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물가가 급등하면서 밀가루·식용유 같은 식자재 뿐 아니라 약 가격도 오르고 있습니다.

약값 오름세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업계는 속사정이 있다는데요. 관련해 IT·바이오부 김수진 기자 나왔습니다.

김 기자, 약값이 어느정도 오른겁니까?

<기자>

약국에서 흔히 살 수 있는 감기약이나 소화제, 피로회복제 등 일반의약품의 공급가가 10% 내외로 오르는 추세입니다.



공급가 기준으로 살펴보면 동아제약 '박카스D' 같은 경우 지난해 11월, 6년 7개월만에 약 12%를 올려 화제였죠.



오름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다른 피로회복제인 일양약품의 '원비디'는 지난 5월 10% 올랐고요.

코로나 사태로 약국에서 찾기 힘들었던 감기약도 오르는 추세인데 한국화이자의 '애드빌' 같은 경우 지난 5월 공급가를 10% 올렸습니다.



<앵커>

이미 공급 가격을 올린 약도 많지만, '곧 올린다'고 알려진 약도 많은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동제약의 비타민 '아로나민씨플러스'는 올 3분기에 약 10%, GC녹십자의 '제놀쿨'도 7~8월 중 약 10%, 광동제약의 '쌍화탕'도 7월 중 15% 가량 인상한다고 알려졌죠.

약사들 사이에서는 다른 약들도 곧 오른다는 소문이 파다하고, 소비자는 약을 포함해 모든 생필품들이 다 올랐다는 입장입니다.

관련해 현장의 목소리 들어보시죠.



[전휴선 / 강서구약사회 부회장(약사) : 거의 다 올랐다고 보시면 되고요. 그중에서도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다빈도제품이나 광고품들이 오른 빈도수가 많아요.]



[박은일 / 서울 강서구 : 야채나 고기 종류가 너무 많이 올라서, 약값은 (오르긴 했는데)좀 적게 올랐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앵커>

이렇게 약값이 오르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제약사들은 물가 인상에 따른 원재료나 부자재 가격이 높아진 점과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설명합니다. 안에 들어가는 재료 뿐 아니라 유리병 가격이나 약이 설명된 레이블 등도 다같이 오른다는거죠.

<앵커>

사실 최근의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전년동월과 비교해 5.4% 상승하는 등 계속해 큰 상승폭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정도면 약값도 안 오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업계에서는 사실 필요에 비해 크게 올린게 아니라는 말이 나옵니다.



약값이란게 너무 비싸면 안되다보니, 병원 처방을 받아야 구매가 가능한 전문의약품은 가격과 관련해 정부의 통제를 받고요. 일반의약품은 좀 덜하지만 사회적으로 가격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크게 올리기 어렵습니다. 500원~1000원 하는 약이 50원만 올라도 소비자들이 놀라는 편이거든요.

하지만 제약사도 기업이다보니 수익을 창출해야 하고, 이 때문에 어느 정도의 약값 인상은 불가피한겁니다.

<앵커>

산업 특성상, 단순한 수익창출만이 이유는 아닐 것 같습니다.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이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제약사들은 해당 수익의 일부를 반드시 연구개발, 즉 R&D에 투자해야 또 다른 약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맞는 약들이 계속 나와줘야 하니까요. 대부분 매출액 대비 10~15%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니 '수익의 선순환' 구조가 필수라 어느정도 수익을 내야 합니다.



추가로 약 가격 자체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하는데요, 글로벌한 시각에서 보면 국내는 약 가격이 낮은 편입니다.

10년 이상씩 대규모 자본을 들여 만든 신약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국내에서 가격을 너무 낮게 책정해버리면 해외에서 약값을 더 받고 싶어도 크게 차이나게 받을 수 없고, 업계의 연구개발 의욕도 쉽게 꺾일 수 있습니다.

약값 자체에 대해 너무 비판적으로만 생각하면 제약 산업 성장 저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게 업계 목소리입니다.

<앵커>

네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김수진기자 sjpen@wowtv.co.kr
50원 올라도 난리나는데…속사정 있는 약값 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