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폐지·완화되는 규제의 10배 이상이 새로 생겨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규제 철폐, 왜 구호에 그치나
경남 함안군에는 매년 석가탄신일 즈음이면 주말 기준 1500명 넘는 관광객이 방문한다. 연등 사이에 참나무 숯가루로 만든 ‘낙화’에 불을 붙여 꽃가루처럼 날리는 함안 낙화놀이를 보기 위한 관광객이다. 관광객은 대부분 민박집에서 숙박과 조식을 해결한다.
그러나 관광객이 점심과 저녁을 민박집에서 먹으면 불법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2015년 농어촌정비법을 통해 민박집의 조식까지만 허용하고 그 외의 식사는 하지 못하게 규정했기 때문이다.
규제개혁을 위한 움직임은 이명박 정부 ‘규제 전봇대’부터 박근혜 정부 ‘손톱 밑 가시’, 문재인 정부 ‘붉은 깃발’ 등 꾸준히 있었지만 일상생활과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는 규제는 여전하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에 따르면 소상공인과 소기업들을 옥죄는 규제도 여전하다. 경기 하남시 상수원보호구역 내에서 오염물질 배출이 전혀 없는 누룽지 뻥튀기를 제조하는 설비를 세우려던 기업인 C씨는 환경부와 하남시가 소관하는 수도법 앞에 막혀 있다. 뻥튀기 제조업의 한국표준산업분류번호(10619)가 분류표상 허용되지 않는 번호라는 게 이유였다.
공장 면적에 따라 주차장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하는 것도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화 설비 및 스마트공장 확산으로 공장 종업원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공장 면적 350㎡당 1대의 주차장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이를 어길 경우 주차장법 위반으로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경기 김포에서 선반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기업인 D씨는 “부지를 확보하기 어려워 기존 주차장 위에 불법 가건물을 짓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이처럼 규제개혁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규제개혁’ 구호와 달리 매년 폐지·완화되는 규제 건수의 10배 이상이 신설·강화되기 때문이다. 한국행정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신설·강화된 규제는 총 73건이다. 골재채취법 시행규칙 등을 신설한 국토교통부가 15건의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해 가장 많았다. 반면 폐지·완화된 규제는 영화 및 비디오물 진흥법 완화(문화체육관광부) 등 3건에 불과했다.
김진원/안대규 기자 jin1@hankyung.com
그러나 관광객이 점심과 저녁을 민박집에서 먹으면 불법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2015년 농어촌정비법을 통해 민박집의 조식까지만 허용하고 그 외의 식사는 하지 못하게 규정했기 때문이다.
규제개혁을 위한 움직임은 이명박 정부 ‘규제 전봇대’부터 박근혜 정부 ‘손톱 밑 가시’, 문재인 정부 ‘붉은 깃발’ 등 꾸준히 있었지만 일상생활과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는 규제는 여전하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에 따르면 소상공인과 소기업들을 옥죄는 규제도 여전하다. 경기 하남시 상수원보호구역 내에서 오염물질 배출이 전혀 없는 누룽지 뻥튀기를 제조하는 설비를 세우려던 기업인 C씨는 환경부와 하남시가 소관하는 수도법 앞에 막혀 있다. 뻥튀기 제조업의 한국표준산업분류번호(10619)가 분류표상 허용되지 않는 번호라는 게 이유였다.
공장 면적에 따라 주차장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하는 것도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화 설비 및 스마트공장 확산으로 공장 종업원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공장 면적 350㎡당 1대의 주차장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이를 어길 경우 주차장법 위반으로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경기 김포에서 선반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기업인 D씨는 “부지를 확보하기 어려워 기존 주차장 위에 불법 가건물을 짓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이처럼 규제개혁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규제개혁’ 구호와 달리 매년 폐지·완화되는 규제 건수의 10배 이상이 신설·강화되기 때문이다. 한국행정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신설·강화된 규제는 총 73건이다. 골재채취법 시행규칙 등을 신설한 국토교통부가 15건의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해 가장 많았다. 반면 폐지·완화된 규제는 영화 및 비디오물 진흥법 완화(문화체육관광부) 등 3건에 불과했다.
김진원/안대규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