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조 신사업' 발굴 행보인 듯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루크 반 덴 호브 IMEC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반도체 분야의 최신 기술과 연구개발(R&D) 방향 등을 논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부회장은 최첨단 반도체 공정기술과 인공지능(AI), 바이오·생명과학, 미래 에너지 등 IMEC에서 진행 중인 첨단분야 연구 과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R&D 현장을 둘러봤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의 신성장 동력 발굴 차원에서 IMEC을 방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반도체 분야를 비롯해 바이오, AI, 차세대 통신 등 미래 신사업을 중심으로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구체적인 연구 분야를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IMEC은 세계 최첨단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연구소로 평가받고 있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등 정부 지원으로 1984년 설립된 비영리 반도체연구소로 반도체 설계부터 공정, 소자, 시험, 제작 등에 이르는 모든 과정의 R&D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통신, 헬스케어, 에너지 등의 분야로 R&D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4000명가량의 인력이 97개 국가와 공동 연구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삼성과 IMEC이 새로운 연구과제를 정해 공동 연구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IMEC은 세계적으로 산·학·연 협력이 잘 되기로 유명한 연구소이기 때문이다. IMEC의 매출은 연간 4000억~5000억원으로 정부 보조금은 1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IMEC 입장에서도 삼성과 협업하면 R&D뿐 아니라 기술 상용화까지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협력 범위를 넓히고자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