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O 진출 불붙은 'K바이오'…롯데, 바이오 사업에 통큰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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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국내에 1조 투입
20만 리터 규모 생산기지 지을 듯
美시러큐스 공장엔 1000억 투입
지놈앤컴퍼니·메디포스트 등
바이오벤처도 속속 진출 선언
"신약 개발보다 제조 편중" 지적도
20만 리터 규모 생산기지 지을 듯
美시러큐스 공장엔 1000억 투입
지놈앤컴퍼니·메디포스트 등
바이오벤처도 속속 진출 선언
"신약 개발보다 제조 편중" 지적도
롯데그룹이 공격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기존 강자에 국내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들과 롯데까지 CDMO 사업에 뛰어들면서 ‘바이오의약품 제조 강국’으로 K바이오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이 30만L를 넘어서는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스위스 론자,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정도다. 중국 우시바이오가 빠른 속도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사진)는 “송도, 충북 오송 등에 생산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미국 시러큐스 공장에도 추가 투자를 한다. BMS가 이 공장을 자체 의약품 생산설비로 사용해온 만큼 CDMO에 적합한 체계를 새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00억원가량을 투입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내년 하반기엔 CDMO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설 가능성도 열어놨다. 기존 시러큐스 공장은 3만5000L 규모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공장(3만L)과 큰 차이가 없다. 이 대표는 “33만㎡ 부지 가운데 현재 활용하는 부지는 6만6000~9만9000㎡에 불과하다”며 “추가 증설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CDMO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가 국내외에서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확보하려는 건 시장 성장성 때문이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3600억달러(약 464조원)다. 전체 제약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수준으로, 2026년까지 연평균 10% 성장이 예상된다.
전통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롯데 같은 기업에 바이오의약품 CDMO는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바이오의약품과 화학제품 생산은 핵심 역량이 일치한다는 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인식”이라고 했다.
‘K바이오’가 부가가치가 큰 신약 개발보다는 제조업에 치우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바이오벤처에는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이 큰 CDMO 사업이 캐시카우가 아니라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 성과를 낼 수 있는 CDMO에 집중하다 보면 호흡이 길고 성과가 꾸준히 나오기 어려운 신약 개발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미 공장에도 1000억원 투자
롯데의 공격 행보는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업계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국내에 최대 1조원을 투입하면 20만L 이상 규모의 생산공장을 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 18만L 규모 3공장 건설에 약 8000억원을 투입한 것을 감안한 추정이다.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이 30만L를 넘어서는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스위스 론자,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정도다. 중국 우시바이오가 빠른 속도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사진)는 “송도, 충북 오송 등에 생산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미국 시러큐스 공장에도 추가 투자를 한다. BMS가 이 공장을 자체 의약품 생산설비로 사용해온 만큼 CDMO에 적합한 체계를 새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00억원가량을 투입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내년 하반기엔 CDMO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설 가능성도 열어놨다. 기존 시러큐스 공장은 3만5000L 규모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공장(3만L)과 큰 차이가 없다. 이 대표는 “33만㎡ 부지 가운데 현재 활용하는 부지는 6만6000~9만9000㎡에 불과하다”며 “추가 증설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CDMO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너도나도 CDMO…바이오 연 10%↑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에 나서는 건 삼성, 롯데 같은 대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도 속속 CDMO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헬릭스미스, 지놈앤컴퍼니, 메디포스트, 강스템바이오텍 등이 대표적이다. 지놈앤컴퍼니와 메디포스트는 최근 미국과 캐나다 CDMO 업체를 인수했다.업계가 국내외에서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확보하려는 건 시장 성장성 때문이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3600억달러(약 464조원)다. 전체 제약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수준으로, 2026년까지 연평균 10% 성장이 예상된다.
전통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롯데 같은 기업에 바이오의약품 CDMO는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바이오의약품과 화학제품 생산은 핵심 역량이 일치한다는 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인식”이라고 했다.
‘K바이오’가 부가가치가 큰 신약 개발보다는 제조업에 치우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바이오벤처에는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이 큰 CDMO 사업이 캐시카우가 아니라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 성과를 낼 수 있는 CDMO에 집중하다 보면 호흡이 길고 성과가 꾸준히 나오기 어려운 신약 개발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