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인증 받으면 처벌 감경" …중대재해법 개정안 내놨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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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일 대표발의한 중대재해법 개정안이 공개되면서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개정안의 취지부터 살펴보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 및 보건 확보를 위한 충분한 조치를 했음에도 재해가 발생한 경우 법률 적용의 다툼이 있을 수 있고 과도한 처벌로 인한 선량한 자의 억울한 피해도 발생할 수 있음"이라며 과도한 처벌 규정을 완화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개정안의 핵심은 제도의 핵심은 '인증제 도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개정안 5조의 2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산업안전보건법 13조에 따른 중대재해 예방에 관한 기술이나 작업환경 표준을 고시하고, 이를 사업주에게 권고할 수 있습니다.
또 법무부 장관은 앞서 고시된 기준에 맞게 적합하게 사업이나 사업장(공중이용시설, 교통수단 등 포함)이 운용되고 있다면 인증기관에서 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증기관은 법무부 장관이 지정합니다.
핵심은 중대재해법 4조나 5조, 9조의 책임을 위반한 경우라고 해도 인증을 받은 경우엔 중대재해법 상 형벌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증제 도입은 중대재해법 출범 당시부터 기업들의 민원사항이었습니다. 중대재해법이 모호하고 준수가 어렵기 때문에, 차라리 정부에서 인증 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준수한 기업들은 처벌하지 말아 달라는 '정부 책임론'의 일환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장의 목소리에 대해 고용노동부 등은 당연히 난색을 표명해 왔습니다. 행정부의 지도를 받았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감경하는 것은 행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물론 법원에서 형량을 판단하면서 고려할 수는 있겠지만, 인증 제도로 인한 형벌 감경이나 면제는 법적 근거가 필요합니다.
이번 법안의 취지는 그런 목소리를 반영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자는 차원으로 보입니다. 다만 전반적으로 근거가 빈약하고 시기도 좋지 않은 발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먼저 정부 인증을 받은 경우 과태료 등 행정처분이 아니라 형벌을 감면해주는 규정은 현행법상 찾아보기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개정안은 발의 시기가 섣부르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법을 개정하려면 결국 국회의 표결이 필요한데,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이 이 법을 개정해 줄 이유나 동기는 전혀 없어 보입니다. 민주당은 이를 '중대재해법 무력화'로 보고 있으며, 노동계도 "반노동 정부의 본색이 드러났다"며 공세에 나설 모양새입니다. 기업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주겠다면서 되레 소득 없이 공격당할 빌미만 제공한 꼴입니다.
인증기관 지정이나 절차를 법무부가 맡는 것도 필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일각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려 한다는 해석까지 내놓고 있지만 이는 과잉 해석으로 보이고, 마땅한 지정 기관을 찾지 못해 법무부로 낙점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게다가 지금도 중대재해법 시행과 함께 산업안전보건과 관련한 인증제도가 많이 있습니다. ISO45001(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안전보건 분야의 최초 국제표준인 ISO45001 인증 제도는 사업장 내 위험요인과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보건경영 제도로,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2018년에 제정했습니다.
발의 배경에 대해서는 당 내부에서도 당혹스러워 하는 기색입니다. 국민의힘 내부 환노위 관계자들조차 "사전에 우리와 논의 한마디 없었다"며 황당해한다는 전언입니다.
특히 중대재해법과 관련해 정부는 국정과제 이행 계획서를 통해 "올해 안에 중대재해법 하위 법령 개정 및 지침·매뉴얼 보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후 2023년과 2024년에는 산업안전보건법과 관계 법령을 정비하겠다며 중대재해법 자체를 개정하는 방식은 당분간 지양하겠다는 의중입니다. 여소야대 형국을 직시한 냉정한 방안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중대재해처벌법을 직접 손보겠다면서 나온 이번 개정안에는 당연히 내외의 저항이 거셀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개정안의 취지부터 살펴보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 및 보건 확보를 위한 충분한 조치를 했음에도 재해가 발생한 경우 법률 적용의 다툼이 있을 수 있고 과도한 처벌로 인한 선량한 자의 억울한 피해도 발생할 수 있음"이라며 과도한 처벌 규정을 완화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개정안의 핵심은 제도의 핵심은 '인증제 도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개정안 5조의 2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산업안전보건법 13조에 따른 중대재해 예방에 관한 기술이나 작업환경 표준을 고시하고, 이를 사업주에게 권고할 수 있습니다.
또 법무부 장관은 앞서 고시된 기준에 맞게 적합하게 사업이나 사업장(공중이용시설, 교통수단 등 포함)이 운용되고 있다면 인증기관에서 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증기관은 법무부 장관이 지정합니다.
핵심은 중대재해법 4조나 5조, 9조의 책임을 위반한 경우라고 해도 인증을 받은 경우엔 중대재해법 상 형벌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증제 도입은 중대재해법 출범 당시부터 기업들의 민원사항이었습니다. 중대재해법이 모호하고 준수가 어렵기 때문에, 차라리 정부에서 인증 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준수한 기업들은 처벌하지 말아 달라는 '정부 책임론'의 일환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장의 목소리에 대해 고용노동부 등은 당연히 난색을 표명해 왔습니다. 행정부의 지도를 받았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감경하는 것은 행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물론 법원에서 형량을 판단하면서 고려할 수는 있겠지만, 인증 제도로 인한 형벌 감경이나 면제는 법적 근거가 필요합니다.
이번 법안의 취지는 그런 목소리를 반영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자는 차원으로 보입니다. 다만 전반적으로 근거가 빈약하고 시기도 좋지 않은 발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먼저 정부 인증을 받은 경우 과태료 등 행정처분이 아니라 형벌을 감면해주는 규정은 현행법상 찾아보기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개정안은 발의 시기가 섣부르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법을 개정하려면 결국 국회의 표결이 필요한데,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이 이 법을 개정해 줄 이유나 동기는 전혀 없어 보입니다. 민주당은 이를 '중대재해법 무력화'로 보고 있으며, 노동계도 "반노동 정부의 본색이 드러났다"며 공세에 나설 모양새입니다. 기업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주겠다면서 되레 소득 없이 공격당할 빌미만 제공한 꼴입니다.
인증기관 지정이나 절차를 법무부가 맡는 것도 필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일각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려 한다는 해석까지 내놓고 있지만 이는 과잉 해석으로 보이고, 마땅한 지정 기관을 찾지 못해 법무부로 낙점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게다가 지금도 중대재해법 시행과 함께 산업안전보건과 관련한 인증제도가 많이 있습니다. ISO45001(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안전보건 분야의 최초 국제표준인 ISO45001 인증 제도는 사업장 내 위험요인과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보건경영 제도로,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2018년에 제정했습니다.
발의 배경에 대해서는 당 내부에서도 당혹스러워 하는 기색입니다. 국민의힘 내부 환노위 관계자들조차 "사전에 우리와 논의 한마디 없었다"며 황당해한다는 전언입니다.
특히 중대재해법과 관련해 정부는 국정과제 이행 계획서를 통해 "올해 안에 중대재해법 하위 법령 개정 및 지침·매뉴얼 보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후 2023년과 2024년에는 산업안전보건법과 관계 법령을 정비하겠다며 중대재해법 자체를 개정하는 방식은 당분간 지양하겠다는 의중입니다. 여소야대 형국을 직시한 냉정한 방안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중대재해처벌법을 직접 손보겠다면서 나온 이번 개정안에는 당연히 내외의 저항이 거셀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