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인플레이션 충격이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면서 암호화폐 시장도 바닥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7개월 전 8000만원이 넘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주일 새 30% 폭락하며 30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150만원 선 유지마저 버거운 모습이다.

14일 오후 4시 기준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2% 넘게 하락한 2934만원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2740만원 선까지 내려갔다가 소폭 반등했지만 3000만원을 회복하진 못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3000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0년 12월 말 이후 처음이다.

이더리움 가격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해 11월 580만원을 넘었던 이더리움은 이날 업비트에서 159만원까지 하락해 3분의 1토막이 됐다. 긴축 공포로 위험자산 투매 분위기가 강해진 데 더해 전날에는 이더리움 기반 암호화폐 담보대출 업체인 셀시우스가 ‘코인런’을 막기 위해 출금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불안을 부추겼다. 셀시우스의 대출 규모는 82억달러(약 10조5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루나 폭락 사태로 흔들린 암호화폐 시장 분위기가 셀시우스의 실패로 더 악화했다”고 전했다.

시장 혼란이 이어지면서 개당 가치가 1달러에 고정된 스테이블코인도 줄줄이 페깅(가치 연동)이 깨지고 있다. 암호화폐 시총 3위인 테더(USDT)는 개당 0.9985달러, 트론 스테이블코인(USDD)은 0.9777달러까지 떨어졌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들은 이날 일제히 USDD와 연동된 트론(TRX) 투자를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