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직원의 18%를 정리해고할 방침이다. 암호화폐 가치가 지속해서 떨어지자 ‘암호화폐 빙하기’를 대비한다는 이유에서다.

14일 CNBC에 따르면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정규직 직원 중 18%를 정리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 직원 수는 총 5000여 명이다. 이 중 1100여 명을 자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암스트롱 CEO는 “경기가 침체할 가능성이 커 기업 효율을 높여야 한다”며 “(우리는) 암호화폐 강세장에서 너무 빨리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넘게 이어진 경제 호황기가 끝나는 형국”이라며 “이는 또 다른 암호화폐 빙하기가 찾아와 장기간 암호화폐 거래량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계했다.

코인베이스의 주 수익원은 암호화폐 수수료다. 거래량이 줄면 수수료 수익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2년동안 암호화폐 호황기를 맞은 코인베이스는 디자이너, 엔지니어 등 약 2000여 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이 악화하자 지난달 채용 계획을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3일에는 신규 채용을 무기한 중단했다. 이미 선발한 신입사원들에겐 채용 취소를 통보하고 퇴직금을 지급했다.

코인베이스를 둘러싼 환경은 최악으로 치달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4월 기업공개(IPO)에 성공했지만, 올해 주가가 폭락했다.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79% 하락했다. 코인베이스 이용자 수는 올해 1~3월 전년 동기 대비 27% 가까이 줄었다. 암스트롱 CEO는 “불확실성을 통제하고 싶지만 인건비가 너무 높다”며 “여러 방안을 고안했지만 그동안 과도하게 많이 채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