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이라고 딴 짓 못해"…수강생 멱살 잡고 듣게 하는 에듀테크의 비법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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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교육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우리 콘텐츠가 좋은데 왜 인기가 시들하지"하고 고민하는 에듀테크 기업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 차별화 포인트로 떠오르는 기술이 '수강생들의 참여도와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실제 수강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높을 수록 입소문도 잘나고 재수강률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강의의 특성상 딴 짓하는 수강생을 찾아내 강의로 눈과 귀를 되돌리게 하는 게 쉽지 않아보입니다. 에듀테크들의 다양한 노하우와 기술을 한경 긱스(Geeks)가 소개합니다. 등하교 시간 또는 출퇴근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강의를 보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정보기술(IT) 발달과 한국인 특유의 학구열로 국내 인터넷 강의 시장이 성장하고 있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교육(이러닝산업) 시장 규모는 2016년 3조4875억원에서 2020년 4조6301억원으로 4년 새 32.7% 증가했습니다.
국내 인터넷 강의 시장은 2000년대 초 인터넷망이 국내에 보급되면서 생겼습니다. 이전의 원격 강의 상품은 실제 현장 강의를 녹음한 카세트테이프나 비디오테이프로 팔렸죠. 주로 현장 강의를 담았습니다. 최근 주류인 '스튜디오 강의'와 달랐습니다.
인터넷 강의 수준은 IT 발달로 높아졌습니다.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고 컴퓨터 성능이 개선되면서 온라인 강의는 대중화됐죠. 요즘 학생들에겐 '인강'은 보통 명사처럼 쓰일 정도입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인터넷 강의를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교육업체들이 인터넷 강의 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초창기에는 일명 '일타강사'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상품이 인기가 많았습니다.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유명한 강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었죠. 다음에는 일명 ‘아이패드 인강’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소비자가 1년 이상 등 특정 기간 동안 인터넷 강의를 결제하면 아이패드 등 상품을 제공하는 상품입니다. 업계에서는 '팔고땡' 상품이라고도 부릅니다. 상품을 미끼로 고객을 확보하고 나면 고객이 강의를 얼마나 듣는지 상관하지 않고 방치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해당 상품을 구입한 고객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건 자유죠.
최근에는 일명 '멱살잡이' 인터넷 강의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상품만 팔지 않고 고객이 강의를 끝까지 보도록 다양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멱살잡아 끌어올리듯 고객이 임무(?)를 완수하도록 적극 돕습니다.
에듀 테크 스타트업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가 운영하는 인터넷 강의 콘텐츠인 밀당영어와 밀당수학의 완강률(수강생이 인터넷 강의 전부 보는 비율) 90%가 넘습니다. 밀당은 중·고등학생 대상 교육 상품입니다.
박찬용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대표는 “보습학원에서는 어쨌든 학생들이 앉아서 공부하잖아요. 선생님이 앞에서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죠"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는 학생이 온라인에서도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누군가 계속 개입하는 장치를 도입했습니다. 교수자와 학습자 간 직접 소통이 가능한 학습 관리 시스템(LMS)이죠.
인터넷 강의가 시작하면 원격으로 1명의 선생님이 8명의 학생을 관리합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인터넷 강의 진행에 따라 학생은 온라인으로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은 키보드나 마우스를 사용하죠. 일정 시간 동안 관련 움직임이 없으면 AI가 포착해 선생님에게 메시지를 보냅니다. 선생님은 학생에게 바로 연락해 수업에 집중하게 합니다. 전체 학습 시간의 89%를 AI로 자동화된 시스템이 운영하고 있죠. 문제 풀이 도중에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선생님이 실시간으로 학생을 도와준 것도 수업 집중도를 높였습니다.
밀당영어가 학생을 인강에 붙잡는 또다른 비결은 '15분 간격 수업 모듈'입니다.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는 많은 학생들이 1시간이 넘는 수업을 버거워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90분 정도의 수업을 15분 단위로 끊어 구성했습니다.
