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7월에 0.5∼0.75%p 인상 가능성"
뉴욕증시는 '안도랠리' 상승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미국 기준금리는 종전 0.75∼1.00% 수준에서 1.50∼1.75% 수준으로 크게 오르게 됐다. 연준이 0.75%포인트 금리 인상이라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은 1994년 이후 28년 만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75bp 인상은 이례적으로 큰 것이며, 이런 정도의 인상이 흔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았다. 우리는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관점으로 볼 때 다음 회의에서 50bp(0.5%p, 1bp=0.01%포인트) 또는 75bp(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연준이 연속해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7월 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이 이어질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흔한 일이 아닐 것이라고 단서를 남긴 셈이다. 이에 금융시장은 안도랠리를 나타냈다. 회견 발언이 나오자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금리인상 발표 후 상승세가 주춤했던 뉴욕증시의 3대 지수들은 다시 상승률을 더했다.
연준은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고공행진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3년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이어 지난달에는 22년 만의 최대폭인 0.5%포인트(빅 스텝)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이번에는 0.75%포인트 금리 인상이라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게 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빅스텝 직후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으면서 6∼7월에도 0.5%포인트씩의 금리 인상을 고려할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1981년 이후 기록적인 물가 상승세에 연준은 물가 안정을 위해 파격적인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1981년 12월 이후 40년 5개월만에 가장 가팔랐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에서도 올해 말 금리 수준을 3.4%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3월보다 1.5%포인트 오른 것이다. 점도표상 내년 말 금리 전망치는 3.8%로 종전보다 1.0%포인트 상향됐다. 올해 남은 회의는 4차례로 앞으로 1.75%p 더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0.75%포인트 금리 인상안은 0.5%포인트 인상을 주장한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위원이 찬성했다.
더불어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월에 내놓은 2.8%보다 1.1%포인트 낮은 1.7%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4.3%에서 5.2%로 올려 잡았다. 9조 달러에 육박하는 대차대조표 축소를 기존 계획대로 계속 진행하는 등 양적 긴축을 지속하겠다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연준은 성명에서 "최근 몇 달간 일자리 증가는 견고했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은 대유행, 높은 에너지 가격, 광범위한 물가 압박과 관련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반영해 여전히 높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엄청난 인명과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며, 이는 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상승 압박을 가하고 글로벌 경제 활동에 부담을 줬다"면서 "중국의 코로나 관련 봉쇄도 공급망 차질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외부적인 탓으로 돌리는 모습이었다.
한편 파월 의장은 40여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을 반드시 잡겠다며 물가를 낮추기 위한 결의와 수단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례적으로 높은 물가를 당연시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물가상승률을 (연준 목표치인) 2%에 고정하기 위해 단호한 결의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