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씨는 지난해 4월 생일을 앞두고 친구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생일 선물 대신 그와 비슷한 금액을 현금으로 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위한 기부금에 보태겠다는 것이었다.
한씨의 깊은 뜻에 공감한 친구들은 소액 기부에 동참했고, 한씨는 월급을 모아 저축해둔 돈을 합쳐 100만원 상당의 성금을 기부했다.
한씨는 18일 "친구들은 덕분에 좋은 일을 한다며 기뻐했다"며 "적어도 1년에 1번이라도 기부 활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다만 한씨는 주변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올해부터는 생일 선물 명목으로 기부금을 모으지 않고 적은 금액이라도 의미 있는 기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던 중 아동복지 통합서비스인 드림스타트 직원으로부터 여름방학을 앞두고 취약계층 가정에 전달할 라면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방학 기간에는 아이들이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간편식인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할 때가 많아 물량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한씨는 "실질적으로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기회가 생겼다"며 "라면 13상자(480개)를 구매해 구청에 기부했다"고 말했다.
이에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부평구 관내 취약계층 가정에 한씨의 후원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씨는 구청 복지정책과에 복무하면서 생계가 어려운 이웃의 소식을 자주 접할 수 있었고, 이들을 돕는 일반 시민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복지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에 있다 보니 기부 활동과 관련해 보고 듣는 내용이 많다"며 "평소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했다.
민원인 안내와 기부 물품 정리 등 업무를 맡는 한씨는 성실하고 친절한 태도로 직원들과 민원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한씨는 오는 8월 사회복무요원 소집 해제를 앞둔 상태다.
그는 대학 복학 후에도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쌈짓돈을 모아 기부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씨는 "같은 부서 직원들께서 작은 일에도 칭찬을 많이 해주고 따뜻하게 대해줘서 그동안 행복하게 지냈다"며 "앞으로도 취약계층 아동의 식생활이나 학습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