한 번의 수업에 6개의 학업 과제를 해결하는 방식이죠. 15분마다 학생들에게 성취감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자체 조사 결과 수업 모듈 45분의 완경률은 12%에 불과했지만 15분 모듈 적용 이후에 바로 38%까지 상승했습니다.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는 원격 선생님의 3분 내 응답률을 90%로 유지하고, '쌤' 'ㅋㅋㅋ' 등 비격식 단어 사용 등의 방법도 동원해 완강률을 꾸준히 높였습니다. 밀당영어 기준 학생의 완강률은 2019년 출시 직후 13%에 그쳤지만 작년 1분기부터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죠.
최근 개발자를 찾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주목받고 있는 온라인 코딩 교육업체 팀스파르타도 학생의 높은 완강률에 집착하는 회사입니다. 대부분 취업을 목적으로 코팅을 배우지만 도중 탈락자가 적지 않습니다. 관련 공부를 해본 적이 없는 경우에는 쉽게 따라갈 수 없는 수업이죠.
팀스파르타도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수강생의 완강을 돕습니다. 우선 수강생은 강의 시작 전에 '완주 실패' 공약을 제출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부담을 주는 거죠. 어떤 수강생은 "미션 수행을 못 할 시, 비타500 총 100병을 스파르타 본진에 투척하겠습니다”라고 썼습니다. 이 학생은 안타깝게 3주 후에 공약을 지켰습니다. 팀스파르타의 일명 '찐한 관리'도 유명합니다. 게으른 수강생에게 직접 연락을 합니다. 평균 수강률보다 떨어진 학생에게 전화해 수업 참여를 독려하죠. '르탄'이라는 캐릭터를 활용해 메시지도 주기적으로 보냅니다. 이런 노력으로 팀스파르타의 코팅 프로그램 '스파르타코딩클럽'의 최근 3년간 완강률은 85%에 달합니다.
팀스파르타의 수강생 관리의 정점은 핵심 상품인 '항해99'에 담겨있습니다. 현장에서 바로 개발 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돕는 심화 교육 과정입니다. 개발자 양성 부트캠프라고도 부릅니다. 99일 동안 주당 100시간씩 개발에 몰입해 특정 목표를 달성하는 수업이죠.
휴일을 포함해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14시간 이상 컴퓨터와 씨름을 해야 합니다. 역시 100%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수능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도 버거운 공부 분량입니다. 수강생의 이탈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과정이죠.
작년 3월 1기 수강생의 이탈률은 36.7%였습니다. 수업 강도를 따지면 이 정도도 높지는 않습니다. 이달 초에 수료한 6기의 이탈률은 10.9%까지 떨어졌습니다. 팀스파르타는 어떤 마법을 부렸을까요? 일단 수강생 모두 한배에 태웠습니다. 온라인 기반 가상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을 활용했습니다. 온라인이지만 수강생 모두 학원 강의실처럼 (큰 배 모양의) 한곳에 모았습니다. 스스로 혼자 공부하기 어렵다는 것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죠.
수강 인원도 줄였습니다. 처음 80명에서 5기부터는 절반인 40명으로 수강 인원을 조정했습니다. 이전보다 수강생들이 서로 응원하는 분위기가 강해졌죠. 5기부터는 매니저와 멘토 역할도 강화하고 수업 내용도 개선했습니다. 효과는 나타났습니다. 이탈률이 4기 42.9%에서 5기 11.7%로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코딩 교육 플랫폼 스타트업 엘리스도 수강생의 수업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엘리스도 10분 내 압축적인 영상 강의를 제공합니다. 영상이 길면 학생들이 쉽게 지치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배운 내용을 바로 실습하도록 돕는 콘텐츠가 강점입니다. 수강생의 실습 내용을 AI가 바로 채점해 틀린 부분을 보여줍니다. 수강생이 계속 수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죠. 수강생은 실습 내용에서 궁금한 점을 바로 현직 개발자에게 문의할 수도 있습니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 탈잉은 소통 강화로 수강생의 이탈을 막고 있죠. 탈잉은 강사와 수강생들이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학습관리시스템(LMS) '스페이스'를 개발했습니다.
