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노기제약의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의 일본 사용 여부가 이르면 이달 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15일(현지시간) 시오노기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인 ‘S-217622’에 대해 오는 22일 전문부 회의(専門部会)를 열고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심사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3일 일본 참의원(상원)은 본회의를 열고 의약품의료기기법(약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 통과로 임상 종료 전 안전성과 효능이 확인되면 의약품의 사용을 허가해주는 ‘긴급사용승인’ 제도가 시행되게 됐다. 다만 긴급사용승인 유지 기간은 2년이다. 이 기간에 추가 유효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이후에는 해당 약을 사용할 수 없다.

S-217622는 개정된 약기법에 따라 긴급사용승인 결정 심판대에 오르는 1호 의약품이 된다. 시오노기는 지난 2월 일본 2a상 및 2b상 결과를 바탕으로 일본 의약품및의료기기관리청(PMDA)에 ‘조건부 승인’을 신청했다. 그러다 이번에 약기법이 개정되며 긴급사용승인 제도로 심사를 받게 됐다.

S-217622는 일본 홋카이도대와 시오노기가 공동 개발한 ‘3CL’ 단백분해효소 억제제다.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는 바이러스 복제에 필수적인 3CL 프로테아제라는 효소가 있다. S-217622는 이 3CL 프로테아제를 억제해 바이러스 복제를 막는다.

이 약은 화이자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와도 비교된다. 두 약 모두 3CL 프로테아제를 표적하기 때문이다. 시오노기제약은 팍스로비드 대비 적은 복용량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5일간 하루 1회로, 5일 하루 2회 복용이 필요한 팍스로비드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의료기관 및 환자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또 복용 대상에 팍스로비드에는 없는 무증상자도 포함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월 시오노기와 S-217622 선구매에 합의했다. S-217622가 일본 정부의 판매 승인을 받을 때까지 시오노기와 후생성이 구매 및 유통 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는 게 골자다. S-217622가 승인받으면, 후생성은 이 약을 일본의 코로나19 환자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약의 유효성 자료(데이터)가 불충분해 이달 승인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바이러스 감소 및 기침과 인후통, 발열 등의 증상 개선 효과는 일부 확인했으나 회사가 사전에 정한 목표치는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변수는 또 있다. 또 다른 긴급사용승인 조건인 ‘감염 상황의 시급성 및 대체 치료 수단 유무’다. 이미 화이자와 미국 머크(MSD)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상용화된데다, 최근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이 역시 약의 승인을 늦추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일동제약은 작년 11월 시오노기제약과 계약을 맺고 S-217622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지난 1월 S-217622 국내 임상 2b·3상을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임상 2b상과 3상을 분리하는 것으로 임상시험계획을 변경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지난달 200명 규모의 목표 환자 모집을 완료했다.

일동제약은 일본에서 긴급사용승인 신청이 통과되면 그 결과와 현재까지의 임상 데이터 등을 토대로 국내 허가 신청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