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물연대가 14일 총파업 돌입 8일 만에 파업을 철회하기로 하면서 공장 ‘올스톱’ 위기까지 몰렸던 산업계도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기업을 볼모로 한 화물연대의 이번 총파업으로 기업은 2조원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

화주협의회와 한국철강협회, 한국시멘트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 업종별 협회는 이날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물연대 파업으로 입은 피해액(매출 손실)이 2조553억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업종별로 보면 철강업계 피해액이 1조1500억원으로 가장 컸다. 석유화학업계(피해액 5000억원), 자동차업계(2571억원), 시멘트업계(912억원), 타이어업계(570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철강업계는 포스코를 중심으로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이 멈췄다. 하루 7500t의 선재 제품과 4500t의 냉연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하루 3만5000t 규모의 출하가 막혔다. 홍정의 한국철강협회 조사분석실장은 “철강업체 일곱 곳의 지난 13일까지 누적 피해액이 1조1500억원에 달한다”며 “철강을 재가공해 자동차 기업 등에 납품하는 중소·중견기업까지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석유화학업계의 상황도 심각했다. 화물연대가 울산·여수·대산 산업단지 길목을 막아 나프타·에틸렌 조달선이 끊긴 탓이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일부 석유화학업체가 지난 주말부터 공장 가동률을 낮추거나 멈추면서 예년 대비 생산량이 90%가량 증발했다”며 “누적 매출 손실액만 5000억원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도 파장이 컸다. 자동차업계는 파업으로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생산라인이 가동과 중단을 반복했다. 지난주 한때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가동률은 지난주 평소의 50% 수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윤경선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실장은 “자동차업계는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지난 13일까지 5700여 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며 “차질 규모가 확산되면 한계 상황에 이른 부품업체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뻔했다”고 말했다. 생산 차질로 발생한 매출 손실 규모는 2571억원으로 추산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