강사와 회원이 그동안 개별적으로 연락하거나 정보 공유를 위해 별도의 메신저나 커뮤니티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습니다. 탈잉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은 스페이스 공간에서 강의를 들으면서 강사에 질문하고 다른 학생과 대화도 나눌 수 있죠.
개인 맞춤형 토익 공부 앱 ‘산타토익'으로 유명한 AIEd(교육 인공지능) 스타트업 뤼이드도 온라인 강의에서 학생의 이탈을 막는 방법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뤼이드는 AI로 해결 방법을 찾고 있죠.
지난 2020년 뤼이드 AI 연구진은 모바일(스마트폰) 학습 환경에서의 학습 이탈 예측(Dropout Prediction Model)에 대한 논문을 해외 에듀테크 학회인 CSEDU(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er Supported Education) 정규 세션에서 발표했습니다. 뤼이드는 해당 논문에서 짧은 시간 단위의 모바일 학습 환경에서 학습자가 이탈하는 사례를 분석했고, 학습자의 다양한 학습 행동 간의 유의미한 관계를 발견해 이탈률을 정확히 예측하는 일명 '딥러닝 트랜스포머 기반 예측 모델 DAS(Deep Attentive Study Session Dropout Prediction)'를 제안했습니다.
해당 논문은 모바일 학습 환경에서의 이탈률 예측에 대한 세계 최초의 연구로 주목받았습니다. 뤼이드는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실제 온라인 교육 상품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참 한가지 더
중고생 인강 완강률 90%을 달성한 박찬용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대표 박찬용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대표는 "교육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해 모든 학생이 지역과 계층 구분 없이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초중고 사교육비는 13조6000억원에 이릅니다. 학원과 과외 등 오프라인 교육이 사교육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3.3%(4800억원)에 그치죠.
강사가 직접 학습 지도 및 관리가 가능한 오프라인 교육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높은 게 오프라인 비중이 압도적인 이유입니다. 초중고 내신 시험의 경우 학교별로 시험 출제용 교재가 제각각인 것도 온라인 교육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배경으로 꼽히죠.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은 2019년 서비스 출시부터 오프라인 과외 수업에 버금가는 학습 관리 기능을 갖춘 온라인 교육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동영상 강의 파일과 교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기존 인터넷 강의 업체의 저작물 관리 시스템(CMS)에서 탈피해 교수자와 학습자 간 직접 소통이 가능한 학습 관리 시스템(LMS)으로 플랫폼도 도입했죠.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은 현재 중고교 영어·수학 내신 및 수능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국 중고교 내신 시험 문제의 출처가 되는 모든 교과서의 교육 콘텐츠를 보유했죠. 또 학교마다 다른 프린트물, 문제집의 90% 이상도 교육 콘텐츠로 확보한 덕분에 전국적인 서비스 운영이 가능합니다.
강의는 대치동 및 유명학원 출신 '1타 강사'가 진행합니다. 교육 콘텐츠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서 영어교육 등을 전공한 전문가가 제작한다. 학습관리를 맡는 '온택트 선생님'은 서울 상위 15개 대학 졸업자 등으로 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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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업체는 최근 30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해 누적 투자금이 435억원입니다. 딥다이브파트너스-무림캐피탈, 한국성장금융, 교보그룹, 신한은행, 신한캐피탈,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IBK캐피탈 등이 투자했죠.
