다. “한반도 불안정이 곧 동북아와 인·태 지역 전체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태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는 주요 도전 요인으로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꼽으며 “안타깝게도 북한은 우리가 기대하는 모습과 다른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및 7차 핵실험 준비와 관련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북한 비핵화 목표와 한반도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 체제를 구축해 나간다는 원칙은 확고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