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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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전 이 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 제 행복을 찾아 떠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이 짤을 보면서 한번쯤 공감한 적이 있을 것이다. 자유분방한 MZ세대(1980~1995년생)에게 퇴사는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니다. ‘평생 직장’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고, 월급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등 만족스럽지 않으면 남들이 부러워 하는 ‘신의 직장’이라도 박차고 나오는 경우가 꽤 있다. 특히 스트레스로 지칠대로 지친 직장인라면 당장이라도 사표를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과연 퇴사만이 답일까?

13일(현지시간) 미국 CNBC의 메이크잇은 대퇴사의 시대 MZ세대들이 번아웃(Burnout·심리적으로 지친 상태)을 극복하는 법을 소개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Z세대(18~24세)의 40%, 밀레니얼(28~39세)의 24% 정도가 2년 안에 직장을 떠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퇴사를 선택한 3대 원인 중 하나로 번아웃이 꼽혔다. MZ세대의 절반 가까이 근무 환경 때문에 지쳐있다고 응답했다.

번아웃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9년 현대인에게 가장 위험한 병으로 번아웃을 꼽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번아웃은 나이와 상관없이 찾아오지만, MZ세대가 느끼는 고통의 정도는 더 크다고 말한다. 직장 심리학자이자 행동 전문가인 나탈리 바움 가르트너 박사는 그 이유를 인력난으로 봤다. 그는 “직장내 노동력 부족으로 개인이 지는 책임도 무거워져, 그것이 워라밸과 유연성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CNBC 메이크잇은 “현재 직장에서 탈출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번아웃을 해결하는 최선책은 아니다”라며 “퇴사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고 조언했다. 물론 직장 문화가 최악이라면 떠나는 것이 상책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코넬 대학교 조직 행동 교수인 바네사 본스 박사는 “현재 자리를 완전히 떠나야만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보이지만 많은 경우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상황을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어떤 산업에 있든 어떤 직업을 가지든 비슷하다. ‘이 일을 그만둬야 하는가?’라는 질문보다 본인이 할 수 있는 요구는 무엇인지, 어떻게 자신을 돌볼 것인지를 고민하는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CNBC 메이크잇은 번아웃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세 가지를 조언했다. 첫째는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방법을 회사에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사가 요구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고 입을 열지 않는다. 본스 박사는 “이미 떠날 의향이 있다면 잃을 것도 없으니 말이라도 해보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회사를 ‘과소평가’하지만 회사는 의외로 직원들의 불만을 그냥 지나치지는 않는다.

둘째는 능력의 한계를 파악하고 일정 영역을 포기하는 것이다. 우리는 만능이 아니다. 모든 사람은 한계가 있다. 해야할 일이 100만개가 있어도 우선 순위를 정해 딱 5개 정도만 하는 것이다.

셋째는 최대한 휴식을 취하고 회복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본스 박사는 “번아웃은 우리를 지치고 압도하게 만든다”며 “친구를 만나거나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또는 개인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활동들은 우리에게 다시 활력을 주고 번아웃을 퇴치할 수 있게 한다”고 전했다.

조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