박 대표는 "기업 가치 10조원 이상의 데카콘 기업은 대부분 오프라인 영역의 온라인 전환에 성공한 사례"라며 "의식주 다음으로 지출 비중이 높은 교육 분야의 온라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김주완/민경진 기자 kjwan@hankyung.com
그 차별화 포인트로 떠오르는 기술이 '수강생들의 참여도와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실제 수강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높을 수록 입소문도 잘나고 재수강률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강의의 특성상 딴 짓하는 수강생을 찾아내 강의로 눈과 귀를 되돌리게 하는 게 쉽지 않아보입니다. 에듀테크들의 다양한 노하우와 기술을 한경 긱스(Geeks)가 소개합니다. 등하교 시간 또는 출퇴근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강의를 보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정보기술(IT) 발달과 한국인 특유의 학구열로 국내 인터넷 강의 시장이 성장하고 있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교육(이러닝산업) 시장 규모는 2016년 3조4875억원에서 2020년 4조6301억원으로 4년 새 32.7% 증가했습니다.
국내 인터넷 강의 시장은 2000년대 초 인터넷망이 국내에 보급되면서 생겼습니다. 이전의 원격 강의 상품은 실제 현장 강의를 녹음한 카세트테이프나 비디오테이프로 팔렸죠. 주로 현장 강의를 담았습니다. 최근 주류인 '스튜디오 강의'와 달랐습니다.
인터넷 강의 수준은 IT 발달로 높아졌습니다.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고 컴퓨터 성능이 개선되면서 온라인 강의는 대중화됐죠. 요즘 학생들에겐 '인강'은 보통 명사처럼 쓰일 정도입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인터넷 강의를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교육업체들이 인터넷 강의 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초창기에는 일명 '일타강사'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상품이 인기가 많았습니다.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유명한 강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었죠. 다음에는 일명 ‘아이패드 인강’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소비자가 1년 이상 등 특정 기간 동안 인터넷 강의를 결제하면 아이패드 등 상품을 제공하는 상품입니다. 업계에서는 '팔고땡' 상품이라고도 부릅니다. 상품을 미끼로 고객을 확보하고 나면 고객이 강의를 얼마나 듣는지 상관하지 않고 방치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해당 상품을 구입한 고객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건 자유죠.
최근에는 일명 '멱살잡이' 인터넷 강의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상품만 팔지 않고 고객이 강의를 끝까지 보도록 다양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멱살잡아 끌어올리듯 고객이 임무(?)를 완수하도록 적극 돕습니다.
에듀 테크 스타트업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가 운영하는 인터넷 강의 콘텐츠인 밀당영어와 밀당수학의 완강률(수강생이 인터넷 강의 전부 보는 비율) 90%가 넘습니다. 밀당은 중·고등학생 대상 교육 상품입니다.
박찬용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대표는 “보습학원에서는 어쨌든 학생들이 앉아서 공부하잖아요. 선생님이 앞에서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죠"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는 학생이 온라인에서도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누군가 계속 개입하는 장치를 도입했습니다. 교수자와 학습자 간 직접 소통이 가능한 학습 관리 시스템(LMS)이죠.
인터넷 강의가 시작하면 원격으로 1명의 선생님이 8명의 학생을 관리합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인터넷 강의 진행에 따라 학생은 온라인으로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은 키보드나 마우스를 사용하죠. 일정 시간 동안 관련 움직임이 없으면 AI가 포착해 선생님에게 메시지를 보냅니다. 선생님은 학생에게 바로 연락해 수업에 집중하게 합니다. 전체 학습 시간의 89%를 AI로 자동화된 시스템이 운영하고 있죠. 문제 풀이 도중에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선생님이 실시간으로 학생을 도와준 것도 수업 집중도를 높였습니다.
밀당영어가 학생을 인강에 붙잡는 또다른 비결은 '15분 간격 수업 모듈'입니다.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는 많은 학생들이 1시간이 넘는 수업을 버거워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90분 정도의 수업을 15분 단위로 끊어 구성했습니다.
