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에 대면 모임·회식 급증
지난 4월 중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편의점에서 숙취해소제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 그동안 억눌렸던 대면 모임과 회식 수요가 본격 늘어난 영향이다.
15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거리두기 해제 이후 주요 편의점에서 숙취해소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넘게 폭증했다.
GS25와 CU에서는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 4월18일부터 이달 6일까지 마시는 숙취해소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5.3%, 53% 뛰었다. 환(알)·스틱 등 마시지 않는 형태의 숙취해소제 매출도 GS25에서 59.6%, CU에선 72.4% 급증했다. 특히 같은 기간 편의점에서 숙취해소제 매출 증가율이 주류 매출 증가율을 큰 폭으로 웃돈 점이 눈에 띈다. 집에서 술을 마시기보다는 주점·음식점 등 외부에서 술을 마시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GS25와 CU의 주류 매출 증가율은 각각 11.4%, 11.6%에 그쳤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술자리와 모임이 늘어나는 추세는 신용카드 이용액에서도 나타났다. 밤이나 새벽에 손님이 많이 몰리는 유흥주점에서 거리두기 해제 후 이용금액이 치솟았다. 삼성카드에 따르면 거리두기가 해제된 올해 4월 오후 7시 이후 모임 관련 업종 해당 카드사 이용액을 작년 같은달과 비교한 결과 단란주점·유흥주점 등의 이용액이 101% 급증했다.
거리두기 조치로 인원·영업시간 제한에 직격탄을 맞았던 유흥주점 매출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올해 4월 오후 7시 이후 음식점과 주점의 이용액도 각각 22%, 1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카드 역시 지난 4월 오프라인 식당 이용액이 지난해 4월보다 30% 뛰었다. 특히 전월보다도 21% 증가해 같은 기간 15% 감소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매출 추이와 상반된 흐름을 나타냈다. 숙취해소제 업체들은 본격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다.
브랜드 '컨디션'을 운영하는 HK이노엔은 신규 브랜드 광고 모델로 가수 전소미를 기용해 MZ(밀레니얼+Z)세대 공략에 나섰다. 전소미와 함께 올해 3월 새로 출시한 젤 형태의 '컨디션 스틱' 광고를 선보여 경쟁사 삼양사의 '상쾌환'에 맞불을 놨다. 삼양사는 기존 모델인 혜리와 함께 한문철 변호사를 기용해 신규 마케팅에 돌입했다. 2020년 한발 앞서 출시한 상쾌환 스틱형과 스틱형 레드, 주력 제품인 환 형태의 상쾌환을 밀고 있다. HK이노엔과 삼양사 모두 숙취해소제 매출이 지난 4월 40%대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이후 숙취해소제 수요가 뚜렷하게 늘고 있다.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다양한 제형의 신제품이 등장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쏟아지는 유통업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맛보기 좋게 한입거리로 잘라 담았습니다. 유용하게 맛보는 [오정민의 유통한입], 같이 한입 하실까요?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