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20대 남성 10명 중 6명 이상은 배우자나 연인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4명은 데이트를 해본 경험도 없었다. 비혼과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아사히뉴스네트워크(ANN)는 일본 내각부가 발간하는 연간 ‘남녀공동참가백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배우자 혹은 연인이 있느냐’는 질문에 ‘미혼이고 없다’고 답한 20대 여성은 약 50%, 20대 남성은 약 65%였다. 또한 ‘지금까지 데이트를 해 본 사람이 몇 명이냐’는 질문에 20대 여성 중 ‘전혀 없다’고 답한 비율은 약 25%, 20대 남성은 약 40%였다.

일본 젊은 층들이 연애에 소극적인 ‘초식남’ ‘초식녀’를 넘어 아예 연애를 하지 못하거나, 하려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러한 현상은 비혼과 만혼, 저출산으로 연결되는 만큼 정부 관계자들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노다 세이코 저출산대책담당 장관은 “배우자와 애인이 없는 이유에 만남 자체가 없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이들이 어떻게 사람을 만나도록 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소득도 걸림돌이 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인 남성 응답자 중 연 소득이 300만 엔(약 2870만원) 미만인 남성은 30%였다. 반면 여성의 경우 1인 가구의 절반이 해당됐다.

ANN은 가구와 상관없이 전체 여성의 연 소득 분포로 넓혀도 다수의 소득이 200~299만 엔(약 1910~2860만원) 사이에 집중돼 있다고 보도했다. 일을 하는 기혼 여성 중에서도 약 60%는 1년에 200만 엔도 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300인 이상 기업이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고, 향후 3년간 디지털 분야 여성 취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방안 등이다. 일본 당국은 “여성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빠지지 않을 수 있도록 광범위한 영역에서 제도와 정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