한 번의 수업에 6개의 학업 과제를 해결하는 방식이죠. 15분마다 학생들에게 성취감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자체 조사 결과 수업 모듈 45분의 완경률은 12%에 불과했지만 15분 모듈 적용 이후에 바로 38%까지 상승했습니다.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는 원격 선생님의 3분 내 응답률을 90%로 유지하고, '쌤' 'ㅋㅋㅋ' 등 비격식 단어 사용 등의 방법도 동원해 완강률을 꾸준히 높였습니다. 밀당영어 기준 학생의 완강률은 2019년 출시 직후 13%에 그쳤지만 작년 1분기부터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죠.
하루 14시간 공부에도 이탈률 11% 달성
최근 개발자를 찾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주목받고 있는 온라인 코딩 교육업체 팀스파르타도 학생의 높은 완강률에 집착하는 회사입니다. 대부분 취업을 목적으로 코팅을 배우지만 도중 탈락자가 적지 않습니다. 관련 공부를 해본 적이 없는 경우에는 쉽게 따라갈 수 없는 수업이죠.
팀스파르타도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수강생의 완강을 돕습니다. 우선 수강생은 강의 시작 전에 '완주 실패' 공약을 제출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부담을 주는 거죠. 어떤 수강생은 "미션 수행을 못 할 시, 비타500 총 100병을 스파르타 본진에 투척하겠습니다”라고 썼습니다. 이 학생은 안타깝게 3주 후에 공약을 지켰습니다. 팀스파르타의 일명 '찐한 관리'도 유명합니다. 게으른 수강생에게 직접 연락을 합니다. 평균 수강률보다 떨어진 학생에게 전화해 수업 참여를 독려하죠. '르탄'이라는 캐릭터를 활용해 메시지도 주기적으로 보냅니다. 이런 노력으로 팀스파르타의 코팅 프로그램 '스파르타코딩클럽'의 최근 3년간 완강률은 85%에 달합니다.
팀스파르타의 수강생 관리의 정점은 핵심 상품인 '항해99'에 담겨있습니다. 현장에서 바로 개발 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돕는 심화 교육 과정입니다. 개발자 양성 부트캠프라고도 부릅니다. 99일 동안 주당 100시간씩 개발에 몰입해 특정 목표를 달성하는 수업이죠.
휴일을 포함해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14시간 이상 컴퓨터와 씨름을 해야 합니다. 역시 100%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수능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도 버거운 공부 분량입니다. 수강생의 이탈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과정이죠.
작년 3월 1기 수강생의 이탈률은 36.7%였습니다. 수업 강도를 따지면 이 정도도 높지는 않습니다. 이달 초에 수료한 6기의 이탈률은 10.9%까지 떨어졌습니다. 팀스파르타는 어떤 마법을 부렸을까요? 일단 수강생 모두 한배에 태웠습니다. 온라인 기반 가상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을 활용했습니다. 온라인이지만 수강생 모두 학원 강의실처럼 (큰 배 모양의) 한곳에 모았습니다. 스스로 혼자 공부하기 어렵다는 것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죠.
수강 인원도 줄였습니다. 처음 80명에서 5기부터는 절반인 40명으로 수강 인원을 조정했습니다. 이전보다 수강생들이 서로 응원하는 분위기가 강해졌죠. 5기부터는 매니저와 멘토 역할도 강화하고 수업 내용도 개선했습니다. 효과는 나타났습니다. 이탈률이 4기 42.9%에서 5기 11.7%로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코딩 교육 플랫폼 스타트업 엘리스도 수강생의 수업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엘리스도 10분 내 압축적인 영상 강의를 제공합니다. 영상이 길면 학생들이 쉽게 지치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배운 내용을 바로 실습하도록 돕는 콘텐츠가 강점입니다. 수강생의 실습 내용을 AI가 바로 채점해 틀린 부분을 보여줍니다. 수강생이 계속 수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죠. 수강생은 실습 내용에서 궁금한 점을 바로 현직 개발자에게 문의할 수도 있습니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 탈잉은 소통 강화로 수강생의 이탈을 막고 있죠. 탈잉은 강사와 수강생들이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학습관리시스템(LMS) '스페이스'를 개발했습니다.
