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물 의존하고 있지만 빗물 없으면 농업 차질"
강화군 저수율 30% 수준…가뭄 심화에 농민들 한숨
인천 강화도 내 저수지 물이 가뭄으로 대폭 감소해 이곳에서 농업용수를 공급받는 농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농어촌공사 강화옹진지사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관내 저수지 31곳 중 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 17곳의 평균 저수율은 32.7%로 지난해 89.5%에 비해 56.8% 포인트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화군이 관리하는 나머지 저수지 14곳도 저수율이 비슷한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화도는 지리적 특성상 강이 없고 주변이 바다로 둘러싸여 농업용수 상당량을 저수지에 모인 빗물에 의존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저수지에 물이 바닥나면 농업활동에 차질이 빚어진다.

저수율이 이토록 감소한 것은 올해 가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화지역 올해 1∼5월 누적 강수량은 135.4㎜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6.9㎜보다 341.5㎜나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행히 관내 논·밭 99%는 농사에 필요한 물을 대는 '물 대기'를 모두 마친 상태여서 현재까지 피해는 밭작물 일부에 그치고 있다.

가뭄이 계속되고 기온도 점차 오르고 있어 저수지 내 기화 현상으로 저수율이 급감하면 농업활동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농민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황교익(59) 교동면 이장단장은 "비가 계속 내리지 않고 기온이 올라 저수지 내 물이 증발해버리면 벼가 가장 많이 자라는 7∼8월 농사가 어려워진다"며 "이미 저수지에서 먼 논·밭은 관정을 파 근근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강 물을 끌어와 공급하고 있지만, 빗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장마가 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는 지난해 완료한 한강 농업용수 공급 시설을 최대치로 가동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가뭄을 해결하기에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 시설은 저류지 2개소, 양수장 17개소, 송수관로 78㎞ 등으로 구성돼 강화도 전역에 하루 최대 농업용수 5만6천t을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강화도에 필요한 농업용수 부족분을 보충하는 데 그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공사 관계자는 "필요한 농업용수 전부를 공급할 수는 없지만, 최대치의 한강 물을 공급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농업용수 공급이 시급한 논·밭을 선별해 한강 물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화군 관계자는 "다행히 6월 말부터 7월 초순까지는 논에 물을 빼는 '물때기' 시기여서 농업용수가 아주 필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에도 가뭄에 계속되면 급수 차량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방침"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