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 관계자들이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 도로에서 열린 '최저임금제도 개선 촉구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뉴스1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 관계자들이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 도로에서 열린 '최저임금제도 개선 촉구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뉴스1
전국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은 현행 최저임금(시급 9160원)이 경영에 부담이 크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8~26일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및 근로실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절반 이상인 51.8%는 현 최저임금이 경영에 많이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매우 부담 많음' 19.2%, '부담 많음' 32.6%다. '부담이 없다'고 응답한 자영업자는 14.8%였다. '보통'은 33.4%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 분위기에 외식 수요와 여가·문화생활도 증가하고 있지만, 자영업자의 53.2%는 올해 경영 실적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만큼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직원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42.6%는 '현재도 고용 여력이 없다'고 응답했다. '1%∼5% 미만 인상 시', '5%∼10% 미만 인상 시'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11.2%를 차지했다.

최저임금 인상 시에도 고용을 포기하거나 해고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14.8%였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격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올리지 않겠다'는 응답이 17.6%였다. 반면 18.6%는 이미 가격 인상을 고려 중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최저임금 1.5% 미만 인상 시'와 '5~10% 미만 인상 시' 가격 인상을 고려하겠다고 각각 19.8%, 23.4%가 응답했다.

숙박·음식점업 자영업자의 경우 25.9%가 현재 가격 인상 예정이라고 답했다. 최저임금 1~5% 미만 인상 시 가격을 올리겠다는 응답도 25.9%였다.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자영업자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되냐'는 질문에는 69.2%가 '반영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반면 '반영된다'는 응답은 6.4%에 그쳤다.

내년 최저임금 적정 수준에 대해선 '동결' 응답이 42.8%로 가장 많았다. '인하해야 한다'는 13.4%였다.

현행 최저임금 제도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될 과제로는 '업종별·지역별 등 차등 적용'이 24.8%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자제'(23.2%), '최저임금 결정 기준 보완'(19.8%) 등 순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고 최근 5년간은 최저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6배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인상돼 자영업자들에게 큰 부담이 돼왔다"며 "지금과 같이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상승을 더욱 악화시키고 영세 자영업자는 한계로 내몰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