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상담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상담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집값이 3주 연속 하락했다. 다주택자 절세 매물이 쌓이면서 지난주까지 0.01%에 그치던 낙폭이 0.02%로 확대됐고, 가격이 억 단위로 떨어진 하락 거래도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은 6월 둘째 주(13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16일 발표했다. 전국 아파트 가격은 0.02% 떨어졌고, 서울과 수도권 집값도 각각 0.02%, 0.03% 하락하며 낙폭이 커졌다.

서울 집값은 다주택자의 절세 매물이 적체되면서 강남도 하락으로 돌아섰다. 지난주 0.01% 하락했던 강북 14개 구 집값은 0.02% 떨어졌고 지난주까지 2주 연속 보합이던 강남 11개 구 역시 0.01% 하락을 기록했다.

자치구별로는 강북 지역에서 노원·성북구(-0.04%), 중·동대문·서대문구(-0.03%) 등의 낙폭이 컸고 강남 지역도 강서·구로·강동구(-0.02%), 금천·관악·송파구(-0.01%)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상승을 유지한 곳은 서초구(0.02%)와 용산구(0.01%) 뿐이다.

한국부동산원은 "기준금리 인상 및 추가 가격 하락 우려로 관망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속적인 매물 누적으로 급매 위주로 거래가 성사되며 약보합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실제 조사 기간 매물 적체가 심화하면서 서울 곳곳에서 억대 하락 거래가 발생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초 4만5198건이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6월 둘째 주 6만3481건으로 40.4% 급증했다.

다만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 건수는 △1월 1087건 △2월 814건 △3월 1436건 △4월 1746건 △5월 1505건 △6월 245건에 그쳤다. 실거래 신고 기간이 끝난 1~4월만 놓고 보면 5083건에 불과해 전년 1만7024건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매물 적체가 심화하면서 억 단위 하락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은평구 녹번동 '북한산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7일 10억5000만원에 팔렸는데, 지난해 10월 13억6500만원에 비해 3억1500만원 하락했다.

강동구 천호동 '강변그대가갤럭시' 전용 84㎡는 지난 10일 10억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최고가 14억원보다 4억원 떨어졌다.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84㎡ 역시 지난 8일 23억원에 팔려 전고점 대비 1억2000만원 내렸다.

서울 집값이 0.02% 하락한 가운데 인천과 경기도 각각 0.05%, 0.03% 떨어지면서 수도권 집값은 0.03% 내려 전주 대비 낙폭이 0.01% 늘었다. 인천은 연수구(-0.11%), 동구(-0.09% 등이 매물 적체와 급매물 거래로 하락했다.

경기는 이천시(0.3%), 안성시(0.08%), 성남시 분당구(0.04%) 등에서 상승했지만, 시흥시(-0.18%), 화성시(-0.12%), 수원시 권선구(-0.11%) 등에서 매물 적체가 심화하며 전체 집값이 내려 경기 전체가 5주 연속 하락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