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교육교부금 개혁 아닌 '차악' 택했다 [새 경제정책방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내국세 연동제 개혁이 핵심인데
20.79% 교부율도 바꾸지 못하고
대학에도 '눈먼돈' 퍼주기 결정
20.79% 교부율도 바꾸지 못하고
대학에도 '눈먼돈' 퍼주기 결정
정부가 비효율적 재정 운용의 원흉으로 지목돼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제도를 손보기로 했다. 내국세 수입의 20.79% 규모인 교육교부금을 무조건 유·초·중·고교 교육용으로만 쓰던 기존 방식을 고등교육(대학)을 위해서도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 예산을 실제 수요와는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배분하는 내국세 연동제 방식은 건들지 않기로 하면서 '반쪽'짜리 개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16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학령인구 감소, 미래인재 육성 투자 수요 등을 고려해 교육교부금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학생이 급격히 늘어나던 1972년 교육예산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도입된 교육교부금 제도는 최근 개혁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저출산으로 인해 교육 예산을 필요로 하는 학생은 줄어들고 있는데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일정 비율로 정해져 있어 세수 증가에 따라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내국세 연동제 방식을 폐지하는 방안, 교부율을 20.79%에서 낮추는 방안, 교육교부금 사용 범위를 대학에까지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왔다. 논의 끝에 정부는 교육교부금을 대학을 지원하는 데에도 활용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교부율을 건드리지는 않고, 교육교부금의 활용 대상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역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 대학에 지원을 시작하면 향후 경직적인 내국세 연동제 방식을 개혁하기 더 어려워진다는 점 등으로 인해 정부가 개혁이 아닌 차악을 선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학 학령인구(18~21세)'는 2020년 241만명에서 2030년 187만명으로 54만명(22.4%) 감소할 전망이다. 2040년엔 118만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다. 안종석 가온조세정책연구소장은 "시간이 지나면 초중등 교육에서 발생한 예산의 방만한 운영 문제가 고등교육 부문에서 똑같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의 노동개혁 의지 역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획일적 주 52시간제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노사 합의를 기반으로 근로시간 운용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한편 연공급 위주의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바꾸기로 했다. 하지만 노동계로 기울어진 노사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경영계가 꾸준히 요구해온 '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 등의 내용은 이번 경제정책방향에 담기지 않았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정부는 16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학령인구 감소, 미래인재 육성 투자 수요 등을 고려해 교육교부금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학생이 급격히 늘어나던 1972년 교육예산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도입된 교육교부금 제도는 최근 개혁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저출산으로 인해 교육 예산을 필요로 하는 학생은 줄어들고 있는데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일정 비율로 정해져 있어 세수 증가에 따라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내국세 연동제 방식을 폐지하는 방안, 교부율을 20.79%에서 낮추는 방안, 교육교부금 사용 범위를 대학에까지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왔다. 논의 끝에 정부는 교육교부금을 대학을 지원하는 데에도 활용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교부율을 건드리지는 않고, 교육교부금의 활용 대상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역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 대학에 지원을 시작하면 향후 경직적인 내국세 연동제 방식을 개혁하기 더 어려워진다는 점 등으로 인해 정부가 개혁이 아닌 차악을 선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학 학령인구(18~21세)'는 2020년 241만명에서 2030년 187만명으로 54만명(22.4%) 감소할 전망이다. 2040년엔 118만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다. 안종석 가온조세정책연구소장은 "시간이 지나면 초중등 교육에서 발생한 예산의 방만한 운영 문제가 고등교육 부문에서 똑같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의 노동개혁 의지 역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획일적 주 52시간제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노사 합의를 기반으로 근로시간 운용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한편 연공급 위주의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바꾸기로 했다. 하지만 노동계로 기울어진 노사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경영계가 꾸준히 요구해온 '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 등의 내용은 이번 경제정책방향에 담기지 않았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