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없는 0살 신생벤처 "스페이스X처럼 사람 태우고 우주 갈 것"
우리나라에서 ‘우주 관광 사업’을 하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이 있다. 올해 창업한 우나스텔라가 주인공이다. 언뜻 ‘현실성이 있을까’ 싶지만 창업자들의 면면이나 투자 유치 상황을 보면 허언으로 치부할 수 없다.

박재홍 우나스텔라 대표(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의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Geeks)와 만나 “무게 약 20t, 6인승 유인 발사체의 연소시험을 연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2027년께는 전 세계에서 연간 400여 명의 ‘우주 관광객’이 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 중 약 100~150명으로 예상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요를 끌어오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우주여행을 ‘버킷 리스트’(죽기 전 해보고 싶은 일)에 넣어 한 번 다녀올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박 대표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우나스텔라는 국내 최초의 민간 유인 발사체 개발을 목표로 내세운 스타트업이다. 박 대표는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공대 우주공학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독일 항공우주센터(DLR)에서 차세대 로켓 엔진을 개발했다.

최근까지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에서 일하다 올해 2월 창업했다. 직접 회사를 차린 이유는 “(위성보다) 사람을 우주에 보내고 싶어서”라고. 박 대표는 “비현실적인 꿈이라는 생각에 10년을 참아왔는데, 지난해 시작된 ‘스페이스X’ 우주 관광을 보고 이제는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투자자들도 그의 도전에 화답했다. 우나스텔라는 지난 3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시드(초기) 투자금을 유치했고, 지난달엔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 프로그램에 선정돼 초기 연구개발(R&D) 비용을 확보했다.

우나스텔라는 ‘전기모터 펌프 사이클 엔진’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독일 현지에서 함께 연구 생활을 한 동료들이 속속 합류 중이다. 박 대표는 “유인 비행의 성공 여부는 발사 시점에서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중력가속도(G)를 얼마나 세밀하게 조절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위성과 같은 탑재물은 내구성을 따질 수 있지만, 인간은 안전성이 담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전기모터 기반 엔진은 환경 변화에 즉각 반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기술 고도화를 바탕으로 2025년 준궤도 시험비행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