강사와 회원이 그동안 개별적으로 연락하거나 정보 공유를 위해 별도의 메신저나 커뮤니티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습니다. 탈잉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은 스페이스 공간에서 강의를 들으면서 강사에 질문하고 다른 학생과 대화도 나눌 수 있죠.
개인 맞춤형 토익 공부 앱 ‘산타토익'으로 유명한 AIEd(교육 인공지능) 스타트업 뤼이드도 온라인 강의에서 학생의 이탈을 막는 방법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뤼이드는 AI로 해결 방법을 찾고 있죠.
지난 2020년 뤼이드 AI 연구진은 모바일(스마트폰) 학습 환경에서의 학습 이탈 예측(Dropout Prediction Model)에 대한 논문을 해외 에듀테크 학회인 CSEDU(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er Supported Education) 정규 세션에서 발표했습니다. 뤼이드는 해당 논문에서 짧은 시간 단위의 모바일 학습 환경에서 학습자가 이탈하는 사례를 분석했고, 학습자의 다양한 학습 행동 간의 유의미한 관계를 발견해 이탈률을 정확히 예측하는 일명 '딥러닝 트랜스포머 기반 예측 모델 DAS(Deep Attentive Study Session Dropout Prediction)'를 제안했습니다.
해당 논문은 모바일 학습 환경에서의 이탈률 예측에 대한 세계 최초의 연구로 주목받았습니다. 뤼이드는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실제 온라인 교육 상품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참 한가지 더
중고생 인강 완강률 90%을 달성한 박찬용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대표 박찬용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대표는 "교육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해 모든 학생이 지역과 계층 구분 없이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초중고 사교육비는 13조6000억원에 이릅니다. 학원과 과외 등 오프라인 교육이 사교육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3.3%(4800억원)에 그치죠.
강사가 직접 학습 지도 및 관리가 가능한 오프라인 교육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높은 게 오프라인 비중이 압도적인 이유입니다. 초중고 내신 시험의 경우 학교별로 시험 출제용 교재가 제각각인 것도 온라인 교육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배경으로 꼽히죠.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은 2019년 서비스 출시부터 오프라인 과외 수업에 버금가는 학습 관리 기능을 갖춘 온라인 교육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동영상 강의 파일과 교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기존 인터넷 강의 업체의 저작물 관리 시스템(CMS)에서 탈피해 교수자와 학습자 간 직접 소통이 가능한 학습 관리 시스템(LMS)으로 플랫폼도 도입했죠.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은 현재 중고교 영어·수학 내신 및 수능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국 중고교 내신 시험 문제의 출처가 되는 모든 교과서의 교육 콘텐츠를 보유했죠. 또 학교마다 다른 프린트물, 문제집의 90% 이상도 교육 콘텐츠로 확보한 덕분에 전국적인 서비스 운영이 가능합니다.
강의는 대치동 및 유명학원 출신 '1타 강사'가 진행합니다. 교육 콘텐츠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서 영어교육 등을 전공한 전문가가 제작한다. 학습관리를 맡는 '온택트 선생님'은 서울 상위 15개 대학 졸업자 등으로 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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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업체는 최근 30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해 누적 투자금이 435억원입니다. 딥다이브파트너스-무림캐피탈, 한국성장금융, 교보그룹, 신한은행, 신한캐피탈,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IBK캐피탈 등이 투자했죠.
박 대표는 "기업 가치 10조원 이상의 데카콘 기업은 대부분 오프라인 영역의 온라인 전환에 성공한 사례"라며 "의식주 다음으로 지출 비중이 높은 교육 분야의 온라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김주완/민경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